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감정공부 - 감정 때문에 일이 힘든 당신에게
함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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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감정공부』 함규정 / 위즈덤하우스

 감정 때문에 일이 힘든 당신에게

 

 

 

   사회생활. 엄연히 말하면 우리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모든 영역이 '사회'라고 불리는 것이기에, 은근히 많은 활동들을 가리키고 있을 수도 있는 단어다, 하지만 우리에게 '사회생활'이란 어느새 '직장생활'로 의미가 좁혀진 듯하다. '사회생활'의 혹독한 경험담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직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걱정부터 밀려오는 현실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어떤 것이 쉬운 게 있겠냐마는, 요즘에 '사회생활'이란 단어에는 완전히 냉혹하고 부정적인 의미까지 스며들어 있다. 그리고 더 안타까운 것은 '사회생활'에 대한 공부는 오로지 '경험'을 통해서만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일단 부딪쳐보는 것, 호랑이굴에 용감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나 열악한 것은 아니다. '완전히' 배울 수는 없지만, 그 힘듦을 조금 덜어줄 수는 있다. 『서른 살 감정공부』는 일을 하면서 사람과의 관계와 밀려드는 업무 속에서 힘든 사람들에게 '감정'에 주목하라는 조언을 건넨다. 업무 역량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고, 꼭 다른 사람만큼은 하지만, 항상 안좋은 상황이 자신에게 주어진다면 그것은 어쩌면 '감정 소통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감정 코치 전문가인 저자는 직장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상황들에서 다양한 대상에 대한 관점을 보여준다. 사회 초년생들, 어느 정도 회사에 경력이 쌓였으나 아직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다시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려 상사의 입장까지. 하루의 반을 함께 하는 동료들과의 관계를 좋게 만드는 법도 다룬다.

​  직장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하여 답으로 직결될 수 있는 키포인트는 '소통'이다. 어딜 가나 너무나 중요하게 여겨지는 '소통', 그것을 가능케하는 것은 '감정의 이해'다. 내일 회사에 나가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민감한 상사를 두고 있는 당신에게, 아무도 사적인 대화를 내주지 않는 당신에게 필요한 누군가와의 소통이, 그들과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지금 당장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하여 이 책이 확실하게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흔들리는 감정에 대한 위안을 줄 수 있을 거라 장담한다. 저자는 "감정과 이성이 결합하면, 열정과 명쾌함이 생긴다. 감정 없는 이성은 무능하며, 이성 없는 감정은 눈 뜬 장님과 같다."라는 명언을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인용했다. 책을 이 한마디로 마무리 지을 만큼, 효과적이고 공감 가는 말이다.

  한 마디를 보태자면 이 책의 제목의 느낌은 참 좋다. 하지만, 서른이란 단어가 이 책이 접근할 수 있는 독자들의 넓은 폭을 제한하고 있는 느낌이다. 스물이든, 서른이든, 마흔이든 '일'에서 감정 때문에 힘든 누구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사람에 따라 그 정도는 물론 다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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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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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언이라 함은, 옳고 그름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기탄없이 말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어쩔 수 없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첫번째 함정은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느냐다. 상사의 입장에서 보면 옳은데 부하 직원의 입장에서 보면 잘못된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각자가 가진 가치관, 처한 상황, 직급별 관점 등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옳고 당신이 틀렸으니 직언해서 진실을 알려주겠다는 식은 위험하다. 게다가 연륜과 경험이 많은 상사의 의견보다 내 의견이 더 맞을 확률도 높지 않다. 두 번째 함정은 '기탄없이' 말한다는 데 있다. 어려움이나 거리낌 없이 말할 때 '기탄없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상사의 생각이나 말에 반대의견을 제시할 때 어떻게 기탄없이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게 아니다. 기탄없이 말하다 보면 예의 없게 보일 수가 있다. 윗사람의 주장과는 다른 주장을 펼 때는 조심스럽고 좀 더 현명해져야 한다. "아닌 건 아닌 겁니다!"라는 식은 곤란하다. 말하는 본인은 스스로의 용기에 취해 뿌듯해질 수 있겠지만,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58p)

밖에서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 그 감정을 그대로 품은 채 집에 들어와 가족들에게 화풀이하는 건 당연히 좋은 행동이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가족들이 감정의 분풀이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의 강도는 조절하되, 부부간에는 어느 정도 감정이 공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80p)

내가 현재 직장에서 얼마를 받고 있느냐로 모든 걸 결정하지는 말자. "이깟 돈 벌자고...", "내 가치를 너무 몰라줘!" 하면서 섣불리 회사를 그만두지 말자. 돈을 적게 받아서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직장에 들어갔는데, 돈을 많이 받지만 막상 본인의 적성에도 안 맞고 숨 쉴 틈도 안 주는 분위기라면 당신은 또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

진정으로 중요한 건, 현재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의미를 찾은 후 본인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돈으로, 월급으로, 상여금으로 주위 직장인들과 단순비교하며 불만을 품기 시작하면, 당신이 속한 회사의 상사와 동료, 부하 직원들은 당신의 마음을 금세 알아차린다. 몸은 속해 있지만 마음은 이미 붕 떠버린 당신에게 회사는 더 이상 일을 맡길 수가 없고, 직장 사람들은 당신과 협업할 수가 없게 된다. (150p)

사람이 어떻게 하루 세끼 밥을 차릴 때마다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최선을 다한다는 건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다. 온 정성과 힘을 다해 매번 가장 좋고 훌륭한 밥상을 차리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물론, 요리 만드는 것을 매우 좋아하거나 특별히 의미를 두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한 끼 정도는 찬밥에 김치 썰어서 남은 반찬 넣어 비벼 먹고, 라면으로 때우기도 하고, 자장면을 시켜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 최선을 다하자는 말은 본인 스스로에게나 상대방에게 섣불리 할 말은 아니다. 부담스러운 단어다. (1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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