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청춘 - 보석같이 젊은 날을 위한 15일 인생수업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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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청춘 - 김열규> 청춘이 품어야 할 세상의 모든 가치   

 

 


"청춘에게 인생이란 시간은 무진장일 것이다. 젊은 시간은 오고, 오고, 가고, 가기를 끝도 없이 되풀이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뿐만 아니다. 젊은이들의 시간은 그 빛이 영롱하게 파르랄 것이다. 그 율동은 돌진하는 기관차처럼 역동에 넘쳐있을 것이다. 파랗게, 힘차게 맥동하고 있을 게 틀림없다." -12p

 

 

 

 

 

 

"낭만은 태양이다. 그것은 삶의 신천지를 비춘다."

 

 

청춘이란 말을 싫어했었다. 뭔가 오그라 들었었던 이 말. '청춘만 힘든가?' 청춘이 아닌 다른 시간들도 힘들다.

한없이 푸른 계절인 청춘, '도대체 왜 아프고 뭐든 경험해도 넘어지지말아야 하고 일어나야 할까?' '꼭 도전과 고통이 있어야만 진정한 청춘의 행동인가?'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쏟아져나오는 청춘을 위한 글들을 보고 의문을 가졌다. 그렇지만 참 사람이 간사하게도 궁금함에 이런 책들을 고르게 되더라.  "정말 좋은가?"하고서 말이다. 중고서점에 꽃혀있던 노란색 표지의 이 책. 제목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살짝 훑어본 내용이 끌렸다. 책이 참 이쁘게 편집되어 있기도 하고. 어쨌든 읽어보았더니 꽤 마음에 든다. 그렇지만 그렇게 감동적인 정도는 아니고 그냥 좋은 말들이 많았다. 위로와 채찍이 같이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고 어쨌든 기존의 내 삐딱한 시선을 조금은 저울질해주었다. 흔들려야 청춘이 아니라 흔들려도 부서지지 않는게 청춘이었다. 젊음이란 것이 방패가 될 수 있으니까.

 

 

 


 

 

책의 부제는 '보석같이 젊은 날을 위한 15일 인생수업'이다. 시간, 자아, 야망, 고독, 도전같은 것들을 이야기 한다. 몇가지 주목했던 것은 새롭게 보는 키워드 였다. 야망에 대한 정의, 고독, 결핍, 낭만, 죽음. 보통 청춘들을 위한 책들에선 볼 수 없는 키워드가 보였다.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야망이었다. 평소 그럭저럭한 만족까지만 추구하고 보다 높은 곳을 향해 목표할 수 없었던 나에게 야망과 포부는 조금 먼 단어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 동경이라는 뜻의 독일어 Sehnsucht를 발견했다. 독일어의 Sehn(보다)와 Sucht(찾다)의 조합. 진정 참다운 Sehnsucht는 두 눈으로는 안보이고 오직 마음의 눈에만 삼삼한 그것을 찾아나서는 일이라고 한다. 헤세는 Sehnsucht (동경)을 '순수하고 완전한 존재와 활동을 구하는 것, 그러면서 더욱더 순수하고 더욱더 완전하고 더욱더 가치있는 것을 구하기를 바라면서 자신을 키워가는 것'이라고 풀이했다(65p)  Sehnsucht, 젠주흐트의 자세로 바라보고 활동하기엔 나는 아직 용기가 없었다.


 

 

 

젊음의 시간은 폭포 같다. 청춘의 시간은 급물살을 탄다. 젊은 시간은 쏜살같다. 해일같이 율동하고 노도같이 내닫는다. 청춘의 시간은 폭풍이 되어 불어닥치고, 회오리가 되어서 몰아친다. 젊음은 그것들과 장단 맞추어서 뛰고 달리고 질주한다. 그래서 젊은 목숨은 질풍노도를 벗한다. - 15p

 

젊음의 자아는 잡동사니가 아니다. 잡것은 더욱 아니다. 입에 당긴다 해도 차마 잡채 같은 건 아니다. 뒤죽박죽의 잡누르미가 되어서도 안 된다. -40p

 

야망은 희망이되, 빤히 내다보이는 것, 정해진 길을 가기만 하면 손에 들어오는 것, 그 따위에 부치는 희망은 아니다. 미리 계산할 수 없고 결과를 저울질할 수 없는 것,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아스라하게, 높다랗게 꿈을 부쳐야 하는 것이라야 가까스로 야망의 지표가 된다. 그래서 야망은 피안에 부치는 염원이고, 초월을 다지는 소원이다. 야망은 아예 피안이고 초월이다. - 58p

 

 

 

 

'청춘의 슬픔'

젊음의 눈물은 철학의 구슬이다.

뭐, 어디선가 많이 들어온 생각같지만 표현이 마음에 든다.

 


 

 

레프 톨스토이의 '살면서 죽음을 생각하라'

 

죽음에 대한 테마의 앞부분이다. 이렇게 15일에 걸친 청춘 수업의 맨 앞장에는 선인들의 '시'와 '말'들로 인사를 대신한다.

'죽음을 생각하라 : 메멘토 모리'가 생각나는 구절이다. 끝과 마지막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 '죽음'을 통해서 삶에 대한 희망을 찾는다는게 모순적이고도 획기적이다. 나도 가끔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기억이라는 것의 끝, 그리고 생각이라는 것의 끝, 그 죽음이 어떻게 다가올지 신기하기도 하고 '무'의 존재로 들어선다는 것이 경악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기억을 통해 보다 찬란한 끝을 기약하기 위해서 진지하고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이 ㅎ.ㅎ

 

 

 

태어나면서 아는 사람은 최상이다. 배워서 아는 사람은 버금이다.

고생해서 배우는 사람은 버금의 버금이다. 고생해서 배우지 않으면 사람들은 이를 바닥으로 치느니라. -공자 <논어> 219p

 

"유머란 인간의 정상적인 행동에서 분간해 낼 수 있는 행동의 미묘한 불일치 또는 어긋남이다...유머는 우리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고양하고 우리가 제정신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유머 덕분에 우리는 인생의 부침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이다." - 찰리 채플린 

<그대 청춘>이란 책의 제목에는 꼭 부제가 붙었으면 좋겠다. 청춘이 품어야할 모든 교양과 가치라고.

이 책은 단순히 말뿐인 위로와 채찍을 주는 책이 아니다. 세상의 많은 글들과 말들에서 오는 지혜를 이용한 '수업', 청춘수업이다.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매체는 많다. 물론 여러 책을 통해서 많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지혜와 위로, 채찍까지 함께 준 책으로써 나에게 교훈이 되는 기억을 주었다. (물론 책과 시에 대한 정보도 얻었다 :) 이런 책들은 더욱 소중하게 간직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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