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알아야 할 관계 심리학
수잔 존슨 지음, 박성덕 외 옮김 / 지식너머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사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수잔 존슨 / 지식너머

 사랑의 본질과 속성에 대하여

 

 

 

 

 ▒ 책을 읽고 나서.

 

 누구나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는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소개팅 등 만남의 장을 마련하기도 하고, 운 좋게 우연한 만남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행복할까?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결혼한 많은 사람은 왜 견디지 못하고 이혼을 하며, 어떤 이들은 짝이 있음에도 정서적인 고립 속에 살고, 사랑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로 끙끙 앓고 있을까? 우리는 정말, 사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심리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사랑을 풀어낸 이 책을 읽다 보면 묘하게 '과학적'인 사랑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정서 중심적 부부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저자 '수잔 존슨'은 일시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지속적인 사랑의 본질을 깨우쳐주기 위해 이 책을 펴냈는데, 흥미로운 점은 '팀 보울비'의 애착을 중심으로 자신이 만나본 다양한 사람들의 사랑 '패턴'을 분석하여 말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애착 이론'은 아동기와 관련한 성격 발달 이론인데, 이것은 성인이 돼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사랑에 대해 마주하는 우리의 모습도 이 '애착 이론'을 중심으로 패턴이 나뉜다는 것이다. 이는 안정형, 불안형, 회피형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사랑을 필요로 하는 모습들은 대부분이 공통적이다. 첫 번째,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정서, 신체적으로 유대감을 원하며, 둘째, 불확실하고 흥분된 상태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다가가려 하며, 세 번째, 사랑하는 사람이 멀어질 때 그리움을 느끼고 심한 흥분 상태에 빠지며, 네 번째, 사랑하는 사람이 정서적으로 자신을 지지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언제나 시험대에 오른다. 우리 모두는 질병이나 외도 같은 우연적이거나 의도적인 잔인함이 주는 시련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도 바라고 원했던 일들조차 우리의 사랑에 엄청난 도전을 준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저자에 의하면, 사랑은 생존전략이며, 타인과의 유대 또한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시 이 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신선한 '행복론'이라고 느꼈던 『행복의 기원』(서은국 저)이라는 책에선, "사랑하는 사람과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도 행복은 일종의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을 붙잡는다."라는 말은 즉, 사랑도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생존을 위해서 자신의 정서를 풀어놓을 대상을 찾는 것이 아닐까? 주변에 짝이 없으면 답답해하고 항상 외롭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결국엔 어떤 이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 위안과 생존을 위해서가 아닐까? 엄연히 그렇다고 말할 수 없더라도, 인간의 자연스러운 패턴일지도.

  원래 '사랑'만큼은 일반화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개성도, 출신도 다른 사람이 모여, 맞춰가면서 가지각색의 모습을 보이는 '사랑'을 어찌 몇 가지로 규정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사랑에 가려진 우리의 마음 혹은 관계를 끝까지 이어나가게 하는 방법만큼은 비슷한 경계에 서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실시한 다양한 실험들과 통계들로 사랑의 형태를 확립한 『우리는 사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론적인 강의서 느낌이라 읽기 쉽지는 않으나 사랑에 관련하여 고민해본 사람들에게, 혹은 시시각각 사랑에 마주 서야 할 우리에게 '공감의 기초가 되는 정서에 집중하라'라는 조언을 건네고 있다.

 

 

 

Written by. 리니

인문학/ 관계심리학/ 사랑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사랑은 수천 가지 방식으로 시작될 수 있다. 한 번의 눈길에도, 긴 눈 맞춤에도, 속삭임과 웃음에도, 칭찬과 심지어 욕이 난무하는 순간에도. 사랑은 포옹과 키스, 또는 불만과 다툼 속에서도 계속된다. 또한 침묵과 슬픔, 좌절과 분노, 눈물 그리고 가끔은 기쁨과 웃음으로 끝나기도 한다. 사랑은 몇 시간 또는 일주일 만에 끝이 날 수도 있고, 죽을 때까지 간혹 죽음 이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사랑을 찾아 헤매기도 하지만 사랑이 우리를 찾아오기도 한다. 사랑은 우리에게 구원이 되기도, 멸망이 되기도 한다. 사랑의 존재는 우리를 강렬하게 하고, 사랑의 부재는 우리를 황폐하게 한다. (21p)

과거 소중했던 사람이 지금 이방인이나 적군처럼 멀게 느껴져서 화가 날대, 애착의 작동 원리를 알면 고립감에 빠지지 않는다. 이때 이별로 인한 불안과 상처는 성인 역시 어린아이와 동일하게 경험하는데, 거절당하고 버림받았을 경우 화를 내면서 쫓아다니고 매달리면 오히려 절망감에 빠져든다. 보울비는 사랑의 관계에서 "존재와 부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은 육체적으로는 존재할 수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부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적으로 결합하려면 유아와 성인 모두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접근과 반응이 필요하다. 연인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이것을 이해할 수 있다.

"나 여기 당신 곁에 있어, 나 보이지? 내가 당신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 알지?"

"근데 나는 왜 이렇게 외롭지?" (71p)

열정을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한가? 그럴 수 있다. 안정적으로 결합을 유지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감각적이고 회피적인 성만을 추구하게 되면, 열정을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 성적 감각과 행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그것에 집중하려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찾아야 한다. 이 경우 부부가 서로 익숙해지면 성적 흥분이 사라진다. 하지만 애착적으로 안정된 부부일수록 성적 황홀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는 다양한 연구와 조사 결과가 있다. 이런 황홀감은 콩깍지가 씐 상태의 격한 열정이 아니라 서로 깊이 알아가면서 느끼는 유쾌한 흥분을 의미한다. (167p)

인생은 전이와 변화의 연속이다. 어느 날 당신은 작년에는 그저 친구였던 이 남자오 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결혼 7주년 기념일에 남편과 싸우고 있는 당신을 발견한다. 어느 날 당신은 임신했다는 소식을 가지고 집에 달려온다. 그리고 갑자기 당신의 아기는 청소년이 되어 있고, 다음 날 결혼한다. 어느날 당신과 당신의 남편은 은퇴자들이 사는 아파트로 이사하고 둘만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음 날 당신은 남편이 어린 손녀를 안고 있는 것을 본다. 어느 날 당신은 신혼 때 싸웠던 것들을 다 기억해내고, 또 양말을 마루에 던져 놓고, 바보 같은 언쟁을 하던 이 사람과 여전히 함께하고 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에 놀란다.

우리가 이 모든 변화의 과정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꼬옥 안아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꼬옥 안아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이행하면서 과거에 결함했던 방식은 시험대에 오르고, 우리의 유대는 새로워지길 요구받는다. 이것이 바로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과정이고, 인생의 중요한 단게로 넘어갈 때마다 우리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든다. (2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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