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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강아지 몽몽 - 제3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난 책읽기가 좋아
최은옥 지음, 신지수 그림 / 비룡소 / 2014년 2월
평점 :
대개의 경우
동화책은 재미있다.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와 아이들 특유의 능청스러움이 결합되면 웃지 않을래야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재미있다고 다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다. 기억에 남으려면
공감 가는 스토리와 더불어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야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캐릭터가 있을 때 동화책은 책에 머물지 않고 친근하고도 역동적인
존재로 다가온다. 그런데 글 뿐 아니라 그림까지 어울어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책 읽는 강아지
몽몽'이야말로 스토리와 캐릭터, 그림이 절묘하게 어울어진 동화책이지 싶다. 이렇게 귀여운 강아지가 어디에
있을까 싶을만큼 그림도 몽몽이라는 이름에 걸맞다. 몽몽이는 정신없는 아침, 매일 같이 허둥대는
식구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해주는 해결사이자 집을 든든히 지키는 멋진 지킴이이다.
아저씨의 넥타이가 없으면 슬쩍
밀어놓고, 아줌마의 핸드폰이 없으면 가져다 툭 밀어넣는다. 영웅이의 준비물은 말할 것도 없다. 잊지 않고 챙겨갈 수 있도록 책가방 속에 아예
넣어두니까. 이렇게 똑똑한 강아지니 책을 좋아할만하다. 이왕이면 영웅이도 같이 책을 좋아하면 좋으련만, 책엔 도통 관심이 없고 게임에만 푹 빠져
있다. 그러니 게임을 못하게 하려는 아줌마와 영웅이의 사이가 좋을 수 없다.
그런데 요즘 몽몽이가 갑자기 식음을
전폐하고 있어 식구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영웅이의 생일날 수지가 선물한 책 때문이다. 영웅이가 밀쳐둔 책을 몽몽이가 읽고는, 시리즈물인 이
책의 2편을 읽지 못해 병이 날 지경이 된 것이다. 2편을 읽고 싶어 도서관에도 가봤지만 사서에게 들켜 아저씨와 아줌마에게 혼만 나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날 아랫집 채린이네 강아지 체리가 와서 영웅이가 그 책을 읽도록 꼬셔 보라고 귀뜸을 해준다.
영웅이가 그 책을 읽어야만 몽몽이도
읽을 수 있으니 이제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다. 몽몽이의 눈물나는 노력 덕에 드디어 영웅이가 책을 읽게 되었고, 재미를 붙인 영웅이는 2편에
이어 3편도 읽는다. 앞으로야 무슨 걱정이랴. 이제 몽몽이는 아무 걱정 없이, 채린이네의 해외여행 덕에 한동안 머물게 된 체리와 책 읽으며
사이좋게 지내면 된다.
오랜만에 생동감있고 입체적인 캐릭터와 자연스런 스토리, 사랑스런
그림이 잘 결합된 동화책을 만났다. 유럽에 '책 먹는 여우'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책 읽는 강아지 몽몽'이 있다. 요즘 영웅이처럼 책보다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이 더 많아 안타깝지만, 영웅이처럼 책에 재미를 붙이기만 한다면 동화책을 더 가까이 할 날도 머잖으리라 여겨진다. 잘
어울어진 재미있고 좋은 책을 읽기만하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