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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나는 혼자였다 - 화가 이경미 성장 에세이
이경미 글.그림 / 샘터사 / 2012년 4월
평점 :
극복에 초점을 맞춰본 그녀의 이야기 <고양이처럼 나는 혼자였다 - 이경미> #25
출판사에서 진행하던 출간기념 이벤트를 참여해서 처음으로 받은 책이었어요. 동물을 좋아하지만 반려동물로 가까이 지내본 적은 없어서 공감이 될 수 있을까 하면서 책을 열었는데 맙소사........ 주옥같은 말들이 가득하더군요. 왜 '성장 에세이'라고 이름 붙였는지 알았습니다.
고양이를 그리는 화가 이경미 (저자)는 조금 아픈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려운 가정환경, 아버지에 대한 분노, 어머니의 가출... 하지만 그녀는 그 모든 기억들을 담고 살면서도 그것들을 슬픔이란 감정만으로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닌듯 합니다.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는 상상이 가진 않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그녀는 지금 어떤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작은 단칸방에 서너개의 문이 있었다. 부엌과 골목길, 옆집을 향한 작은 창문. 그중 하나쯤은 내가 갖고 싶은 모든 풍경이 다 들어 있는 무릉도원 같은 곳으로 향해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초라하고 작은 미닫이 덜컹이는 저 문은 골목을 향해 열리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비중의 공기로 가득했던, 나의 작은 집 단칸방으로 향하는 문이기도 했다. "-137p
그녀는 그녀 자신의 우울함과 슬픔, 기쁨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을 마음 속에 품어 그림에 담아놓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참 그림들이 감성적이라고 느껴집니다.
"그 어떤 시간이든, 그 어떤 노력이든 흔적은 남는다. 그 흔적으로 인해 아프다 해도, 또 웃는다 해도 결국 식물처럼 서서히 자라나리라. 우리의 모든 경험과 지식은 그렇게 삶이라는 나무의 가지가 되어 세상을 향해 팔을 벌린다." -217p
삶이란, 스토리가 없다면 참 재미가 없어질 것 같습니다. 이 스토리는 작가의 경우처럼 어려운 어린시절 같은 '고난' 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슬픔, 기쁨, 즐거움과 같은 감정들을 일궈내는 모든 이야기를 우리 마음속에서 쌓고 또 쌓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의 어떤 기억을 떠올려 봤습니다. 1년이란 시간이 있었네요. 저에게 아무 흥미도 없고 지나가기만을 바래왔던 기간이었고 무언가 특별할 만한 것도 없었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희한하게도 그 기간에 대해선 이야기를 풀어내기가 아주 어렵네요. 스토리로 만들어내기 참 어렵습니다. 기억에 장애가 되는 것이 '고통'은 아니면서도 머리속에 남는 것이 없다는게 이상합니다.
스토리가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없다면 만들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삶의 원동력을 더 찾아주는 어떤 것, 작가에게 사랑과 치열함을 안겨주었던 어떤 것, 그 어떤 것이 혹여 슬프고 아픈 것이라해도 더 좋은 미래를 만들도록 돕는 촉매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어떤 것이 기쁨으로 가득찬 것이라면 더할나위없이 행복하겠죠.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그녀는 아마도 그 모든 것을 극복해냈다고 저는 느낍니다. 사랑, 결혼, 생에 대한 깨달음, 기쁨, 성취로, 그리고 그 치유는 사랑하는 고양이들과 고양이들과 함께 한 그림으로써 이루어졌을지도요 ^_^
" 나는 여전히 고양이처럼 혼자이지만, 어느새 그 외로움을 그리움으로 전환할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이런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 그냥 가! 네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 해도 말이야....... (Just go! If you don't know where you're going.)" - 33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