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이 대한민국에 대한 향수로 읽힌다. 그것은 오랫동안 그 곳을 떠나 있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그 나라의 정서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작가의 글이 내 몸뚱아리 어딘가에 묻혀있던 본질을 자극했기 때문일 것이다.그것은 십년도 더 된 어느해 여름, 양평땅 어딘가에서 보낸 여름 휴가이기도 하고 영화관이 몰려 있던 종로 일대를 친구들과 함께 쏘다니던 추억이기도 하며 너무 오래되서 잊고 있던 남대문 근처에서의 직장생활에 대한 기억이기도 하다.향수라는 것은 참으로 희한한 것이어서 무뎌졌다 싶다가도 어느 순간 불쑥 불쑥 나타나는데 세대로 치면 할머니와 손녀만큼의 차이가 나는 작가의 글을 읽다가도 이렇게 향수를 느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