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넘치는 고전추리소설 읽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애거서 크리스티>
After Reading
이 책은 제가 처음으로 제대로 읽어본 고전 추리소설이에요. 평소에 추리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책 이웃분들이 많으니 추리소설 책이나 작가 이름들은 익숙한 것들이 많아요. 그치만 이건 익숙한 것을 넘어서 아주 귀에 닳도록 들었던 제목.. 너무 유명한 책이죠. 아마도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몇번은 들어봤을법한. 이 제목을 여러곳에서 많이 패러디(?) 하기도 하고 특히 몇년 전엔가 무한도전에서 분위기를 잡고 본격적으로 패러디한 적도 있으니까요. 그때는 이 작품을 읽지 못한 때라서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무한도전 피규어가 왜 등장하고, 왜 피 흘리는지 의아했었어요 ㅋㅋ
아무든 전 이제서야 이걸 읽어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세계 3대 추리 소설로 꼽히기도 하고 가장 완벽한 살인게임이라고 불리는 이야기라고 해요. 너무 유명해서 그런지 뭔가 기대도 많이 되는 반면에, 기대보다 덜하면 어쩌지 하기도 했구요. (일단 리뷰 쓰는 것도 왠지 민망스럽고 부담스러움)
근데 정말! 재밌었습니다. 일단 제 표본이 많이 없으니.... '추리소설 중에서 최고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70년대 작품인데 대단한 것 같아요. 많이 잔인한 부분은 없지만 장면장면 상상하면 잔인합니다. 전 그 시체를 자꾸 상상하다가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서 소름이 끼쳤어요. 아무튼 너무 오싹하고, 긴장감 있는 소설. 특히나 범죄에 이용되는 그 노래는...... 왠지 멜로디가 옆에서 울리는듯하면서 으스스하기도 하고. 처음엔 노래가 왜 앞부분에 나오나, 뒤에 나오면 더욱더 극도로 긴장될텐데 하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일어날 일을 알고 있다는 공포'가 모르는 것보다 더 극도의 공포상태로 몰아놓을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또한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양심상 불안을 느끼게 되는 일들이 존재하기도 해서 그 공포는 더욱더 배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 전체적인 내용을 통해서는 법에서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간접적인 범죄와 평생동안 지니게 되는 죄책감, 그리고 심각한 압박상태에서의 사람들의 심리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너무 긴장감 넘치고 재밌었던 소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추리소설에 빠지는지 알 것 같아요. 담엔 뭘 읽을까 고민중이에요 :)
Underline
- 섬에는 마법적인 무엇인가가 있었다. 섬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환상적인 느낌에 잠기지 않는가. 섬에 오면 세상과 이어지는 끈을 놓게 된다. 섬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다. 그 세계에서 다시는 나갈 수 없을지도 몰랐다. 그는 생각했다. '난 지금 일상을 뒤로하고 떠나는 중이야.' 그런 다음 그는 혼자 미소를 지으며 미래에 대해 환상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바위를 쪼아 만든 계단을 오르면서도 그는 줄곧 미소를 짓고 있었다.
- 그 저택이 나무판이 삐걱거리고 어두컴컴하며 벽에는 두꺼운 판자가 덧대어진 낡은 집이었다면,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으리라. 하지만 그 저택은 너무나도 현대적이었다. 어둑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건들거리는 판자 같은 것도 있을 턱이 없었다. 집 안에는 밝은 전등빛이 넘쳤다. 모든 것이 산뜻하고 밝게 빛나고 있었다. 이 집 안에 감춰져 있는 것, 숨겨져 있는 것이 존재할 리가 없었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두려운 일인지도 ...
- "보트는 절대로 오지 않을 거요. 우리는 그 모터보트가 우리를 이 섬에서 나가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소. 하지만 이 사건의 핵심은 우리가 이 섬을 떠날 수 없다는 거요. 우리 중 아무도 이 섬을 떠날 수 없을 거요. 이건 끝이오. 종말이란 말이오." 그는 잠시 주저하다 낯설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종말은 곧 평화요. 진짜 평화 말이오. 계속 가는 대신 종말에 이르는 것...... 그렇소, 그건 곧 평화라오." 그는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걸음을 옮겼다. 테라스를 따라 걷던 그는 바다 쪽으로 난 언덕을 비스듬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바위들이 물 속에 잠겨 있는 섬의 끝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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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요, 오래되고 유명한 소설이다보니 스포가 좀 있더라구요 ㅠ.ㅠ 전다행히 읽기전에 안봐서 ㅋ
절대 찾아보지 말아요. 그냥 봐요 우리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