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열렬한 팬이다. 내가 알기론 우리나라에서 번역된 소설책은 다 읽었을 거고 내가 소장한 그의 작품은 모두 침대옆에 딱 붙어 있는 나의 개인용 책장 맨 위칸에 일렬로 줄맞춰 전시되어 있다. 게다가 반복해서 읽은 유일한 소설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그만큼 나의 편애를 듬뿍 받고 있는데......


그의 수필집은 좀처럼 재미가 붙지 않는다. 그의 책은 모든지 다 읽어 봐야겠다는 일념으로 (대체로 나의 독서 습관이 그러해서) 소설을 섭렵한 후 수필집으로 넘어 갔다. 아, 이런...... 글 잘 쓰는 작가는 모든지 다 잘 쓰는 줄 알았는데 뭔가 찜찜했다. 그 수필집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이게 대체로 일상에 관해 가볍게 쓴 책이었던 것 같은데 영 어색한거다. 서술식으로 써내려가다가 뜬금없이 독자를 향해 직접 화법을 구사하는 문장. 일본 작가들은 원래 수필을 이렇게 쓰나 부터 시작해서 수필이라고 막 쓰는건가 싶은 생각까지 혼자서 고민 많았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그의 수필은 나와 안 맞는다는거. 이렇게 생각하니 어찌나 마음이 홀가분 하던지.


<1Q84>의 어마어마한 돌풍과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신통치 않은 반응 이후 이렇다 할 작품 발표가 없어서 심심하던 차에 그의 여행 에세이가 나왔다고 해서(이것도 이미 작년의 일이지만) 눈길을 주던 참이었다. 사서 읽기 까지는 좀 망설여져서 선뜻 결심을 못 하고 있었는데 도서관에 갔다가 하늘색 말끔한 표지에 저자의 이름이 선명하게 쓰인 이 책을 발견했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작가라는 정평이 나 있어 새삼 기대를 하고 훑어 보았다. 여전히 그의 소설만큼은 아니지만 그리고 여전히 난데없이 독자를 향해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하지만 여행지가 신선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곳이어서 읽을만 했다. 딱 여끼까지.


그나저나 여름이면 그의 새로운 작품이 번역되어 나온다는데 아직도 서너 달은 기다려야 할테니 은근히 조바심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