하이네 보석가게에서
김행숙
언니, 나는 비행기를 탈 거야.
나는 아무것도 버리지 않았는데, 갑자기 너무 가벼워졌어.
마리오는 아름다운 남자야.
안녕. 나는 보따리 장사를 할 거야.
보석가게에서 나는 아름다움을 감정하지.
가짜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아는 건 멋진 일이야.
언니, 곧 부자가 될게. 라인 강가에서.
한국 남자를 사랑해보지 못했어.
오늘밤에도 언니는 시를 쓰고 있니?
언젠가는 언니 시를 읽고 감동하고 싶어. 안녕.
11월에 나는 마리오를 만나지.
언니는 한국어로 사랑을 고백할 수 있어?
우리가 어렸을 때 문방구에서 마론 인형을 훔치는 언니를 봤어.
눈물이 주르르 모래처럼 흘렀어.
언니,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 모래는 가장 아름다운 흙의 형상이었지.
나는 매일 밤 기도를 해.
언니가 우리 집을 떠나던 날에 나는 왜 쓸쓸해지지 않았을까?
언니를 위해 기도할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