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먹고 싶어 푸른숲 새싹 도서관 7
고토 류지 지음,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고향옥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먹을 것에 관한 아이들의 태도는 천양지차다. 너무 안 먹어서 부모의 속을 썩이는가 하면 너무 먹어서 걱정을 사는 아이도 있다. 그런 아이들이 입학해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다. 밥 먹기를 싫어하는 아이도 있고, 다른 아이들이 반도 못 먹었을 때 부리나케 나가 급식을 또 받아오는 아이도 있다. '우리들은 1학년' 시리즈 3편은 아이들의 급식시간을 유쾌하게 다루고 있다.

 

 

 

맛있다며 급식을 먹고 또 먹고 또 먹는 아이, 구로사와. 1, 2 편에서 개구장이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주더니 이번엔 급식 당번이 되어 맹활약을 한다. 구로사와는 1학년 1반 최고의 먹보다. 공부나 청소엔 도통 관심도 없고, 오로지 점심 식사에만 관심이 있다. 급식 때문에 학교에 온다는 구로사와는 음식 냄새만 나면 흥분하기 시작한다.

 

 

오늘의 급식은 카레라이스다. 자칭 카레라이스를 먹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구로사와는 점심 시간이 되기도 전에 급식복으로 갈아입은 후 조리실로 달려간다. 도저히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수업이 계속 되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구로사와를 찾으러 1반 아이들이 출동했다. 구로사와는 그 곳에서도 넉살이 좋다.

 

 

드디어 점심시간이다. 하지만 구로사와의 인심은 박하기만 하다. 한 두번 먹으면 없을 정도로 카레를 매우 조금 얹어주고 만다. 아이들의 불평은 대단하다. 그러나 구로사와는 아이들의 볼멘 소리엔 신경도 안쓰고, 남은 건 빨리 먹는 사람 몫이라며 다섯 번이나 카레를 듬뿍 더 얹어 먹는다. 과식은 금물인데 구로사와 문제가 생겼나 보다. 화장실로 달려간지 제법 됐는데 돌아오지 않는다.

 

카레가 너무 많이 남아 걱정이 된 선생님과 마리아가 몇 번이나 더 가져다 먹는다. 이제 통은 텅 비었다. 화장실에서 속을 비우고 난 후 더 먹으려던 구로사와는 울상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마리아가 다 먹었다는 말에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힌다. 마리아는 일곱 번 먹었고 구로사와는 다섯 번 먹었다. 다음엔 꼭 열 번을 먹겠다며 다짐하는 구로사와, 하지만 탈이 나긴 단단히 났나보다.

 

 

양호실에 있는 구로사와를 데리러 마리아와 고지마, 신과 선생님이 함께 갔다. 구로사와는 양호 선생님께 훈계를 듣는중이다. 양호선생님은 담임 선생님께도 많이 먹기 대회를 시켰다며 뭐라 하신다. 자신 때문에 선생님까지 꾸지람을 듣는 게 속상한 구로사와는 선생님을 변호하고, 선생님은 구로사와는 데리고 나오신다. 다음에 꼭 열 번을 먹겠다는 구로사와를 데리고 말이다.

 

'내 맘대로 먹고 싶어'는 자기 마음대로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재미있게 보여준다. 자기 마음대로 하면 좋을 것 같아도 그렇게 되면 탈이 날 수 있다는 걸 아이들 스스로 깨닫게 한다. 교훈을 목적으로 함에도 교훈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데 이 책의 장점이 있다. 넌지시 던지는 한 마디 말처럼 이 책은 그렇게 넌지시 교훈을 던지고 시치미를 뚝 뗀다. 마치 구로사와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