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테러리스트 뱅크시, 그래피티로 세상에 저항하다 - 마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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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미술 전시회가 열리는 런던 구석구석에는 지나다가 문득 발견할 수 있는 그래피티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피티는 그래피티의 어원은 '긁다, 긁어서 새기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그래피티 아트은 유럽에서 대표 거리 예술로써 자리잡았고, 거리의 예술가로 불렸던 '바스키아'나 '키스 해링' 같은 작가들은 우리에게도 익숙할 정도로 유명하기도 하다. 사실 거리의 예술작품들은 우연히 발견하는 즐거움이 가장 큰 것이겠지만, 영국의 경우 유명한 그래피티 예술가들이 많기 때문에 어디에 무엇이 있고 어떻게 찾아가야하는지 알고 싶기도 하다. 실제로 이런 그래피티 작품을 투어하는 관광객들도 많다고 하는데, 이 책은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저자가 직접 찍은 거리의 작품들과 위치를 알려준다.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작품은 얼굴없는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의 작품이다. (그밖에 '페일', '엘 키보' 등의 작품들이 약간 섞여있다.) 그의 작품에는 뱅크시의 마크가 새겨져 있고 (뱅크시의 작품이 너무 유명해서 그런지 누군가 그림체를 모방하여 마크를 대신 새겨놓기도 한다고.) 흑백의 그림이 대부분이며 굉장히 생동감있게 표현되었다. 뱅크시 작품의 진위여부를 따질 수 있는건 그 작품을 그린 뱅크시 하나 뿐이지만, 작품의 느낌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 저자는 그림을 그리고 홀연히 사라지는 '뱅크시'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눈앞에서 진위여부가 판가름난, 작품을 첫번째로 발견한 사람이 된 뿌듯함을 느꼈다고 하는데, 굉장히 부럽다.
위의 작품들은 책에 나온 뱅크시의 작품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들이다. 미소를 띈 경찰관, 수로 밑의 남자, 코를 킁킁대는 경찰관, 뱅크시 작품의 상징인 '쥐' 그림까지. 마지막의 화려한 쥐와 갱스터 쥐는 꼭 실제로 한번 보고 싶을 정도로 귀엽고 재치있다.
'그래피티' 아트는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스며있어, 더욱더 특별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작품이다. 거리에 무분별하게 그려지는 낙서들과 그래피티들을 도시관리 차원에서 없애기도 하고 (보통 그렇게 없앤 것들은 억지로 지워서 그런지, 예술작품에서 흉물이 된 느낌이다) 돈에 눈이 먼 사람들이 그래피티 아트를 떼다가 경매에 내서 팔기도 한다는 것이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이렇게 유명한 그래피티 작품들은 종이에 있어도 멋진 작품이기는 하다. 하지만 감상 자체가 다르다. 다리 밑, 기찻길, 주민들의 집 근처에 꼭꼭 숨겨져 있는 재치있고 날카로운 그림으로 존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거리예술이 아닐까. '거리의 작품은 거리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말한 저자의 '거리 예술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
Underline
- 원칙적으로 거리의 작품은 거리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래피티 작품이 있어야 할 곳은 거리다. 간단하다. 거창하게 '거리 예술품의 민주주의'라든가 '분배의 정의' 같은 것을 논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무의미한 논쟁을 벌이는 이 순간에도 그래피티 작가들은 기찻길과 배수관을 오고가는 위험을 감수하며 작품을 창조해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12p)
- 자신있게 말하건대, 나는 이 작품을 세상에서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이다. 2006년 5월 14일 이른 아침, 뱅크시가 막 작업을 마친 광경을 보았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운명을 따라 거리를 배회해보라. 당신에게도 이렇게 위대한 작품을 세상에서 가장 먼저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이 주어질지도 모른다. 혹자는 나의 책이 그래피티를 지나치게 대중화시킨다고 말한다. 나의 책을 참고하면 그래피티를 찾는 것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래피티를 찾는 것이 어려워야만 하는가? 나는 그들의 생각이 오만한 엘리트주의적이라 생각한다. (64p)
- 클러큰웰 클로즈 남쪽, 주택 밀집지역의 어느 집 담벼락에 사진을 찍고 있는 파파라치 쥐가 그려져 있다. 사진을 찍다가 그 집 주인을 만났는데, 이 작품을 감상하느라 사람들이 밤낮없이 자신의 집 주변에 서 있어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나는 그 사람에게 차마 내가 이 작품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내용의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뱅크시의 꼬리표는 벽면 뒤쪽에 있다. (122p)
- 사진을 찍으려고 작품을 찾아갔을 때 주위에 한 남자가 노숙을 하고 있었다. 쥐가 들고 있는 플래카드에 '당신은 패배자다'라고 적혀 있는 것이 다소 아이러니했다.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만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사진을 찍을 동안만 자리를 피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 이 일이 있고 나서부터 거리에서 노숙자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166p)
Add...
이 책의 저자 '마틴 불'이 거리의 그래피티 아트를 소개하고 가이드 하기 위해서 쓴 내용을
뱅크시 작품을 훔쳐 경매에 내놓는 사람들은,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서 사용하기도 한다고..
안타깝다 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