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비즈니스 산책 - 인종의 용광로, 비즈니스의 용광로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
엄성필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에 관한 책들은 넘쳐난다. 관광지의 정보를 세세하게 담은 여행 정보 서적부터, 여행에서의 감정을 그대로 담은 여행 에세이까지. 그러나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앞표지에 크게 자리 잡은 뉴욕의 풍경이 '여행'과 관련된 책임을 알려주는 듯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여행보다는 비즈니스 관점으로 뉴욕을 조명한 책이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뉴욕에서 인기 있는 것들, 그리고 고객을 유치하는 마케팅과 뉴욕만의 특별한 비즈니스 원칙들을 다루고 있다.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도시 뉴욕은 이제 관광지보다는 그 자체가 브랜드인 비즈니스의 천국이다. (물론 지옥의 비즈니스를 경험할 수도 있는 곳이다.) 언젠가는 뉴욕이 파산하고 몰락할 거라는 예상이 있었던 적이 있었지만, 뉴욕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고 한 번쯤 발을 디뎌보고 싶은 도시가 되었다. Big Apple 그리고 I♥NY의 도시 뉴욕은 엄청난 임대료를 자랑하고 있는 길거리 점포부터 다양한 음식의 맛집이 있고, 건물을 허가 없이 높이 올릴 수 없다. 말 그대로 '하늘 값'을 지불해야 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모여들고 다양한 직업으로 진출한다. 뉴욕은 패션의 중심지기도 하다. 백화점에서는 상품을 직접 고르고 직접 판매하는, 배짱 좋은 운영방식을 택하고 있다. 럭셔리 아이템들이 넘쳐나고 신예 디자이너들이 자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
  "잘 나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이 책의 사례가 있는데 그중 한 가지는 신예 디자이너들의 자생 시스템이다. 맨해튼에 위치하고 있는 '가먼트 디스트릭트'에서는 패션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모든 것이 존재하고 있다. 원부자재뿐만 아니라 샘플 제작을 할 수 있는 환경, 바이어와의 연결, 주문까지 연결된다. 기존 명품에만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을 창출해내는 이러한 시스템은 우리나라의 '오즈세컨'이라는 브랜드를 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세계 패션위크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뉴욕의 패션을 더욱더 활발하게 지켜내고 발달시켜나가고 있다.
 
 

 
 
​  우리에게 이 책 속에 있는 정보들이 더욱 절실해진 것은 이제 뉴욕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 뉴욕에 입점하려는 기업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우리와는 다른 문화에 맞춘 비즈니스적 관점이 절실히 필요하다. KOTRA의 북미지역 총괄본부장이자 오랜 시간 한국의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애쓴 저자의 조언은 실전에서 얻은 소중한 노하우다. 우리나라의 제품들은 세계에서 예전보다 많은 인정을 받고 있지만, 서비스적인 문제나 비즈니스맨들의 기본 매너는 아직 부족하다고 한다. 뉴욕에는 독창적인 한국의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는 인기 한식당이 있고 뉴욕에 브랜드를 유치한 한국 기업들도 있다. Dr.Jart라는 비비크림, 아모레 퍼시픽, 교촌치킨, 카페베네 등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꽤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뉴욕은 미국의 도시지만, 이제는 축소된 세계인들의 공간이다. '미국 우월주의'적인 발언일지도 모르겠지만, 다양한 국가에서 모여드는 사람들과 기업들이 이것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의 브랜드도 이제는 세계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 많지만, 그들이 모두 '그것이 한국 제품이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세계 속의 뉴욕, 뉴욕 속의 세계에서 우리의 존재감을 적극 발휘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언어와 서비스, 기본 매너, 문화적 다양성을 중시하는 태도 등을 사례로 제시한다. 이러한 팁들은 뉴욕 뿐만 아니라 우리의 경영시장, 또다른 해외시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점차 멋진 모습으로 세계를 활보하는 우리의 문화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다.
 

 

   ​세렌디피티3가 북적이는 것을 보면, 꼭 음식의 맛이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유명세 자체가 소비자의 구매 포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명세는 그야말로 컨택 포인트다. 유명한 가게일수록 고객의 기대감은 더 크다. 만약 일부러 찾아간 가게가 실망스럽다면, 고객은 더 크게 낙담할 수밖에 없다. 지속적으로 찾게 만들기 위해서는 유명세만으로는 부족하다. 내 입맛이 보편적이지 않아, 세렌디피티3의 음식과 가격에 불만이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만족하는 지점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77p)

  과거에 비해 패션 제조업으로서의 명성은 쇠락해가고 있지만 뉴욕은 여전히 신예 디자이너들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 역할을 해내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탄생하려면 이처럼 잘 갖추어진 서식지와 소비시장이 필요하다. 즉 디자이너 스케치가 현지에서 구입한 원부자재를 사용하여 샘플로 만들어지고, 쇼룸을 통해 판매자로부터 주문을 받아 현지의 봉제공장에서 생산되고 공급되며, 현지 백화점 등에서 판매되는 생태계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 (155p)

  한국인에게는 인간의 3대 욕구가 아닌 4대 욕구가 있다고 한다. 식욕, 성욕, 수면욕, 그리고 치욕. 단번에 알아들은 분들은 역시 치욕이 왕성한 분들이다! 치욕은 일명 치킨에 대한 욕구다. 웃자고 나온 말이지만 그만큼 한국인에게 치킨은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다. 그리고 한국식 치킨은 이제 뉴욕의 주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 선두에는 바로 본촌과 교촌이 있다. (179p)

  내가 하는 일은 한국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을 돕고, 미국 기업의 투자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많은 미국 기업 측 사람들과 수시로 접촉하고 만난다. 나는 맨해튼에서 미국인들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느낀 바가 하나 있는데 그들은 자신의 이익이 없으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맨해튼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누군가가 만남을 청한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의 돈을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그들과 만날때는 동기부여, 즉 뭔가 돈이 될 만한 것들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만날 수 있다. (301p) ​

 
* '세계를 걸으며 배우는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 중의 뉴욕 편이구요.
런던은 이미 출간되있고, 상하이와 이스라엘 편이 나올 예정이네요. 개인적으로 이스라엘이 정말 궁금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