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진짜 나빠! 푸른숲 새싹 도서관 8
고토 류지 지음, 고향옥 옮김,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학교 폭력이란 말은 부모된 입장에서는 듣기조차 싫은 말이다. 적어도 12년을 학생으로 지내야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의 시간을 힘들게 보낸다는건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게다가 학교 폭력의 문제는 어느 개인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성질을 갖고 있잖은가. 부모의 손이 미치기 힘든 공간이면서 구체적인 지침을 가르치기도 쉽잖다.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은 이 무거운 주제를 전면으로 다룬다.

 

앞 부분은 아빠들의 학교 수업 참관기다.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는 아빠도 마찬가지인가보다. 긴장했는지 아빠들은 잘 웃지도 않는다. 2교시 체육 수업 중 신이가 피구볼을 맞고 기절하는 일이 생긴다. 신이를 업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빠의 얼굴이 굳어있다. 아빠는 엄마와 말다툼을 벌인 후 신이를 훈련시키기 위해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아빠의 강공에 신이는 정신이 없다. 아빠는 신이 생각은 하지도 않고 더욱 세게 던진다. 화가 난 신이는 다른 곳으로 도망가다 구로사와를 만난다. 구로사와는 신이를 위로하며 필요할 때 쓰라고 마법딱지를 준다. 집에 들어와 마법딱지를 들이대는 신이에게 엄마 아빠는 넙죽 고개를 숙인다. 아이의 상한 마음을 위로하는 엄마 아빠가 지혜롭다.

 

 

다음날 구로사와는 피구특별훈련을 시킨다며 신이를 데리고 운동장에 나간다. 그런데 함께 따라나왔던 고지마의 공이 4학년 형의 얼굴을 맞혔다. 고지마는 부리나케 도망가고 구로사와가 대신 얻어맞는다. 구로사와가 큰 소리로 울어도 형들은 멈추지않고, 신이가 들이민 마법딱지는 아무런 효력도 발휘하지 못한채 오히려 매를 번다. 운동장에 쭈그리고 앉은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다가온다. 선생님은 이 일을 정규 수업시간의 주제로 삼는다.

 

"4학년 형들이 괴롭히면 도망치는 수밖에 없을까요?"

 

"아니면 그냥 참아야 할까요?"

 

"앞으로 억울한 일을 당할 때마다 꾹꾹 참고 상대방에게 굽실거리면서 살아갈 것이옵니까?"

 

선생님의 질문은 아이들을 생각케 한다. 그리고 자신들을 때린 4학년 형들에게 자신들의 의사를 어떻게 전할지를 구체적으로 행동하도록 이끈다. 단순히 찾아가 잘못을 지적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형들의 사과를 받게 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삶의 교훈까지 얻게 한다. 4학년 형들은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4학년 담임 선생님은 '진짜 대장은 약한 사람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멋진 이야기까지 들려주신다.

 

 

'폭력은 진짜 나빠'는 아이들의 고민을 돌직구로 제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대부분의 동화가 문제 제기에 그치고 마는 경우를 보는데, 이 책은 구체적인 대처법까지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반가웠던 것은 가해아동이 미안하다는 말을 한 점이다. 피해자는 평생에 씻지 못할 상처를 입거나, 견디지 못해 목숨까지 버리는데 가해자들의 장난삼아 그랬다는 말은 차마 듣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가해아동의 진심어린 사과와 선생님의 한 마디 언급은 의미심장하다. 동화를 통해 우리의 문제를 비추고 지혜로운 해결방법까지 보게 되어 부모로서 참 반갑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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