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책을 보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TV 책을 보다>라는 프로그램 제목은 들었었지만,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편이 나왔더라고요. 이전 편들을 보면, 세계문학 시리즈로 나와있는 굵직굵직한 문학 작품들과 인문학, 역사 등의 다른 장르 책들도 다루고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줄리언 반스가 쓴 소설이자, 맨부커상 수상작이고요. 스릴러 소설인가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반전을 다루고 있어요.

 

 

 

 애니메이션으로 된 책 소개가 먼저 나옵니다. 책에서 중요한 부분까지 나오는 걸 보니, 이 프로그램은 책을 다 읽은 후에 봐야 되겠더군요. 내가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해석을 만나보는 용도로 시청해야 될 듯합니다. 물론 스포가 상관없다면, 그냥 봐도 괜찮구요.

 

 

첫번째로, 연애 연구소를 운영하는 김지윤 소장이 나와 연애의 관점에서 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말합니다. 책을 읽을 때, 물론 주인공들의 사랑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건이 벌어지긴 하지만, '연애'라는 것에 집중하며 읽지는 않았던 터라 이 부분도 생각보다 꽤 흥미롭게 보였습니다. 특히 "자신 안의 상처에 대해 긍정적인 표현이 없는 주인공들에 대한 평가가 인상 깊었어요. 물론, 이 책이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담기도 했지만, 단순한 연애소설이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책에 파고들진 않았겠지요.

 

그리고 두 번째로, 다양한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나와 책에 대한 대담을 이어갑니다.

최민석 소설가와 김봉석 영화 평론가, 정신과 의사 박용철 님이 나와서 책에 대한 의문과 해석을 서로 나누는데요. 주인공의 심리를 파악하고, 소설가가 심어놓은 의미를 찾아내는 데에 박용철 님의 해석이 참 좋았습니다. 정신과적인 실험을 예로 들어, 왜곡되기 쉬운 인간의 '기억'을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설에서도, 앞부분부터 역사의 허구성을 말하면서 기억의 왜곡을 암시하고 있지요.

 (교사와 학생들의 대담 부분입니다. 어렵다고 넘어갈 수 있지만, 반전을 접하고 나면 왜 그런 대화를 소재로 썼는지 짐작할 수 있어요.)

 

충격적인 반전을 담고 있는 소설이니 만큼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는데요.

"토니의 편지는 유죄일까."​

"왜 서술자를 '토니'라는 인물로 설정했을까."

"왜 토니는 기억을 왜곡할 수밖에 없었을까."

"주인공의 특성이 그들의 삶 내부와 관련되어 있는 것일까."

하는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뜻깊었던 것은 저자 '줄리언 반스'의 인터뷰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이죠.

68세이고, 35년의 문학 인생을 가진 작가 줄리언 반스는, 아직도 타자기로 글을 쓰고,

사전 편찬과 문학 평론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가며 소설가가 되었지요. 그리고 그의 책들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라는 작품에 대한 동기와, 소설 속의 반전과 결말에 대한 이야기는 짧고 애매하게 대답합니다. 그러나 저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의 의미와 뜻에 대해 정확하게 해석하고 전달하는 것은 그 작품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거라 생각해요. 작품의 해석은 어디까지나 많은 독자들의 몫이고, 그래야 폭넓은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가 있겠죠.

 

 

 

 

 "저도 다른 사람과 다를 것 없는 사람이고 저의 책이 재미없다면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작품 속에서 간혹가다 등장하는 영국 특유의 유머만큼, 실제로도 정말 재밌고 좋은 사람이구나 - 하고, 느꼈던 인터뷰.  저자의 다른 작품들, 『플로베르의 앵무새』​등등, 다양한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TV 책을 보다>라는 프로그램도 생각했던 것보다 가볍고 재밌게 즐길 수 있어서, 관심 있는 작품들이 나오면 찾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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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방송을 시청한 후 남기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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