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 -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끝까지 지켜야 할 인생 키워드 35가지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이정환 옮김 / 예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칠십대의 청춘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 - 가와기타 요시노리>

 

 


 

 

 

 살다보면 인생에서 끝까지 지켜야할 것이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80세의 나이에 다다른 이 작가는 아마도 거의 한세기에 가까운 시간동안 많은 것들을 느끼고 알아채고 그러면서 살아왔을 것이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어른들은 어떻게 그렇게 통쾌하게 결론내릴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주저주저하는 어른들도 있지만.)' 시간이란 세월이 지혜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하고.

 

  그래서 나는 지혜라는 것을 얻기 위해 나이를 한참 더먹고 싶었을까. 그건 아니었다. 나이가 드는 게 아직까지도 두렵다. 이러한 걱정은 외면적으로나 내면적으로, 그 둘다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 시간이 흘러 야금야금 먹어진 '나이'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여러 명사들과 자신의 경험등을 토대로 이야기하는 35가지의 짧은 에피소드는 상상했던 단어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단어들을 주제로 이야기 되어졌다. 이 단어들을 가지고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내가 본 이 책의 저자는 80세에 다다랐지만 호탕하고 뒤끝도 없으며 쓸 줄 알고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청춘아닌 청춘이었다. 작가는 청춘이 마음으로 부터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읽다보면 나의 청춘이 무조건 스물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믿어진다. 좋은 인생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이 세상에 많고 많은 책에서 이 책이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다말할 수 있는 것은 쿨하고 통쾌한 작가의 철학이다. 그런 주장들 때문에 '이 사람은 정말로 행복한 사람이어서 나도 이렇게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꿈꾸는 인생이 있게 마련이다. 책 속의 키워드는 단지 나보다 더 긴삶을 산 사람의 지론일 뿐, 반드시 받아들여야 진짜 인생이거나 행복한 인생이 아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내 가치관과 맞지 않은 키워드를 종종 만났지만, 그것으로 이 작가의 말이 틀렸다거나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맞지 않는 건 빼내는 잣대가 역시 필요하다.

 

 

 

- 살아가면서 '잊는 데 고수'가 되어야만 한다. 아무리 반성하려 해도 한번 내뱉은 말이나 일단 선택한 물건은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 '상대방의 마음에 생긴 상처'를 지워버릴 수는 없고, 이미 생긴 일을 없었던 것으로 처리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어.' '엎질러진 물'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야말로 한번 엎질러진 물은 절대로 되돌릴 수 없다. 과거에 얽매이는 어리석음은 동서양의 모든 선인들이 지적한 바 있다. "지나간 일로 마음을 애태우지 말라.",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니 지나간 일로 치고 그대로 두자." (19p)

 

 -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존재라는 인식이 기본에 깔려 있어야 한다." 한 극작가의 말이다. 그 어쩔 수 없는 존재들끼리 상대하는 것이니까,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자세도 그렇다. 대인관계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상대방이 싫어하더라도 진심을 말할 수 있다. 싫어할 것을 두려워하여 마음을 속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부러 싫어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일 필요는 없지만,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7p)

 

 - 거짓말을 진실처럼 보이려면, 감추고 싶은 부분은 우선 거짓말을 한 후에 약간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아부에도 어느정도 진실은 필요하다. <군주론>으로 유명한 마키아벨리도 비슷한 말을 했다. "거짓말을 할 때에는 반드시 진실을 넣어라. 그 진실의 힘에 의해 거짓말도 진실이 된다." 진실이 섞인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면, 인간관계에서 실패할 확률이 확 줄어든다. (177p)

 

 - 요즘의 부모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하는 자식을 상대로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눈치만 살핀다. 이게 부모가 해야 할 행동인가. 왜 이렇게까지 자식의 하인 노릇을 해야 하는 것인지,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식사는 가족이 함께 모여서 하는 것이다. 본인이 나오지 않으면 굳이 갖다 줄 필요가 없다. 먹지 않으면 그만이다. 굶어죽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고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기개를 요즘 부모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응석이나 부리는 그런 자식을 이해 주어야 한다는 마음을 앞세우면서, 사실을 부모 자신이 자식을 떼어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11p)

 

 

 물욕 역시 나쁘거나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 있다면 사야 한다. 이것은 나의 변함없는 지론이다. 어떻게든 자동차를 가지고 싶은데 '물욕에 이끌려서는 안 된다.'라는 식으로 참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구입해서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는 쪽이 훨씬 건전한 삶이다. 누구나 마치 진리처럼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라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 얼마든지 있다. 다만, 그것이 행복의 모든 것은 아니다. 이 사실만 인식하고 있다면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은 얼마든지 사도 된다. (60p)

 

제목에 '나이에 밀리지 않고'라는 구절이 있어서 언뜻 서른이나 마흔쯤을 가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책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20대들이 읽어도 좋을 책인 것 같다. 그리고 밑줄을 그은 마지막 문단은 정말 기꺼이 받아들이고 싶을 정도로 공감이 간다. 지나치지 않게 물욕을 만끽하라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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