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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 KBS <TV, 책을 보다> 선정 도서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지음, 송병선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미셸 앙헬 캄포도니코 / 21세기북스
우리도 이런 대통령이 절실합니다
▒ 책을 읽고 나서.
우루과이의 전 대통령 '호세 무히카'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유명합니다. '가난'과 '대통령', 누군가에게 붙은 수식어가 이렇게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은 처음입니다. '가난한 대통령'이라, 현실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상적인 인물이어서 말이죠. 그러나 무히카 대통령은 그 위화감 느껴지는 수식어를 백 번이고 붙여줘야 할 듯한 멋진 인물입니다. 그는 대통령 임기 동안 국가에서 제공되는 대통령 월급의 90% 이상을 각종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재임 중에 대통령궁을 노숙인에게 내주고 자신은 농장에서 생활했다고 합니다. 한 달 전, 그가 퇴임할 때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27년 된 비틀을 타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죠.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소신과 가치를 지키며 농부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합니다. 퇴임 당시 국민들의 지지도가 65%에 육박했던 무히카 대통령의 행보와 어록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에겐 특별한 이력이 있습니다. 책 속의 구절이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설명해주고 있죠.
호세 무히카가 하원에서 일하는 것을 본 사람이라면, 의심 많은 농부의 분위기를 풍기며 사무실에서 천천히 말하면서 줄담배를 피워대는 그 하원의원이 그토록 극적인 순간을 살아야만 했으며,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며 맞섰고, 몬테비데오의 하수도를 통해 도망쳤으며, 중상을 입고 거의 죽을 지경에 처했었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기적처럼 목숨을 구했고, 푼타 카레라스 감옥에서 두 번이나 도망쳤으며, 비인간적인 조건에서 13년이나 감옥생활을 했고, 조직적인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181p)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는 무히카의 탄생부터 정계에 진출하기까지의 그의 인생을 그대로 담아낸 인물 평전입니다. 무히카 대통령의 어록과 인터뷰 내용 또한 풍성하게 담겨 있어 마치 자서전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 책이죠. 또한, 인생의 전환점과 같은 사건, 인물들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이를테면, 게릴라로서 사회운동을 하는 과거에 대한 회상 그리고 자신이 몸담았던 '좌파'에 대한 가감 없는 비판과 의견, 혁명가의 '사랑' 이야기, 그가 생각하는 정치 인생과 우루과이 사회에 대한 모든 내용이 빽빽이 담겨있습니다. 사건 등이 차례대로 나열되는 형식이라 읽기에 쉬운 편은 아닙니다. 정치적인 이야기도 한몫하고 있죠. 하지만 이 책은 무히카의 '목소리'와 저자의 상세한 설명과 평가가 아주 조화롭게 구성된 최초의 전기로서,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인생에 빠져들게 됩니다.
<무히카 어록> 중에서.
- 나는 가난의 옹호자로 비쳐지고 싶지 않다. 나는 다만 낭비와 불필요한 지출과 에너지 고갈과 무엇이든 탕진하며 사는 삶을 견딜 수 없을 따름이다.
- 정치에서 첫 번째로 요구되는 것은 지적인 정직성이다. 지적으로 정직하지 않다면 나머지는 아무 소용이 없다.
- 국가가 모든 것을 소유하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내가 끌리는 것은 자치적인 경영이다. 중요한 기관에서 이것이 시도될 때 수반되는 위험까지 고려해도 그렇다. 어떤 것을 관리하는 주체는 국가가 아니라 민중이 되어야 한다.
- 나는 집 구석에 틀어박혀 자서전이나 쓰고 있는 늙은 연금수급자로 살아갈 생각이 없다. 절대로!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무히카 전 대통령의 삶과 그의 언행들을 보고 있자면, 사실 잘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이 정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상적이고, 뜻밖의 행동들을 일궈낸 진정한 리더니까요. 그의 정치적인 업적도 놀랍습니다. 그가 재임하고 나서 우루과이 사회의 불평등을 줄어들었고, 경제는 반대로 성장했고, 빈곤율과 실업률이 감소했으며, 남미에서 가장 부패지수가 낮은 나라로 손꼽히게 되었습니다. 나눔의 가치를 끊임없이 어필하며 우루과이라는 국가에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주기도 하였죠. 진정한 리더, 언행일치의 모습을 여기저기서 보여주는 참된 리더의 모습 ……. 우리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그런 대통령의 모습이기에 괜히 더 착잡해지는 순간입니다. 우리에겐 가난한 척하는 29만 원 대통령이나,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대통령밖엔 없지요.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어쨌든, 우리에게도 이런 대통령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괜히 부러운 마음만 앞서는 오늘입니다.
Written by. 리니
인물 평전, 전기/ 우루과이 대통령, 무히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가제본 도서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우리는 그런 자연의 일부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것뿐입니다. 오로지 자연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몇몇 식물은 그 자리에서 수백만 년을 살아남습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스쳐지나가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럼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나는 이런 일들을 전혀 모른 채 화분 하나를 사서 식물을 심는 어느 여자를 바라봅니다. 자연이라는 세계와 연결되고픈 마음에 그렇게 하는 것이지요.
나는 꽃을 꺾으면 감전된 것처럼 느끼는 식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식물들은 꽃을 꺾는 사람이 오기만 해도 감전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나는 키가 큰 동물에게 먹히는 나무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가령 기린이 다가오면 나무는 공격할 수도 있다는 느낌을 전달합니다. 자기방어의 한 형태로 독을 품는 나무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나무와 식물들은 감각이 없지 않느냐고, 또 그들의 감각이 무엇이냐고 묻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화학적 활동을 비롯해 그 모든 것을 알게 되면, 멍해집니다. 나는 초보 지식만을 가진 아마추어에 불과합니다. 내 앞에는 내가 모르는 세상이 무한히 펼쳐져 있기 때문에 그런 지식을 통해 거의 성스러운 기분에 잠깁니다. 흙덩이는 완벽한 실험실입니다. 그것은 너무나 정교해서 인간이 도저히 흉내낼 수도 없습니다. 흙은 글을 쓰거나 읽을 줄 모르기 때문에 성스러울 수 잇습니다. 인간도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이해하기 시작하면, 성스러운 태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141p)
내가 `적`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 나는 `충돌`과 `대치`라는 차원에서 말합니다. 실질적인 적은 우리 앞에서 우리를 죽이거나 파괴하려고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적은 우리가 "토호세력의 핵"이라고 부른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존재 이유를 부여해주었고, 조직의 이름을 `민족해방운동`으로 붙이게 만든 장본인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루과이가 저개발 국가이자 종속된 국가라는 정치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종속이란 대부분 국내 권력을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중심을 토호세력으로 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들은 국가의 부와 경제를 거의 독차지하는 주인들이자, 권력에 있어 국가가 취하는 중재나 결정의 실질적인 주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180p)
혁명가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혁명가는 별에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것은 말도 안 되는 헛소리예요. 혁명가들도 보통 사람들처럼 두려움을 느낍니다. 물론 그 두려움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만 하겠지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혁명가 역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욕망을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욕구들이 아주 다른 환경에서 표출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199p)
일상적 삶에 통용되는 규칙을 항상 거슬러야만 하는 삶, 즉 게릴라로서의 무질서한 삶을 견디기 위해서는,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커다란 확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하조직 전투원 고유의 특징인 극단적인 고독의 무게감이 지나치게 클 수도 있다. 조그만 방에 스스로 유폐된 채 느릿느릿 흘러가는 시간과 싸워야만 하기 때문이다. 조직의 다음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순간만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당시 이렇듯 적막한 고독 속에서, 일상적인 삶의 주변부로 내몰렸다고 느끼다 보면, 자신의 일에 대한 확신이 무너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조직의 명령을 기다리는 동안 자기 자신과 외부의 감시에 대해 지나치게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신념을 포기하고 잃어버린 일상성을 회복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201p)
우리는 자본주의에서 과학적 방법을 취해야만 합니다. 시민의 참여와 책임감을 끌어내고, 소수의 결정권을 분산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권력을 시민에게 부여하기 위해서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민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잇는 위치로 올라가면 반드시 변화할 것입니다. 계급사회가 언제나 고수해 온 것이 있다면 바로 결정권입니다. 하지만 민주사회는 결정권에 기대는 사회가 아닙니다. 우리는 결정권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에 기대고 있습니다. (3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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