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 <열하일기> 박지원과 함께한 청나라 기행 샘터역사동화 4
김종광 지음, 김옥재 그림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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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김종광 글, 김옥재 그림 / 샘터

 '열하일기' 박지원과 함께한 청나라 기행


 

  참 재미있는 어린이 동화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역사 동화입니다. 최근 역사에 관심이 부쩍 많아져서 역사 관련 책들을 뒤적이고 싶어진 터라, 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네요.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의 초반 여정을 토대로 재밌게 이야기를 재구성한 동화입니다. 20여 권이나 되는 많은 분량의 <열하일기>를 아주 조금이나마 맛보는 식이지만, 그 시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과 호기심'이 잘 담겨있지요. 아이들의 시선에 맞춘 캐릭터 구성도 돋보입니다. '뚱선비'라고 불리는 '박지원', 아버지 대신 기행을 하게 된 나그네 소년 '장복이', 조선 당대의 유명한 인물들 (김홍도, 조수삼 백동수 등)도 등장합니다. 동화는 주인공 '장복이'가 쓰는 기행문의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열하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축소해놓았다고나 할까요. (물론 상당한 부분이 작가의 창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귀여운 나그네 소년은 조선 사회의 모습도 그려내고, 생전 처음 보는 청나라의 이곳저곳을 보고 놀라워하며, 체면치레하지 않는 호탕한 뚱선비 '박지원'을 존경하면서 의아해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밥그릇을 들고 쭈뼛쭈뼛 다가갔다. 뚱선비는 수저로 쌀밥을 퍽퍽 퍼서는 창대 그릇에 채워 주고, 내 그릇에도 채워 주었다. 뚱선비의 놋그릇에는 쌀밥이 한 수저쯤 남았다. (...) 이걸 진짜로 먹어도 된단 말인가? 양반이 손수 퍼 준 쌀밥을 종놈이 먹어도 되는 것일까? 괴짜 양반님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괴짜인 줄은 몰랐다. (32p)"

 

 

 

  한양에서 평양,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가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연경에 가기까지. 지금이야 다양한 방법으로 편안하게 많은 여행지를 볼 수 있지만, 수일에 걸친 나그넷길 끝에 놓여있는 목적지를 발견하는 기쁨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게다가 신진 문물이 가득 차 있었던 세계의 다른 곳을 체험하는 보람이라니, <열하일기>는 정말 세상을 넓게 보는 시야와 용기로 가득 차있었을 것 같습니다. 엄청난 분량과 '고전이라는 두려움'에 <열하일기> 구경도 못 해본 저는, 아이들 책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웃음을 띠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중간중간, 어려운 단어들의 해석도 나와 있어 꽤 어린아이들과 읽기에도 참 좋을 것 같네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소년 장복이 이야기와 함께 재밌는 역사 공부 어떨까요? 

 

"나그넷길 동안 내 머릿속이 얼마나 알차졌는지 내 가슴이 얼마나 넓어졌는지, 아무도 몰라줘도 괜찮다. 무사히 연경에 닿고야 말았다는 기쁨과 보람만으로도 나는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2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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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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