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터즈 - 눈만 뜨면 티격태격, 텔게마이어 자매의 리얼 버라이어티 성장 여행기
레이나 텔게마이어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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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터즈』 레이나 텔게마이어 / 돋을새김

좌충우돌, 티격태격, 자매라면 공감할 거예요.

 

 

  책을 읽고 나서

 

 자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리고 있는 『씨스터즈』는 작가의 경험이 담긴 '자전적' 만화입니다. 사실, 읽기 전에는 그래픽 노블이란 이야기를 들었으나, 그림체나 글밥의 정도를 보면 가볍게 볼 수 있는 '만화'에 가깝습니다. 물론 만화와 그래픽 노블의 경계를 뚜렷하게 구분지을 순 없겠지만요. 어쨌든 이 책의 표지는 참 귀엽습니다. 표정이 다른 두 스마일과 '씨스터즈'라는 제목, 뒤에 있는 "단 하루만이라도 동생 없는 세상에서 살게 해주세요!"라는 카피는 강력하게 눈길을 잡아끕니다. 언니, 혹은 여동생이 있는 여자분들이라면 아마도 살면서 많은 '티격태격' 에피소드가 있었을 겁니다.

 

 

  

 일단은, 작가의 가족관계와 저의 가족관계가 아주 비슷해서 퍽 공감이 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화자로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첫째 '레이나'와는 반대로 저는 둘째고, 성격적으로 다른 부분이 많았지만, 왠지 모를 그들의 신경전, 그리고 그 분위기를 직감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언니는 어렸을 때 저한테 질투를 많이 했다고 막 괴롭혔다고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아무것도 모를 때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해요. 중학교 때까지는 아무것도 모를 때라 그렇게 많이 싸우지는 않았고, 오히려 고등학교 이후에 많이도 싸웠죠. 자매들의 공통점인 '옷' 가지고도 싸우고, 별거 아닌 거에도 싸우고, 진짜 심각하게도 싸우고 울고불고하고 말이죠. 그런데도 또 같이 다니는 게 웃기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은연중에 서로에게 영향도 많이 받았겠고, 저는 언니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기도 했고, 얼굴과 성격은 다르지만, 목소리는 똑같고 생각하는 방향도 비슷하고 말이죠. 진짜 미울 땐 진짜 밉지만, 또 편할 땐 그렇게 편할 수가 없는 자매 사이죠.

 

 

 

 

 만화는 엄마, 남동생과 일주일간의 여행을 떠난 두 자매의 이야기가 주가 되어, '레이나'에게 여동생이 처음으로 생겼을 때의 이야기와 다른 내용이 번갈아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만화와 그림인데도 무척이나 시끄러운 기분에 적응하지 못했었는데 (가족들이 얼마나 소리를 질러대는지), 조금 지나니 세상 자매들도 뭐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 하며 웃음이 나더라고요. 읽다 보니 최근에 읽은 성장소설 『앨리스와 앨리스』가 생각이 났는데, 동생을 무조건 미워하는 소녀의 이야기와 그 심경 변화가 비슷한 느낌을 들게 했어요. 이 씨스터즈도, 사소한 것에 다투고 소리 지르고 티격태격하다가, 매우 사소하고 엉뚱한 순간에 멋쩍은 웃음을 짓고 마음을 이해하며 풀어지는 걸요.

 

 

 마치 물과 불처럼 싸우던 이 자매도, 시간이 흘러 변한 사촌들과의 사이에선 또 끈끈한 유대감을 다시 갖게 되는 부분은 정말 제대로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랑 언니도, 또래가 없는 친척 집에 갈 때면 서로를 의지하면서 꼭 붙어 있거든요. 일주일간의 자동차 여행의 끝, 부모님의 사이를 걱정하며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도 기억에 남아요. 무엇보다 자매의 가장 좋은 점은,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문제들도, 남들에게 부끄러운 말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다는 것,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굉장히 가볍게 읽혔고, 때로는 이들의 애증관계로 인한 싸움에 미친 듯이 시끄럽기도 했지만, 자매의 갈등을 실감 나게 표현한 만화 『씨스터즈』. 이들의 멋쩍은 웃음에 왠지 모를 따뜻한 감정과 가족의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아 마지막엔 기분이 사르르 풀렸답니다. 물론 완벽하게 '해피!'는 아니지만, 언젠가 또 소리 지르면 또 신나게 싸울 걸 알고 있

지만, 이들은 가족이니까요!

 

 

 

Written by. 리니

만화, 그래픽 노블/ 가족, 성장/ 영미 만화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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