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패키지 - 성공의 세 가지 유전자
에이미 추아.제드 러벤펠드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트리플 패키지> 에이미 추아, 레드 러벤펠드 / 와이즈베리

성공의 세 가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

 

 

 

 

   ​성공의 요소라고 하면 사람들은 어떤 것들을 떠올릴까? 아마도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심, 약간은 특출난 능력이나 통찰력 등의 긍정적인 단어들이 제시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성공의 요소' 즉 성공의 유전자는 평소 '성공'과 연계해서는 거의 떠올리기 힘든 것들을 가리킨다. 그 세 가지 성공의 유전자는 한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집단의 원동력이 된다. 성공에 대한 엄청난 압박감이 의욕과 엄청난 성취를 이룬다. 과연 '트리플 패키지'란 무엇일까.

  그 세 가지 유전자, '트리플 패키지'의 첫 번째는 '우월 콤플렉스'다. 한 집단에 깊이 내면화된 믿음과도 같은 우월 콤플렉스는 다양한 특성으로 인해 드러나는데, 종교인들이나 이민자들, 유대인들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 미국 변호사의 말을 들어보면 이 우월 콤플렉스를 짐작할 수 있다. "나는 미국에 사는 흑인 여성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두 배는 더 노력해야 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자랐다. (...) 그러니 내가 극복 못할 장애물이 뭐가 있겠는가?" 태어날 때부터 가족들에게 자기 문화의 우월함을 주입당하며 자라는 사람의 사기는 굉장히 높아진다. 트리플 패키지 두 번째는 '불안감'이다. 이 집단은 '생존' 자체에 큰 위협을 받았던 유대인들이나 모르몬 교도들을 예로 들 수 있는데, 그들은 불안정한 위치 때문에 실체가 있는 자신의 소유물을 더욱더 갈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어떤 욕구에 따라 움직이려면 그 욕구를 부채질하는 것이 있어야 하며, 불안은 그 자극제가 된다.  세 번째로 '충동 조절'은 유혹을 이겨내는 능력인데, 유달리 어릴 때부터 충동 조절을 강요당하는 집단은 성공의 발판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충동 조절은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라'는 현대의 라이프 스타일과 조금은 엇갈리는 행동이지만, 그들의 엄격한 조절과 자제는 다른 집단과의 차별성을 가진다.

  책을 읽다 보면 이러한 특성이 아시아계 미국인, 유대인, 모르몬 교도들​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트리플 패키지는 일종의 부정적 상황에서 견딜 수 있게 만드는 힘, 또는 증폭되는 의지를 불러오는 듯하다. 저자는 트리플 패키지를 주장함에 이어 '일반화'의 오류를 막기 위해 그에 대한 문제점과 오해 등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 트리플 패키지는 너무나 한정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성공의 '유전자'라고 생각되는 것은 이 세 가지 보다 강력한 것들이 있을 거라는 관념 때문에 이 내용들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시 공감할 부분은 있지만, 어느 곳에 적용할지는 자기 판단에 달려있다.

 

 

​"내 능력을 보여주고 말겠다"는 심리는 트리플 패키지의 한 특징인 우월 콤플렉스가 그 우월함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와 충돌할 때 격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이민자 집단들 사이에서 아주 흔하게 발견된다. 엄청난 민족적 자부심으로 무장한 소수민족이 미국에서 갑작스레 멸시받고 거부당하면 분노에 가까운 것이 생기고, 니체가 말했듯 분노는 세계를 움직이는 큰 힘 가운데 하나이다. (21p)

우월 콤플렉스는 타민족의 비위를 거스를 수도 있지만, 편견 가득한 사회에서는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종족 갑옷'이 되어 소수민족들이 "차별대우와 배척 앞에서 심리적으로 잘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109p)

토크빌이 설명한 불안감은 정신적인 것이 아니었다. 새로운 경험을 바라는 갈망, 단순한 방랑벽도 아니었다. 후대 사람이 말하는 실존적 불안은 더더욱 아니었다. 미국인들의 불안감은 물질적인 문제였다.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원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이들이 재산, 명성, 권력을 얻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갖지 못한 좋은 것들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자기보다 더 많이 가진 자들을 "끈덕지게 관찰한다." 더 많은 것을 바라는 이런 갈망 때문에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즐겁게 누리지 못하고, 응당 느껴야 할 행복을 느끼지 못한 채 '우울함'에 빠졌다. 궁극적으로 말하자면, 미국인들의 불안감은 '출세욕'과 연관되어 있었다. (115p)

​블레인, 카프카의 단식 광대, 스토아 철학자는 우월감과 충동 조절의 결합을 보여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충동 조절 능력이라는 자신의 우월함을 믿고 충동 조절을 통해 우월감을 얻는 것이다. 즉, 충동 조절 능력이라는 자신의 우월함을 믿고, 충동 조절을 통해 우월감을 얻는 것이다. 그럴수록 그들의 인내력은 점점 더 커진다. 극단적인 경우, 충동 조절을 통해 우월 콤플렉스를 쌓아올린 블레인 같은 사람들은 결국 감전을 견디며 장대 꼭대기에 서 있게 된다. 그러나 우월감과 충동 조절이 좀 더 순한 형태로 결합된다면 트리플 패키지 내의 또 다른 유력한 조합이 될 수 있다. (158p)

트리플 패키지를 욕심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바로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트리플 패키지의 제약은 사람들이 관습적이든 아니든 자신이 정의하는 대로의 성공을 이루고 자신만의 인생을 쓸 수 있게 해준다. 단, 그 목표를 이루자마자 트리플 패키지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즉, 트리플 패키지는 비트겐슈타인이 말하는 역설의 사다리와도 같다. 그 사다리를 다 오른 후에는 버려야 한다. (1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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