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그래피 매거진 1 이어령 - 이어령 편 - 내일을 사는 우리 시대의 지성, Biograghy Magazine
스리체어스 편집부 엮음 / 스리체어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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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그래피 매거진』 ISSUE 1. 이어령 / 스리체어스

 한 호에 한 인물을 소개하는 예술적인 평전 잡지

 

 

  엄청난 책을 만났다. 엄연히 말하자면 매거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격월간지이지만,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은 두꺼운 양장으로 장식된 한 권의 책과도 같다. 이름 그대로, 한 호에 한 인물을 소개하는 평전 식의 잡지다. 다양한 잡지들을 만나보았지만, 한 인물을 소재로 한 권을 다 채우는 형식은 (개인적으로) 처음 본다.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이라는 이름이 언뜻 보면 평범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나, 굉장히 독특하다. 잡지에 광고는 하나도 없고, 정말로 한 인물의 삶으로 책 한 권을 채우기에 충실히 하고 있다. 진심 어린 글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서문부터 남다르다.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의 창간호를 장식한 인물은 '이어령'이다. 사실 난 '이어령'에 대해 잘 모른다. 유명한 이름과 그의 저서 몇 권의 제목만 들어봤을 뿐, 정확하게 그의 인생을 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우리 시대의 대표지성'이라고 불리며, 젊은 시절부터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수많은 문학에 대하여 비평을 하고, 언론계를 주름잡았고 장관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88올림픽의 굴렁쇠 소년을 기획한 인물이라 기억하는 분들도 있겠다. 그의 80평생을 한 권의 책으로 다 설명할 수 있을 리는 만무하지만,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은 그의 인생과 철학을 함께 전달하려고 노력한 부분이 보인다.

 

 전기라고 해서 역사적인 기록을 진부하게 하나하나 되짚어가는 형식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떼어내어 한 장 한 장 흥미롭게 풀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한국사에서 '이어령'이라는 이름이 빛을 발했던 순간들을 중요한 사건만 짧게 언급하고 있으며, '문학 논쟁' 부분은 작가별로 나누어 그가 생전에 비평하고 물었던 부분을 정리해두고 있다. 문학 평론가로서 냉철하게 평가했던 부분들이라 많은 구설에 올랐을지도 몰랐겠지만, 이 부분에서 '이어령'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 같다. 또한 '이어령'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을 정리해놓은 부분도 있는데, 칭찬이 반이고 갸우뚱한 반응이 반이다. 한 인물에 대한 주관적인 반응과 찬사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퍽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 이것은 '이어령'이 주인공인, '평전'인데도 말이다.

  

  

 한 인물의 기록을 재구성하기에 있어,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은 구체적인 것들보다도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재미와 예술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언뜻 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법한 타인의 역사를 전달하기에 '매거진'이라는 매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전권에 걸쳐 명사의 삶과 철학을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흥미로운 인물 이야기와 감성적인 그래픽이 어우러져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라는 매거진 측의 말처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은유법을 쓰고 기호학을 하고 신비평을 하는 것은 문학의 기본이 언어이기 때문이에요. 문학은 언어 예술이잖아요. 미술가에게 색채가 뺏고 음악가에게 음을 뺏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죠. 신분증에 유효기간이 있듯 언어에도 유효 기간이 있어요. 이승만 박사의 포고문 같은 정치적 언어가 지금 무슨 의미가 있어요? 문학은 플래카드처럼 고발하는 언어가 아니에요. 유효 기간이 없는 언어죠. 지금도 호메로스를 읽잖아요." (89p)

 

 평소 젊은 세대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열정과 지성 '이어령'의 모습 너머에, 내가 속한 세대에서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을 접하면서 그의 인생과 철학을 더 깊이 알고 싶어졌다.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홈페이지 http://biographymagazine.kr/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은 격월간지이며, 인터넷 서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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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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