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즈가 보낸 편지 -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작
윤해환 지음 / 노블마인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홈즈가 보낸 편지 - 윤해환> 2013년 시작과 함께 한국추리소설을!

 

 

 

 

 

 

 

 

 제목에서 보시다시피 이 소설은 셜록홈즈 '패스티쉬'소설 입니다. 패스티쉬라고 하니 뭔가 생소해서 찾아보았는데 원작과의 유사를 드러내면서 풍자나 해학이 들어가있지 않은 기법이라고 합니다. 만약 여기에다가 풍자가 들어간다면 패스티쉬가 아닌 '패러디'물이 된다고 하네요. 패스티쉬란 소재라서 그런지 작품 내에서 셜록홈즈에 나왔던 인물이 나오고 셜록홈즈의 대사들이 가끔 등장합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건 홈즈 패스티쉬지만 주인공은 새로운 인물이라는 거! 실제 인물인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가 '김내성'입니다. <홈즈가 보낸 편지>는 이 '김내성'이란 작가를 주인공으로 그가 어떻게 추리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셜록홈즈 이야기와 연계해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실 이 책은 이웃인 '특급변소'님이 쓰신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 책으로 6회 디지털 작가상을 수상하셨다는.. 예전부터 홈즈가 보낸 편지에 대해 약간씩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주셔서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드디어 출간이 되어서 읽게 되었어요. 출간 직후 인터넷 서점에서 꽤 순위가 높아서 너무 궁금했는데 그동안 바빴던 터라 2013년의 첫 독서를 이 책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홈즈가 보낸 편지>는 2013년의 시작에 꼭 맞는 추리소설이었습니다. 재밌게 즐길 수 있었던. 지금까지 읽었던 추리소설들을 생각해보면 셜록홈즈 단편 몇편과 한국 추리단편, 한국작가의 장편소설한권, 일본 유명작가의 소설 몇권..ㅋㅋ 이렇게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아서 한국 추리소설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추리소설 초보(?)가 단순히 재미에만 맞추어 평하자면 이 소설 정말 신선했답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요소를 갖고 있어서일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근현대의 배경(근현대사 무척 좋아한다는..)과 '김내성'이란 인물이 그 이유인데요. 예전에 봤었던 고전 배경의 추리소설 단편은 조금 실망한 감이 있었는데 <홈즈가 보낸 편지>는 새벽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일제강점기와 계속해서 나오는 우리 고유의 소품들(ex. 방갓)이 나오면서도 셜록홈즈와 외국인 친구, 그 당시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추리소설 작가의 이야기가 위화감없이 잘 들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긴장감 넘치는 3.1운동 배경의 오프닝! 꼭 셜로키언(셜록홈즈의 열성팬들)이 아니더라도 흥미를 일으키기는 충분했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서대문 형무소의 1081호 이야기. 이 부분 덕분에 더욱 긴장감 극대화!!

 

 

내성과 카트라이트는 조금 전 처음 만났다. 공통점이라고는 주근깨와 '엿=캔디'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셜록홈즈와 왓슨,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양인들의 이야기를 듣자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 25p

나에게 지금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관찰력, 글쎄. 추리력, 모르겠다. 지식, 없다. 그에 비해 카트라이트는 대단해. 어쩜 저리도 영특하지? 카트라이트가 부러웠다. 어떻게해야 그리될지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카트라이트처럼, 아니 카트라이트가 존경하는 셜록 홈즈처럼 되고 싶어! - 56p

내성은 대동강 저 멀리 사라지는 동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게 정말 현실일까, 저 이는 실존하는 인물일까, 혹시 이게 모두 꿈은 아닐가, 내일이 오긴 할까 고민하며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 89p

갑작스러운 호통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내성 자신조차 놀랐다. 자연스레 이야기하려 하였는데 감정이 조절되지 않았다. 사방에 가득한 박하향 때문이었을까, 생각과 달리 가슴이 두근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 183p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계획을 구상해야 했다. 소설이라면 트릭이 실패해도 괜찮다. 책이 안 팔리면 그만이다. 현실은 다르다. 치졸하다 비웃는 저들보다 못한 처지에 떨어지리라. 카트라이트가 이야기한 토막민처럼 몰락하리라. '도망쳐' 내성의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꿈틀거렸다. - 229p

과거의 사건도 현재의 고민도 미래의 정체도 모두 잊어버리고 그저 지금처럼 흐르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박힌 오래전 기억이란 이름의 바늘이 따끔따끔 가슴을 건드리며 조바심을 낸다. 우동 한 줄기 또르르 말아 입속에 넣으며 기억을 달랜다 이제 곧이다. 곧 모든 것이 해결될 테니 지금을 즐겨라. 한 그릇의 우동을. - 266p

 

 

 

 

책의 특이한 점은 작가가 '모른다고 본문을 읽는 데 딱히 큰 문제는 없지만 안 읽으면 섭섭할 매우 편협하고 사적인 주석들'이라고 적어둔 맨 뒷편의 10장 정도의 푸짐한 주석인데요. 사실 이렇게 뒷부분에 따로 정리해둔 주석들은 잘 읽지 않게 되는데 작가가 안 읽으면 섭섭할 매우 편협하고 사적인 주석들이라고 써놓으니까 '아, 왠지 엄청 비밀스런 이야기가 있을것 같다. 안보면 후회할것 같다ㅋㅋㅋㅋ' 하고 꼬박꼬박 읽게 되더라구요. 근데 재밌는 정보들이 가득! 혹시나 귀찮다고 넘어가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래도 '혹시나'하고 읽어보길 바라요. 아마 추리소설의 팬들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정보가 될 것이고, 저같이 추리소설과 많이는 친하지 않은 독자들은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듯 해요.

 

"You're the one! You're my Sherlock Holmes!"

널다리골 교회의 살인이야기 궁금하시졍?! (어머, 널다리골 교회 실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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