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셰인 존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세계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수많은 소설들이 우리에게 꿈을 꾼것같은 느낌을 주지만, 셰인 존스의 이 소설은 몽환적이고 몽롱한 꿈이었다. 깨어나면 '아, 이런 개꿈(ㅋㅋㅋㅋㅋ)'이라고 생각이 들것같은 한밤의 꿈이었다. 이제야 우스갯소리하며 웃고는 있지만 사실 읽는데 쉬운 책은 아니었다. 구성이 굉장히 독특했다. 주요인물인 새디어스, 비앙카, 셀라 등의 인물들이 나오면서 그들의 생각을 각자의 시점으로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작가는 각 페이지마다 누구의 이야기인지 알려주는 친절을 베푼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흥미를 유발시키는 독특한 서술부분이 있다. 예를들어 실종자 명단, 2월이 직접쓴 목록, 요리 레시피 등. 아마도 그러한 것들이 이 소설의 희미한 스토리라인을 조금더 짙게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우리 하늘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교수가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린 2월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p16'   '꿀과 연기냄새가 나는 소녀가 말했다. "우리 이야기는 온통 잘못됐어" -p97'

사진에도 나오다시피 '2월'이라는 계절의 한 지칭이 인물로서 등장한다. 이 때문에 첫부분에서 뭔소린가 하며 갸우뚱거리긴 했으나, 2월을 계절의 지칭으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2월의 특징을 가진 지배자로서 보다보니 훨씬 보기 편안했다.

힘센 지배자 밑에서 힘도 못쓰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 중에서도 2월에 대항하려는 사람들. 새디어스라는 인물은 그 대항자들의 중심에 선다. 그러나 하나둘 자신의 것을 잃어가며 그 중심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 속에서 '꿀과 연기냄새가 나는 소녀'의 존재는 2월이라는 독재자의 조력자이자, 마을사람들의 조력자이다.

하늘을 날지못하는 열기구와 추위, 아이들의 실종, 눈을 먹은채로 발견되는 사람들.. 이런것들을 아울러보면 판타지같은 미화 빼고는 사실 우리사회와도 별다를게 없다. 독재에 대한 대항, 혁명, 그리고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들. 그 독재 속에서 느끼는 불안, 슬픔, 합리화까지

 

'2월에 대한 첫 공격이 감행되었다. 새디어스, 셀라, 캘더 클레먼스, 해결사들은 여름인 척하는 방법으로 2월을 속일 계획을 생각해냈다. -p44'   '나는 당신에게 마술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모자 속에서 토끼들이 나오기를 바랐어요. 당신이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둥둥 올라가기를 바랐어요. 하지만 결과는 슬픔, 전쟁, 비탄 뿐 아무것도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내 마음속에는 정원이 있어요. -169p (2월의 주머니에서 찾은 쪽지)'

사실 2월의 행동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문이 남는데, 사랑에서 비롯된 피치못할 피해(?)라고 볼 수 있는 듯 하다.

그냥 단순한 소설을 확대해석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의 이름이 뭔가 낯이 익어서 그의 작품을 한번이라도 읽어보았을까싶었는데 언더에서 시와 소설로 이름을 떨친 젊은 신예작가라고 한다. 이번에 영화화된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책은 영상으로서 볼때 더 빛을 발할 내용일듯 하다. 몽환적인 그림과 함께 읽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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