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건강관리의 법칙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 임종한>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 담배보다 나쁜 독성물질 전성시대
임종한 지음 / 예담Friend / 2013년 5월

가족 건강관리의 법칙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 임종한>

  벌써 세권의 육아관련 도서를 읽어냈다.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육아..라니 나에겐 한참 먼 일이다.) 읽게 되는 육아도서였기 때문에 위즈덤하우스 퍼플 소셜평가단으로 만나는 이 세번째의 책이 솔직히 말하면 반갑지 않았다. 애기들은 좋지만! 아이가 들어간 책은 더이상 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단순히 아이의 식단 관리나 건강을 챙겨주기 위한 도서인 줄 알았던 이 책은 제목만 아이가 들어가 있을 뿐이지 온가족의, 아니 남녀노소 모두의 건강을 위한 책이었다. 단지 가족의 음식을 챙겨주고, 집안의 많은 것들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엄마'라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제목이 필요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고 나니 드는 생각이 '도대체 믿을 게 뭐냐??!'다. 온 세상 천지에 화학물질, 안좋은 것들 투성이에, 옆나라에서 흘러흘러오는 방사능 또한 무서워지기에 이르렀다. 저자의 의하면 '담배보다 나쁜' 과자, 음료수, 편의점 음식, 농약 뿌려진 과일, 새집, 장난감, 학용품.... 이런 것들이 아주 미친듯이 많다. 한 초반쯤 읽어가니 저자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또하나 생겼다. '그럼 뭘 먹고, 뭘 쓰고, 뭘 이용해야하나요...?' 환경의학 전문가인 저자는 역시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을 예상했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세상의 모든 해로운 물질을 마구 까발려 준다음,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분별하고 고르고, 이왕이면 조금 더 안전하게 먹고 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말해준다. 무작정 먹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것 보다는 '참아봐라, 그러나 안되겠으면 이렇게 해봐라.' 이런 식이라서 독자들이 슬며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나 역시도 몸에 해로운 많은 것들을 '자의적으로' 찾아서 흡입한다. 좋은 재료에 조미료도 없이 건강하게 음식해주는 엄마가 있는데도, 자꾸만 자극적이고 짠 것을 찾는다. 거의 나트륨 중독 수준이다. 좀 더 꼼꼼하고 똑똑하게 많은 것들을 고르고 싶지만 나의 귀차니즘은 자꾸만 설렁설렁 될대로 되라 식으로 행동하고 먹기로 이끈다. 과연 고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다시 그 습관대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은 지금 자꾸 이 책의 수많은 화학물질들이 떠오른다. 이 중 심지어는 먹는 음식에 들어가는 것이 폭탄 제조에 이용되는 화학물질이다. 정말로 소름끼칠 노릇이다.

 이 책에는 친환경 사이트, 식품 라벨 읽는 법, 영양성분표, 화학물질 목록표 등 정말 알찬 부록이 들어있다. 사실 좀 머리아픈 용어들이라서 다 읽지는 않았지만 하나하나 챙겨서 다시 보면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이 부록들을 기억해서, 조금이라도 건강한 것들에 한 발짝 다가서보자. 갑자기 많은 것을 끊기 어렵다면, 소비자들이 최소한으로 알아두어야 할 상식을 가지고 지금보다는 나은 생활을 해보자. 

  -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집'이라는 공간이 사실은 가장 위험한 곳이 될 수도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전보다 더 예민한 촉을 단단하게 세우고 주변을 둘러보아야 한다. 과거보다 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게 되었지만 오히려 그것들이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뒤바뀐 무서운 현실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건강에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쏟는 부모들은 무해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한다. 하지만 그 노력이 오히려 유해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87p)

  -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장난감보다 더 자주 만지고 접하는 것이 바로 학용품이다. 각종 문구용품도 온갖 중금속과 환경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아용 장난감 못지않게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아이들을 현혹하는 화려한 색깔은 대부분 중금속 물질인 납, 카드뮴, 크롬 등을 포함한 안료나 페인트로 덧입혀진 것들이다. 이 중금속은 어린이의 피부를 자극해 피부병을 유발하며, 지능이나 신경계통의 발달을 방해하고 지연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3p)

  - 이제 시골이라고 해서 그저 낭만적이고 여유롭고 건강한 환경만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한적하고 인적이 뜸한 곳일수록 발전소가 세워질 확률이 높고, 산과 들과 강이 한데 모여 있는 천혜의 환경은 공단 조성에도 최적의 환경이 된다. 농지는 농약으로 병들어 있고 여기저기에서 각종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터지곤 한다. 환경호르몬 노출에 의한 공단 지역 아이들의 생식기관 선천성 기형에 대한 사례는 앞서 소개한 바 있다. 그러므로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귀농을 한다 해도, 유해물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가득 찬 독성물질은 단순히 주거 지역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 이미 생활 곳곳에 깊이 파고든 일상다반사이기 때문이다. (156p)

  - 자연이 우리 아이들 건강에 좋은 이유는 의학적인 차원 그 이상이다. 자연의 가치는 모든 것을 초월한다. 물질적인 측면에서 성장이 지연되더라도, 우리의 환경과 건강을 지키는 데 많은 관심과 시간이 투입되어야 한다. 도시의 공기와 식품, 생활용품 등은 보다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이제는 공존이 답이다. 더 늦기 전에 자연과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자연은 그 자체로 치유이자 생명이기 때문이다. (276p)

"나는 가끔 우리가 삶을 연장한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과정을 연장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는 수명을 늘리긴 했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시간을 늘린 건 아니다." <존 로빈스의 100세 혁명> (시공사 2011)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