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김제동.김창완.조수미.이현세.최재천 외 41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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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 샘

 십대들에게 보내는 어른들의 작은 쪽지함

 

 

  아무것도 모르는 십대에게도 문득 위기에 봉착하는 때가 있다. 매일 반복되는 학교생활, 입시 관문, 보이지 않는 미래 등 다양한 고민에 해결점이 보이지 않을 때, 그때마다 답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그래서 깊은 동질감으로 엮여 있는 친구들과 고민을 나눈다. 일단은 불안한 마음은 털어낸 것만 같다. 하지만 꽉 막힌 통로를 뚫어주는 시원한 해결책이란 우리 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공감은 오지만 해답은 오지 않는다. 나도, 참 그 해답이랄 것들을 많이 찾아다녔다. 가족들은 물론이고,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인생 선배'의 글이라 할 것들을 이것저것 찾아보고, 내가 꿈꾸는 것과 비슷한 미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뜨기 위해서 참 많이도 고민하고 떠돌았다.

 지금의 세대가 유독 더 어려워졌다고 확실하게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수없이 많은 과제에 허덕이는 십대들이 ​보이지만, 이전에도 마찬가지였을지도 모르고, 사회 자체의 문제들도 파다했고, 그 수많은 과제에 도전해볼 기회조차 없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제나저제나 힘든 것들은 여전하다. 특히나 세상에 나가길 준비하는 십대들이 가장 힘들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을 한눈에 봐야 하니까. 『십대들의 쪽지』가 30년간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였을 것이다. 30년, 그 긴 시간 동안 십대들에게 무료로 배포해서, 고민을 해결해주고 진심이 담긴 글을 전달해 주었던 자그만 소책자. 후원금도 없었고 광고도 없었고, 사재를 털어가며 십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김형모 발행인의 마음은 길이길이 이어져, 어른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로 재구성되었다.

​ 개인적으로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비슷한 느낌의 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도 제목만 봤을 때는 비슷한 종류로 보였다. 근거 없는 거부감이었고 삐딱해진 시선 탓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로 힘들었을 때, 이런저런 고민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을 때, 지금으로부터 다섯 해 이상을 지나 과거로 돌아가 이 책을 봤다면, 나도 책장 하나하나를 가슴에 담아 눈물을 뚝뚝 흘렸을지도.

 어찌 됐든 일종의 거부감과 함께 시작된 독서는 생각보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분명 성인인데, 조금씩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나보다 먼저 세상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하는 말에, 나보다 더 세찬 바람 속에서 기둥을 굳건히 한 사람들의 말에 점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위로의 말보다는 '채찍'의 말을 더욱 되새겼다. "좌절을 자기를 괴롭히는 구실로 삼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는 이근후 님의 한 줄, "꿈이 무엇이든지 간에 겸손을 배워야 한다"『십 대들의 쪽지』 창립자 김형모 님의 한 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위로의 에세이에서 자그만 한 줄을 쌓아갔다.

 

​ 지금 흔들리고 있는 십대들에게 - 아직은 자신의 꿈을 뚜렷하게 만들어내지 못한 내 동생을 포함하여 - 이 책을 보여준다면, 내가 얻은 작은 한 줄들보다 더 많은 것들을 얻어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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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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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고 싶은 충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꿈이 너무 허황되고 실현성이 없는 것이라면 실제 수준으로 조정해 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룰 수 있는 꿈이라야 아름다운 것입니다. 두 번째는 좌절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직면하는 용기를 가집시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그 원인을 나에게서 먼저 찾아 봅시다. 내가 나를 진정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힘입니다. 그런 힘을 가진다면 어떤 실패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원인을 찾았다면 과감히 행동을 수정하는 저력을 보입시다. 알았다면 다시는 그러한 좌절을 같은 방법으로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깨달은 바를 바로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좌절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좌절을 자기를 괴롭히는 구실로 삼는 것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28p, 좌절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 이근후)

나는 학생들에게 늘 "젊은 시절의 방황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혹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마십시오.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매 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악착같이 찾는 아름다운 방황을 하기 바랍니다. `방탕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아름답게 방황하라는 것입니다. 그런 방황의 끝에 드디어 꿈의 끈을 잡으면 그걸 꽉 쥐고 그냥 앞만 보고 달리십시오. (92p, 아름다운 방황을 하라 - 최재천)

각자 나름의 길이 있습니다. 독일 말에 베루펜(Berufen)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직업`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속뜻을 들여다보면 좀 더 철학적입니다. `하늘로부터 받은 소명` 이것이 본뜻입니다. 모든 사람은 일을 하면서 보람과 희망, 기쁨을 얻으며 그것을 위해 필요한 지식을 쌓기 위한 공부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달란트는 뒤로하고 눈에 보이는 풍요로움과 명예만을 좇느라 머리 싸매고 귀한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입니다. 내 길이 아닌데도 너무나 많은 이들이 그 길을 가기 위해 정진합니다. (151p,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그 길이 바로 블루오션 - 홍성훈)

십대는 꿈이 무엇이든 나의 부족함을 아는 겸손이 먼저 필요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십대는 꿈만 가지고 그것이 오늘 나의 현실인 양 착각 속에 빠지기 쉽습니다. 모든 것을 보고 노력해야 하는 사람임을 인정하는 겸손이 꼭 필요합니다. 두번째 훈련은 자기 통제입니다. 꿈을 이루고도 싶고, 동시에 놀고도 싶고, TV를 보고도 싶고, 먹고도 싶고, 자고도 싶고, 운동도 하고 음악도 듣고 춤도 추고 싶어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고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은 것이 십대입니다. 오늘 내 마음과 몸이 원하는 것을 먼저 충족시킨 후에 꿈을 이루겠다면 성공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나의 감정과 몸을 훈련시켜야 합니다. (154p,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할까 - 김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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