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의 거짓말
김형국 지음 / 포이에마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교회를 나가건 나가지 않건 간에 예전엔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있었다. 기독교인을 예수쟁이라 부르면서도 종교인이니 일반인보다야 낫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했다. 기독교인이 가진 삶의 양식엔 다 동의할 수 없어도 제대로 믿어보려는 모습을 보고 호의적인 반응도 보였다. 그랬기에 기독교가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젠 달라도 너무 많이 달라졌다. 교회에 대한 호의보다는 질타와 비난이 앞서고, 믿는다는 사람들조차 교회를 떠나는 경우마저 생겼다. 한때 무섭도록 성장하던 한국 교회는 이제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한국 교회에 적신호가 켜진지는 꽤 되었다. 한국 교회의 오늘이 이리 된데는 여러 원인이 있다. 그러나 주된 요인은 바른 신학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성경의 진리에 근거하지 않은 많은 생각들이 한국 교회를 지배하고 있었고, 이를 묵인한 결과 교회는 뿌리까지 흔들리게 되었다. 기복적 신앙은 하나님의 축복이란 미명하에 널리 퍼졌고, 건강한 회의는 불신이란 이름으로 억압되었다. 그 결과 한국 교회는 성장했고 세계가 주목할만한 대형교회도 등장했지만, 이미 교회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병들고 말았다.

 

이런 문제를 목사 김형국은 다룬다. 그는 한국 교회에서 통용되는 잘못된 이야기들을 거짓말로 규정한후 문제점을 드러낸다. 총 3부, 12장으로 나뉜 이 책은 자주 듣지만 크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야기들로 시작한다. 1부는 '구원과 믿음에 대한 거짓말'이란 테마로 신앙의 가장 중요한 신학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1장 '예수 믿으면 복 받아요'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복과 하나님이 주고자 하는 복이 얼마나 다른지를 일러준다. 2장 '일단 믿어 보세요'에서는 건강한 회의에 대해 설명한다. 그간 일반 교회에서회의를 불신으로 여겨 질문을 봉쇄한 경우가 많았는데, 김형국 목사는 회의가 왜 필요하고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전한다. 3장 '믿고 기도하면 응답받아요'에서는 무엇을 믿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믿느냐를 자세히 설명하고, 4장 '구원의 확신 있으세요?'에서는 구원이 우리의 체험이나 자기 확신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의 내용에 근거함을 알려준다.

 

2부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거짓말'은 기독교인의 삶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의문을 상기해준다. 5장 '믿음은 좋은데 왜 저래'에서는 믿음이 좋은데 우리 삶이 변하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임을 확언한다. 비록 시간은 걸리지만 크리스천이라면 삶이 변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 말 차제는 성립할 수 없는 말이라 단언한다. 6장 '제가 아직 덜 죽어서요'에서는 성숙이 우리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와의 연합으로 되는 것임을 알려준다. 7장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해서'에서는 이 말이 우리의 합리화를 위해 쓰이는 말이 아니라, 마음이 원하니 육체도 따른다는 고백으로 바꿔야 할 말임을 드러낸다. 8장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에서는 이 말이 우리가 세상적 성공을 이뤘을 때 하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모든 일에서 쓸 수 있는 말이라 설명한다.

 

3부 '교회에 대한 거짓말'은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를 걷어내고 참모습을 보여준다. 9장 '지상의 교회는 어차피 완전하지 않아'에서는 지상 교회의 불완전함을 변명삼지 말고 교회 공동체를 잘 세워 나갈 것을 촉구한다. 10장 '사람을 왜 봐, 하나님 보고 다녀야지'에서는 사람들의 치부와 위선에 주목하기보다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는 말을 한 바울처럼, 예수를 닮아가는 삶으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11장 '그 교회 부흥하네'에서는 부흥을 교인의 숫자와 교회 규모로 보지말고, 하나님이 개입하시는 교회가 되도록 작은 일에 늘 충성하기를 권면한다. 12장 '난 평신도니까'에서는 평신도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성도가 되기를 격려한다.

 

김형국 목사의 12가지 이야기는 한국 교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신학적으로 이렇게까지 무지하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이렇게 모른다는 사실이 죄송스럽다. 그러나 환부를 드러내는 자만이 병을 고치고, 부끄러움을 아는 자만이 발전할 수 있다. 우리의 아픔을 드러냄은 병을 고치고 건강케 되고자 함이며, 세속화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는 자정의 몸부림이다. 교회를 향한 비난이 있다는 것은 아직도 기대를 한다는 뜻일 터다. 또한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은 청신호로 바꾸라는 하나님의 경고이자 기회다. 세상은 말로 신앙을 표하길 원치 않는다. 기독교가 진리에 기반한다면, 그 진리가 믿는 자를 바꾸는 삶의 처소임을 증명하길 원한다. 그 기대에의 부응은 누구를 위함이라기보다 우리 자신을 위함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 했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어서 돌이켜 하나님이 원하시는 그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삶으로 진리를 증명하는 그 지난한 길에, 이 책이 작은 촛불이 되길 기대한다. 나 또한 그 대열에 있기를 소망하며 책을 덮는다.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byshadow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