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새야 함께 살자 - 환경운동가 일과 사람 14
강문정 글, 이광익 그림 / 사계절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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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더불어 살도록 만들어진 존재이다. 사람과 사람끼리 뿐 아니라, 자연과도 함께 살도록 만들어졌다. 그런데 자연을 생각하지 않고 인간의 편리만을 생각했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아무리 문제가 생겨도 자연은 즉시 드러내지 않으며,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딘다. 차라리 아우성이라도 치면 나으련만 자연은 자신의 모든 능력을 동원해 스스로 해결하려 애쓴다. 그래서 자연이 아프다는 신호를 보낼 때는 이미 늦을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미리 보고 미리 깨닫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환경운동가라 부른다.

 

'나무야 새야 함께 살자'는 환경운동가들에 대한 이야기다. 환경보호는 이제 우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지만,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운동가들에게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별스럽게 설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부터도 그랬다. 그들의 행동이 과하다고 생각했고, 그들 때문에 쓸데없는 비용이 나가고 발전이 지체된다고 생각했다. 환경문제를 내 얘기라고 여기지 않아서 그랬던 거다. 내가 지키지 않아도 알아서 잘 돌아갔으면 하고 바랐고, 골치아픈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았던 거다.       

 

 

 

우리는 발전이란 이름으로 적지않게 환경을 파괴했다. 한 번 파괴된 환경을 되살리기 얼마나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관심을 갖기보다는 외면했고, 누군가 나서주길 바랐다. 이런 이중적인 마음을 어느 누구도 아닌 내가 가졌었다. 만일 나같은 사람만 있었다면 우리의 환경은 어려운 지경에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모른 척하고 지냈던 동안 환경운동가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묵묵히 감당했다. 누가 알아주거나 지원해주기는 커녕 비난을 수시로 받았음에도 자신의 일을 소명처럼 여기고 꾸준히 수행해 왔다. '나무야 새야 함께 살자'는 그 긴 시간의 여정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자랑하듯 설명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자연을 벗삼아 살아왔던 것처럼 조용히 조근조근 전해준다. 자신들의 지난 시간을 업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청유형으로 전달한다. 그들의 관심은 전방위적이다. 오늘날 환경이 생태계를 포함,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포괄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활동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된다. 꿀벌에서부터 습지와 석면문제, 그리고 골프장 건설 반대와 지구 온난화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될 것들을 사례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러기에 지루함이 없고 호기심이 생긴다. 

 

 

불과 50페이지도 안되는데 내용이 꽤 알차다.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한 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자연이 저 멀리 떨어져있는 막연한 대상이 아닌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세상의 모든 것임을 알려준다. 더하여 우리가 환경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어려운 일이 아니고, 바로 우리 집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환경의 소중함을 경고가 아닌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꾸며져서 좋았다. 

 

인간은 자연 속에 있어야만 행복한 존재이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편리함을 줄 순 있어도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대신할 순 없다. 그러므로 자연이 건강해야 우리도 건강할 수 있다. 그 자연을 건강하게 하는데 환경 운동가들의 힘이 컸다. 앞으론 나도 그들의 일원으로 서의 의식을 갖고 싶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비롯해 수도물 아끼기, 일회용품 안쓰기, 쓰지 않는 전기 플러그 뽑기만 제대로 해도 이미 작은 발걸음은 시작된 것일 터다. 그렇게 하는 것이 환경 보호임과 동시에 기쁘고 보람된 일임을 이 책은 친절하게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행동하도록 이끈다. 좋은 동화책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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