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 미래를 위한 자기발전 독서법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 권의 책은 한 인생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한 인생과의 조우를 의미한다.

책을 통해 한 사람의 생각을 만나고, 그의 생각과 교류하는 가운데 어느덧 소통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런 과정은 우리의 내면을 확대하며 사유를 확장한다.

책은 미래를 향해 던지는 어망이 되기도 한다.
그 안에는 바다에 되돌려보내야 할 작은 물고기도 있고, 살아 펄떡펄떡 튀는 물고기도 있다.
적당한 크기의 싱싱한 물고기는 바다 바람 가득한 배 안에서 회를 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야한다.
입안에 퍼지는 그 생명력 넘치는 쫀득거림은 살아있음의 희열도 가져다 준다.
즉석에서 먹는 이 싱싱한 회처럼 어떤 책은 시의적절하게 필요를 채워준다.

그러나 아무리 아쉬워도 당장 먹을 수 없는 것도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삭히어 눈물을 흘리며 먹어야 하는 홍어회처럼 시간이 걸려야 내 것이 되는
책도 있다.
책 속의 생각이 내 안으로 옮겨오기까지, 그래서 내 것이 되기까지 걸려야 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게 긴 책 말이다.
하지만 체화되고 체득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수록 책의 가치는 높아진다.
놀라운 역설이다.

이런 책들을 어떻게 읽고 어떻게 소화하며, 잘 선택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안내서가 있다.
안상헌의 '생산적 책 읽기 50'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이 속도의 시대에 아날로그적 행위의 전형인 책 읽기의 의미를
설명하며 친절히 이곳저곳을 소개해준다.

안상헌은 책 속에 우리의 미래가 있고, 책 읽기는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알찬 투자라 말한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책 읽기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니......
그는 피터 드러커의 예를 들며 이제는 기업만이 아니라 개인도 브랜드를 가져야 한다고 뀌뜸한다.
이미 도래한 개인 브랜딩의 시대에, 이곳에서 각자의 닉네임을 가지고 자신만의 세계를
펼치고 있는 우리들이야말로 개인 브랜딩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근거만으로도 우리가 자부심을 가져야 할 자격은 충분하겠다.


특히 글쓰기와 관련된 그의 표현은 제법 재미있고 공감이 간다.

"글을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글을 쓰는 순간만은 머리와는 아무 관련이 없이
손이 혼자서 글을 쓰고 있다고 느껴진다고 한다.
펜을 움직이거나 자판을 두드리는 우리의 손동작이 두뇌를 자극하고 생각을 독려하기 때문이다. ..........
머릿속의 내용들이 정리되어야 글을 쓰는것이 아니라 글을 써야 머릿속의 내용들이 정리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와 반대로 생각해왔다."

우리 안의 생각들을 정리하고 연이어 글까지 쓰는 것이 여러 모로 유익하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한다.
쓰기야말로 우리 인생의 자취며 생각의 흔적이자 노력이 담긴 보물이라는 안상헌의 말은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글이 가진 생래적 특성을 잘 표현해 냈기에 가슴에 와닿는다.
쓰기에 이런 의미가 담기지 않았다면 왜 우리가 긴 시간을 들여 글을 쓰고 고민하겠는가.

그의 언급 중에 신선했던 것은 우리가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글이다.
교양도 좋지만 그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읽어보라 권유했다.
한 가지에 정통하면 다른 것들의 본질도 이해하기 쉽다며 제대로 된 한 분야의 구축을
그는 거듭 강조했다.

또한 스스로 어떤 정의를 내려볼 것을 권유했다.
많은 작가들이 은유법을 통해 사물을 정의했으며 그 정의에 따라 실제로 그렇다 믿고
살아왔다며, 사람은 정의를 통해 가치관을 만들고 삶을 살아간다 했다.
마음에 담아둘만한 얘기였다.

책 한 권 읽었다고 우리가 금새 달라지지는 않는다.
과거에 살아왔던 방식대로 우리는 오늘을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확률이 높다.
그러나 설사 그럴지라도 꾸준히 책을 읽을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 없을 것이다.
이는 변화를 위해 우리가 성실하게 노력할 것이라는 말을 함의한다.

그렇다.
책 읽기는 단순한 독서 행위가 아니며 그에 머물수도 없다.
이는 본질적으로 자아의 변화와 확대를 의미한다.
이제 우리에게 책 읽기는 남은 인생의 좋은 벗이 될 것이며
더 크게는 구도적 여정으로 치환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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