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전사 호머와 강가의 새들 만화 판타지 생물계 대모험 8
곰돌이 co. 글, 김신중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이 나이가 되도록 저는 하늘을 나는 새를 본 적이 거의 없어요. 물론 아파트 단지의 작은 새들이 포르르 날아서 나무 위를 올라가는 모습 정도는 봤지요. 그런 모습도 단지를 오가며 몇 번 본 정도지 딱히 관심을 가질 만한 일은 아니었어요. 사실 새에 대해선 거의 무관심에 가까왔답니다.

 

그런 제가 딱 한 번 새에 대해 놀라움을 넘어 약간의 두려움을 가진 적이 있었어요. 몇 해 전 일본을 잠시 다녀온 적이 있어요. 딸아이와 지인들과 함께 구경도 할 겸 강아지 산책도 시킬 겸 해서 강둑 근방의 초지로 나갔지요. 초지에서 강아지와 놀고 있는데 저희 머리 위에서 수리가 자꾸 저공 비행을 하는 거예요.

 

그렇게 큰 새를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본 적이 없는데다 저희 주변을 맴도니까 무섭더라구요. 처음엔 왜 안가고 저러나 했어요. 사람들이 강아지를 채가려고 그러는 것 같대요.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쫓을 수도 없고 어찌나 겁나던지요. 무엇보다 그렇게 큰 새가 하늘을 나는 것을 생전 처음 봤어요. 새가 하늘을 나는 당연한 모습을 저는 넋을 놓고 봤답니다. 두려움과 경이로움의 양가 감정 속에서 한참을 있었네요.

 

그 때부터 새에 대해 살아있는 동물로서의 관심이 아주 조금이지만 생기게 됐답니다. 그래서 이 책도 좀 신기했어요. 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려고 학습만화로 제작됐으니까요. 우리가 지구 공동체의 일원이란 조금 거창한 생각을 한다면 새에 대해선 당연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딸 아이가 무척 재미나게 읽네요. 한번만 읽는 게 아니라 몇 번을 읽는 거예요. '뭐가 재미있느냐'고 물었더니 어떤 내용을 한번 소개해주면 계속해서 끊어지지 않고 소개해준대요. 그래서 재미있대요. 만화는 만화대로, 새에 대한 설명은 설명대로 즐기며 읽는 아이의 모습에 제 마음이 무척 기뻤어요. 그렇게 반복해 읽어야 기억도 나고 자신의 지식이 되잖아요.

 

아이 때문에 저도 뒤따라 읽어봤어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더군요. 만화의 한 챕터가 끝나면 새에 대한 설명이 이어서 나오더군요. 단지 재미있는 학습 만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아이들이 새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했더군요. 또한 새에 대해서 뿐 아니라 만화에 등장하는 동물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넣어 동물들의 세계가 얼마나 조화로운지도 알게 했어요. 약육강식만이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책을 읽으며 아이만 커가는 것이 아니라 저도 자란다는 생각이 드네요. 엄마와 딸이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기회가 주어진 것도 좋지만, 새로운 세계를 하나씩 알아간다는 것 또한 좋습니다. 밝은 햇살 만큼 우리도 한뼘씩 자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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