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제3인류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새로운 인류의 탄생, 또다시 무한한 상상이 펼쳐진다

<제3인류 1,2 - 베르나르 베르베르>

 

 

 

After Reading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은 당신이 이 소설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는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10년 뒤의 오늘이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은 언제나 흥미진진합니다. 과거를 추억하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지요. 옛날에 사람들은 '곧 얼굴을 보고 통화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하고 말하면 코웃음을 쳤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화상 통화'는 물론이고, 더욱더 빠르게 발전하고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요. 지금으로부터 몇 년 뒤, 그리고 10년 뒤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하여 우리는 새로운 상상을 하면서 또다시 코웃음 칩니다. "에이, 10년 안에 이게 가능하다고?" 그런데, 정말로 그것들이 10년 안에 실현될 수 있다면요?

 

  베르베르의 소설들은 이렇게 우리가 가끔씩 해보곤 하는 조그만 상상들을, 마치 10년 후에 정말 일어날 것만 같게끔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현재로선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상상이지만 그의 소설 속에서는 너무나 완벽하게 이루어져서 통쾌합니다. 이번 신작 <제3인류>는 작가가 '10년 뒤'를 잡고 이야기를 시작해나가는데... '10년 뒤의 오늘'이라니! 작가의 '근.자.감'인가요? 실현이 되거나 안되거나, 그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그 한 마디를 통해서 더욱더 몰입하면서 책을 펼쳐나가기 시작하니까요.

 

 <제3인류>는 '샤를 웰즈'라는 고생물학자 (베르베르 소설 여러 곳에서 등장하는 '에드몽 웰즈'의 증손자)가 팀원들과 함께 미지의 인류인 '호모 기간티스'를 발견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얼음 속에 갇혀 있는 거인들, 그들은 17미터가 넘는 키에 전파를 이용하여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거인들입니다. 이들이 '제1인류'라고 할 수 있지요. 한편 그 '웰즈'의 아들인 '다비드'는 진화에 관한 프로젝트 경연 대회에서 '소형 인간의 생존력'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게 되면서 그 사례와 생존력의 근거를 찾아내기 위해 '피그미'족을 만나러 떠납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인공 '오로르'는 '아마존 여성 부족'들에 대한 체험과 연구를 통해서 지구에 닥칠 환경, 재해 등의 위험에서 생존할 수 있는 힘을 알아내려고 합니다. 그들은 이후 겪게 되는 재난과 위험에 대처하면서, 그곳에서 만난 '연구의 표본'이자 강한 생존력의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과 친밀감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그에게서 얻은 유전자로, 강력한 생존 유전자를 지닌 '제3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한 실험에 돌입하게 됩니다. 프랑스의 국가 정보기관의 지원을 받아 연구소 안에서 비밀스러운 실험이 거행되지요. 그렇게 탄생된 '제3인류', 에마슈. 그들은 알에서 태어나며 여성이 대부분이며, 키가 17센티밖에 되지 않는 소형인간입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작가가 이번 신작에 유독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처럼 느껴지는, 살아있는 지구의 생각들이 글로서 표현되면서 소설 속 사건의 진행에 많은 관여를 하게 되는 것이 첫 번째. 그리고 그의 전작들을 떠올리게 하는 많은 부분 (우주나비2호, 전생체험, 신의 등장, 사회의 구성 등)들이 두 번째,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계속해서 보이는 에드몽 웰즈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인용>... 그리고 신화 이야기와 뜨문뜨문 등장하는 세계 뉴스, 주인공 다비드의 전생으로 여행하는 부분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산만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약간의 함정입니다. 그러나 전작들과 비슷한 전개 방식으로 이끌어나가는 이야기는 친밀감도 주는 동시에 역시 재밌게 느껴집니다. 역시 사회와 환경에 대한 비판은 빠지지 않습니다. 주인공들이 자신이 만들어낸 '에마슈(소형인간)'에게 종교에 대한 의식을 심어주는 장면에서는 약간 오싹할 정도로요.


 중요한 것은 이제 1부의 끝이라는 사실 (2부에 해당하는 3권이 곧 출간 예정이라 한다.)! '제3인류'인 에마슈가 '제2인류'의 세상을 인식하기 시작한 지금, 두 인류가 충돌하여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될지, 아니면 두 인류가 순탄하게 살아가며 세상에 많은 도움을 주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개인적으로 베르베르 작가는 후반부를 휘어잡는 능력이 대단하니 마지막 권을 기대해보아도 될 것 같아요.

 

 

 

Underline

 

 

 

  - 나는 확신한다. 나는 빙저호에서 거인들의 유골을 발견했다. 우리는 언젠가 그 거인들과 비슷해질 것이다. 키는 17미터, 몸무게는 7백 킬로그램에 달할 것이고, 천 년을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호모 기간티스들이 그랬던 것처럼 뇌파를 이용해 통신을 하게 될 것이다. 이건 하나의 직관이다. 할아버지의 견해를 뒤엎는 나의 직관이다. 어쨌거나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과거의 인간과 미래의 인간 사이에 있는 과도기의 종이다. 미래의 인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우리가 만들어 내야 한다. (1권, 99p)

 

 

  - "우리 행성의 역사를 그 탄생부터 죽 살펴보면 여기에는 어떠한 논리도 필연적인 귀결도 없습니다. 자연에는 그저 종의 다양성이라는 원리가 지배하고 있을 뿐이에요. 왜 알록달록한 나비들의 종류가 그토록 많은 걸까요? 왜 어떤 동물들은 아침에 생겨났다가 저녁에 죽는 걸까요? 왜 생물의 형태와 행동과 생존 방식이 그토록 다양한 것일까요? 생명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진화의 방향은 그저 ...... 유머일지도 모르지. 혹시 우리는 거대한 농담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닐까? "(1권, 298p)

 

 

  - "우리가 꼭 성공해야만 하는 것은 아냐. 우리의 의무는 시도하는 거야. 그냥 시도하는 거라고." "하지만 전쟁이......" "설령 3차 세계 대전이 벌어진다 해도, 그것을 막지 못했다고 너 자신을 탓할 수는 없어. 그건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냐. 우리는 그저 작은 ......" "개미들이나 다름없다고?" "이를테면 그렇지. 아무튼 만약 느닷없이 커다란 신발이 하늘에서 나타나 우리를 박살내려고 한다 해도, 그건 우리 책임이 아냐. 그런 상황에 맞서 무언가를 해보려 한다는 것은 비록 사태의 흐름을 조금 바꿔 보려는 몸짓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그 자체가 이미 매우 오만한 행동이야. 사마귀가 앞다리를 들고 수레를 멈추려 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 (2권, 39p)

 

 

  - 그때 번데기에서 우화한 나비 한 마리가 공기를 소리 없이 저으며 그들 곁으로 지나간다. 오로르는 집게손가락을 내민다. 나비는 주황색과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긴 날개를 천천히 접으며 손가락에 자연스럽게 내려앉는다. 다비드가 말을 잇는다. "번데기에서 나비로 탈바꿈하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 종이 품어야 할 새로운 야망일 수도 있어." 나비는 무덤 근처의 나무에 핀 꽃을 향해 날아간다. (162p)

 

 

 

Add...

 

 

 

 

한국에서 가장 사랑하는 작가이기도 한 베르베르,

갑자기 뜬금없이 한국에 대한 칭찬이 나와서 흠칫.. 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