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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리본
전경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전경린 작가는 천성적으로 고독한 사람인가 보다.
그의 글 곳곳에서 생에 대한 외로움, 때로는 절망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그것을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작가라는 직업 자체가 근본적으로 고독한 상황을 감내하지 못하면 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무엇에 관한 글이든지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혼자서 감내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작가가 되는 것을 인생의 지향점으로 삼게 하는 원동력이 되게 하기도 한다.
그도 이 책에서 분명히 말한다.
자신이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이유에 대해.
그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그는 「철저한 사적 생활에 대한 명분, 몽상과 환상에 질서를 부여한 형태와 안식의 완성, 현실을 벗어난 사색의 시간과 책 읽을 시간에 대한 직업적인 권리 확보, 자신의 존재에 대한 타인과의 은밀한 교감, 성가신 의무를 대신하는 삶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것, 스스로 선택한 진실과 윤리와 가치로써의 작품 세계의 형성화 (210쪽)」를 위해 작가가 되기로 결심 했다고 말한다.
그가 스스로 밝힌 이런 이유만으로도 작가는 고독한 존재일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며 고독한 존재가 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단지 그들의 고독이 알맹이없는 멋스러움으로만 그치지 않고 그것을 철저히 감내하여 일궈 낸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