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 좀 어때! 푸른숲 새싹 도서관 6
고토 류지 지음,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고향옥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마음이 여린 아이들은 눈물이 많다. 그래서 눈물을 자주 보이는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다른 아이들은 멀쩡한데 자신만 눈물을 보일때 아이는 자신이 버거워진다. 이럴 때 부모가 윽박지르듯 말하거나 한심스럽다는 듯 말하면 아이는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이 책은 그런 아이중 대표격인 울보 대장 신의 이야기를 다룬다.

 

신은 눈물이 많다. 한 번 눈물샘이 터지면 그쳐지질 않는다. 게다가 하필이면 반 최고의 장난꾸러기 구로사와가 짝이다. 신이네 반 대청소 날, 신의 눈물이 또 터졌다. 구로사와가 칠판을 닦은 더러운 걸레로 신의 얼굴을 닦았기 때문이다. 원래 그 걸레는 신의 것이었다. 남의 걸레를 더럽게 만든 것으로도 모자란지 구로사와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하고는 신의 얼굴을 걸레로 닦아버린다.

 

 

친구들이 와서 달래도 신의 눈물이 그쳐지질 않는다. 선생님은 '구로사와가 친하다고 생각해서 장난친거라며 그만 용서해 주면 안되겠냐' 하신다. 게다가 구로사와는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지 마구 친한 척을 해댄다. 너무도 마음이 상한 신은 집으로 달려간다. 엄마는 신에게 계란찜을 해주시겠단다. 구로사와 때문에 신은 계란찜마저 싫어졌다. 엄마는 신의 기분을 헤아리신듯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해주시겠다고 한다. 하지만 신은 모든 것이 시큰둥하다. 엄마를 도와주기 위해 양파를 집었다. 어찌나 매운지 눈물이 비오듯 한다. 엄마도, 신도 눈물 범벅이 되었다. 그제서야 신은 엄마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하나씩 털어놓는다.

 

 

자식이 유독 순하거나 여린 성정을 가지고 있으면, 부모의 머리 속 생각은 많아지고 마음은 복잡해진다. 어디 가서 맞지는 않을까 늘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적잖은 시간을 함께 있어야 하는 짝이 별난 아이라면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엄마는 노심초사했나 보다. 구로사와와 잘 지내는 것 같아 마음을 놓았는데 구로사와 때문에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니! 엄마의 얼굴이 폭발 직전이다.

 

엄마가 불같이 화를 내니 오히려 신의 마음이 풀어진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 있었던 일이 별거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자신도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 엄마는 신의 말을 들으며 안심을 한다. 그간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가. 이제 신은 구로사와를 위해 변명을 한다. 그리고는 자신만 당한 게 아니라며 편까지 든다. 어이가 없는 엄마를 뒤로 하고 신은 구로사와와 놀기 위해 밖으로 뛰어나간다.

 

눈물이 많은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만 아이를 창피하게 만들 때가 있다. 이 책은 눈물이 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임을 알려준다. 눈물을 그치고 싶어도 제어가 안되는 아이에게 꾸짖거나 화내지 않고 공감해주는 엄마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일부러 과도하게 화를 내 아이가 감정을 발산할 수 있도록 이끄는 모습도 지혜롭게 느껴졌다. 엄마가 되는 일은 끝없이 배워야 되는, 기쁘고도 끝나지 않은 여정임을 느끼며 조용히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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