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부터의 혁명 - 우리 시대의 청춘과 사랑, 죽음을 엮어가는 인문학 지도
정지우.이우정 지음 / 이경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내 삶의 탄탄한 지도를 갖기 위한 <삶으로부터의 혁명 - 정지우, 이우정> 

 

 

 

  청춘, 가장 파란만장한 꿈을 꿀 수 있고 '청춘을 지나보낸 이들이 그리워 하며 바라보는' 계절이다. 요즘에 나오는, 흔히 청춘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청춘 조언서'들은 집채만한 파도같은 현실에 휩쓸리는 청춘들에게 감정적인 위로를 던지고 부드러운 손길로 다독인다. 한번쯤은 그런 위로도 가야할 길이 어디인지 혼동되는 청춘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하지만 넘쳐나듯 쏟아져나오는 그런 류의 책들. 그리고 그 책들을 비판하는 책들.. 청춘은 어떤 말을 들어야할지 갈 수록 갈팡질팡하다.

 

  <삶으로부터의 혁명>은 책과 영화, 많은 사상가들의 말과 함께 '삶을 중심에 두고 현실을 성취하는' 일에 대한 중요함을 강조한다. 현실과 삶 그 둘을 둘 다 버리지 않고, 대신 삶에 무게를 조금 더 두어 살아가는 방법을 많은 예시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청춘의 문제적인 모습인 잉여, 허무, 스펙에서의 강박.. 우리가 주위에서 볼 수 있었던 현실의 많은 장애물들에 넘어지지 않을 힘을 깨우쳐준다. 저자들은 강조한다. 자아에 대한 세 가지 인식틀을 확실하게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 세가지 인식틀은 우리 내부의 현실에 반응하는 부분인 '주인자아'와 그가 내린 명령을 충실히 수행할 '노예자아', 그리고 그 관계속에 갇혀있는 우리에게 그것이 옳은 것인지 항상 묻고 있는 '제3의 자아' 분류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의 완성도는 그 셋이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 그리고 마지막 '제3의 자아'가 얼마나 발전된 모습으로 함께하는지에 따라 높아진다. 그 중요한 '제3의 자아'의 결단은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책, 영화, 위인들의 삶 등을 통해 더욱 단단해진다.

 

  우리의 삶은 결국 내 자신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삶을 향해 열려있는 우리 자신을 만들어나갈 때만이 우연처럼 행복한 삶이 만들어질 것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나'를 가장 먼저 바라보고 사는 것. 그것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가장 큰 인생의 해결점이다. 가끔은 흔들리고 부정적이고 서투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처럼 자신을 바라보고 '매일을 인식하고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확실한 지도를 가진다면' 우리의 인생의 마침표를 찍을 때 탄탄하게 그려진 과거의 길을 회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청춘이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당당하게 찾아나가기를 바라는 열정 멘토들의 말들 속에서도, 청춘은 함정에 빠진다. 웬만해서는 청춘도 곧장 '맹목적인 자기계발'에만 매달리는 현실주의자나 세속주의자가 되기를 바라진 않는다. 그들은 대신 조금 다른 꿈을 꾸고 싶어 하고, 자기만의 열정을 가져보길 원한다. 그것이 설령 현실에 의해 녹초가 될지라도, 갈기갈기 찢어질지라도 한번 뿐인 청춘 속에서 무언가 남다른 것에 자기를 바쳐보고 싶은 마음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렇게 청춘 안에 머물게 되는 '꿈'이나 '열정'과 같은 단어는 멘토들의 응원 속에서 변질된다. (31p)

 

  - 우리가 흔히 '현실의 압박을 느낀다'라고 할 때 현실은 우리의 바깥 보다는 우리의 내면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즉, 현실은 우리를 바깥에서 억압하고, 공격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나 혹은 우리가 거기 참여하는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이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 안에서 우리를 채우고 있는 어떤 것처럼 다가온다. 그것은 ... 언제든 우리 안에서부터 우리를 향해 오는 것, 우리를 삼키며 내부로부터 분출하는 것에 가깝다. 실제로 현실이 정말로 우리의 밖에서 우리를 압박해 들어노는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54p)

 

  - 길을 걸으며 언제나 의식되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타자'의 시선이다. 그 타자는 진짜 사람이 아니며, '우리 안'에서 만들어진 어떤 집단적 형상의 시선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그 시선에 시달린다. (150p)

 

  - 서구는 언제나 활동성을 최고의 가치로 숭상해왔는데 20세기에 이르러 동양을 발견하면서 동양적인 것이란 오로지 정적이고, 고요하고, 활동하지 않는 초월적 차원을 지향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노자만 하더라도, 과연 정말 교외에 물러서서 바라만 보는 삶을 숭상했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오히려 노자가 주장했던 것은 '현실의 활동성'이 아닌 다른 활동성, 즉 '삶의 활동성'은 아닌가? 노자의 무위(無爲)는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세상의 자연성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노자는 무위에만 빠져있는 게 아니라, '무위를 통해 행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오히려 그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흐름을 타는' 어떤 새로운 생성의 가능성, 새로운 활동의 가능성에 대한 추구라는 여지를 더 강하게 품고 있진 않을까? (203p)

 

  - 여행은 많은 이들에게 '삶에 대한 새운 기대'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여행은 그 자체로 '삶을 향한' 작은 시도이며, 거기에서 우연히 만날지 모르는 타인은 기적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우연'이라는 게 단순히 '우연 그 자체'이기만 한 게 아니라, 그것이 우리의 내부로부터 촉발되는 어떤 것임을 알게 한다. 즉, 우연은 우리가 여행에서처럼 '삶을 향해' 열려있을 때, 그리고 삶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향해갈 때, 어느 순간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244p)

 

 

 사실, 읽는데 순탄치는 않았던 책, <삶으로부터의 혁명>

 거창한 제목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져올지는 모르고 읽었지만 지금 고민하고 있는 20대들이 이 책을 정독하고 가슴에 담아둔다면, 

 자신이 어떻게 길을 찾아야 하는지만큼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청춘들에게 필요한 건, 해답이 그대로 제시되 있는

 자기계발서 같은 책이 아니라 그 해결책을 직접 찾아나갈만한 용기를 주는 이런 인문학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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