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향의 맛.멋
이재인 지음 / 멘토프레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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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향의 맛·멋> 이재인 / 멘토프레스

고향의 정취를 만끽하는 여행

 

 

 

 

 ​ After Reading                                                                                                                                     

 

 

 

   ​내가 노골적으로 많이 쓰고 싶은 단어, 어감이 좋은 단어 '멋'과 '맛'이다. 여행을 간다면 빼놓지 못할 단어, 그것도 '맛'과 '멋'이다. 평소에는 가지 못하는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새로운 맛을 찾아가는 즐거움은 '여행'에서만 유독 그 즐거움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단어 '맛'과 '멋' 하나로도 책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기본적인 정보로 만으로 보지 못 했던 새로운 것이 이 책에 담겨있었다.

  바로 내가 '맛'과 '멋'이라는 말에 취해 보지 못 했던 '고향'이란 것이었다. 작가는 지금도 우리나라 어딘가에 소박한 삶을 꾸려가며 살고 있는 고향의 여러 사람들을 소개하고자 하였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고향의 아름다운 정취, 그리고 고향 사람이 직접 소개하는 '맛'을 소개하고자 하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잠시, 잊었던 고향을 다시 떠올릴 것이고, 단 한 번도 고향 다운 고향을 가져본 적 없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달려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을 더러 꿈꿔보기도 할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면 주르륵 나오는 엄청난 관광지들과 맛집이 아닌, 우리가 고향이라 부르는 정이 담긴 그곳, 그리고 이야기가 담긴 그곳을 소개한다.

  고향을 소개한 다음 고향의 인물을 이야기하고, 고향의 맛을 소개하는 매뉴얼대로 각각의 지역을 소개한다. 고향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니 우리의 과거, 역사에 대한 이야기 또한 빼놓지 않는다. 가장 좋았던 점은 고향에 대한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시인들의 시, 그리고 그 시인들이 정겹게 소개하는 '맛집'들이었다. 그리고 충청도의 멋과 맛, 그리고 가까운 서울과 수원에 대한 얘기까지 빼놓지 않은 고향 냄새가 물씬 나는 책, <다시, 고향의 맛·멋>을 읽으니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

 

 

 

 

 ​ Underline                                                                                                                                                  

 

 

​  우리가 명장 서영기 교수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은 불교용어인 '할劼'이다. '할'이란 무언의 경책, 즉 가르침이다. 세속주의에 젖은 사람들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뛰어넘는 것이 다반사다. 그런데 서영기 도예가는 한 번도 교수를 꿈꾸거나 도자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다만 자기가 할 일에 최선을 기울였고 선생님 가르침으로 110퍼센트 실천하다 보니 명장 도예가가 되었고, 나아가 어엿한 4년제 대학의 도예학과 교수직에 진출했다. 쉬운 말로 엉덩이에 뿔내지 말고 인간부터 되면 자연스럽게 최고경지에 이르는 길이 있다는 것이다. 그 길을 안내해준 것이 자신의 삶에서는 스승의 가르침 '할'이라고 했다. 그의 손길을 통해 만들어진 찻그릇이나 도예품들은 모두가 명품名品이다. (49p)

  백제 / 천 오백 년, 별로 / 오랜 세월이 아니다 / 우리 할아버지가 / 그 할아버지를 생각하듯 / 몇 번 안 가서 / 백제는

  우리 엊그제, 그끄제에 / 있다.

  전봉준 이하의 동학 농민 운동가들의 해방정신은 과거 백제의 기상으로도 연결되어 시인에게 역사적 사명을 부여한다. 신동엽 시인은 전봉준 만을 노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백제라는 더 먼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우리 미래를 설계해 나간다. 우리는 언제나 엊그제, 그끄제라는 과거 속에서 살아가기에 과거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의 현재이기도 하다. (94p)

  김경란 화가는 붓에 그리 강렬한 힘을 주지 않고 하얀 캔버스 위에 붓을 가벼이 놀리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다. 김경란 화가의 서로 부딪치면서 섞이는 색들의 동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선을 그으며 흐릿한 사물의 외양을 분명하게 잡아내면서도 자신의 내면색으로 재창조해낸다. 부서져내리는 해바라기들에 미소짓는 하얀 소녀는 그림자로 뒤에 남으면서도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해바라기들은 온전하지 않기에 하얀 소녀를 둘러싸며 새로운 의미로 재탄생한다. 이런 분명함과 흐릿함의 교차지점에서 은연히 드러나는 자아의 경지가 바로 김경란 그림의 매력이다. (16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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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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