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부를 위한 신디의 관계 수업 - 서로 다른 너와 나를 위한 9가지 결혼 심리학
신동인(신디)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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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행복 또는 복잡한 감정


결혼을 하게 되면, 그리고 신혼을 보내고 있다 하면 거의 대부분 행복한 얼굴로 묻는다. "신혼이라 좋지?" 이 말에 항상 웃으면서 좋다고 대답하곤 했다. 그러나 사실 그저 '좋다'라고 말하기엔 신혼의 감정이란 꽤 복잡하다. 분명 행복하고 설레고 좋은데, 거쳐가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원가족에서의 독립과 분리, 처음 겪는 중대한 결정 (집, 식 관련 계약 등), 새로운 가족과의 만남, 몇십 년간 다르게 자라온 두 사람이 결합해가는 과정 등, 젋은 부부에게 너무나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다가오는 시기가 바로 신혼이다.


실제로 나는 결혼 직전 메리지 블루를 심하게 겪었다. 메리지 블루는 결혼 전 남녀가 겪는 심리적인 불안, 우울한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생전 처음 겪는 오묘한 감정에 어찌할 줄을 몰랐다. 만약 이전의 나였다면 이 감정을 끙끙 앓고 다른 부정적인 모습으로 변환시켜 내보내거나 꽤 오랫동안 안고 있다가 터져버릴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약 1년가량 나 자신을 알기 위해 심리 상담을 받았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오랫동안 신랑에게 감정을 솔직하게 나누고 표현하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기도 한 결과, 지금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물론 티격태격하는 건 당연히 있지만 중요한 건 서로를 믿고 감정을 나눈다는 것이다.


오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국내 최초 온라인 부부 멘탈 케어 플랫폼 '신디 Sindy'를 운영하면서 저자가 쓴 이 책의 초반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저는 감히 우리가 결혼을 공부하지 않는 데서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나는 이 문장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무작정 참고 애써도 해결되지 않는 부부 관계도 분명 존재한다. 만나지 말아야 하는 배우자의 조건도 있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오래 끝까지 행복하게 살아야만 한다는 의무감으로 살아야 된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결혼을 공부함으로써 관계가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정말로 공감한다.


첫 페이지 목차만 살펴봐도 「요즘 부부를 위한 신디의 관계 수업」 책 속에는 꽤 상세한 분류를 통해 결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지식들이 담겨 있다. 결혼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결혼의 시작과 조건, 갈등과 정서를 다루는 법, 애착 유형, 서로의 상처를 다루는 소통법, 결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방법까지 꼼꼼하게 다룬다. 특히 내가 재밌게 읽은 부분은 우리가 믿는 결혼에 대한 신화 (=환상)와 오해를 다룬 부분, 애착 시스템, 부모와 현명하게 거리 두는 법, 부부가 각자 느끼는 사랑의 언어를 다룬 부분이었다.


중요한 건 '나'를 제대로 아는 것


내 친구는 가끔 이런 말을 했다. "연애를 하면서 내 부정적인 모습을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라고. 연애도 마찬가지지만 결혼은 조금 더 가까이 결속된 관계를 통해서 내가 스스로 알지 못했던 다양한 이면들을 목격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결국 결혼 과정에서도, 다른 모든 관계에서도 중요한 건 나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이라 생각된다. 나의 성장 배경 속에서 만들어진 성격과 사고 패턴, 애착 유형과 같은 것들이 '어려운 상황에 닥칠 때' 어떻게 튀어나오는지, 그리고 배우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고 다시 어떻게 되돌려 받는지. 「요즘 부부를 위한 신디의 관계 수업」을 통해서 다시금 떠올리고 점검하게 되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 티격태격하면서도 설레는 신혼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정말로 추천하고 싶어서 진심으로 이 글을 썼다. 


"상처 없는 사람 없고 갈등 없는 부부 없습니다. 상처와 불화야말로 결혼의 필수품이죠. 혼수나 예단은 생략할 수 있지만 상처와 불화는 생략할 수 없어요. 반드시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결혼은 부부가 작은 배를 타고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것과 같습니다. 크루즈 여행까진 아니더라도 편안하게 경치 정도는 구경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힘들게 노를 저어야 한다는 것, 결혼은 그런 겁니다. (서문, 12쪽)"


상처도, 불화도 당연히 필수라고, 결혼은 그런 것이라고 솔직하게 전하는 작가의 말이 묘하게 위로가 된다. 부부에게 삶의 전환점이 되는 크고 작은 일이 언제든 다가올 것이다. 가끔가다 이 책의 내용들을 다시금 펼쳐보며 마음을 가다듬고, 보다 성숙한 관계를 위하여 계속해서 노력해 보려 한다.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부부가 서로를 무찔러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함께 힘을 합쳐 불화라는 적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부부가 한편이 되어 불화라는 공공의 적을 물리쳐야 합니다.

불화를 겪는 부부들이 빠져들기 쉬운 오류 중 하나가 잘못된 상대를 만났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런데 내 배우자가 더 많이 배운 사람이라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더 높았다면, 돈이 더 많았다면 나는 정말 더 행복했을까요? 그럴 리가요. 그건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착각일 뿐이에요. - P108

외부로부터의 자극과 이에 따른 정서 반응을 우리가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정서 반응이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강력한 신호거든요. 지속적으로 그런 정서와 느낌을 받는다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통제할 수 없는 정서 반응에 짓눌려 살지 말고 이를 삶에 이용하는 겁니다. 좀 과장되게 얘기하자면 정서를 처리하는 방식에 따라 삶의 품격이 달라집니다. 정서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 될 때 부부 불화를 한결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 P127

여러분은 배우자와 서로 이런 안전기지가 되어주고 있나요? 여러분은 배우자에게 이런 든든한 땅이 되어주고 있나요? "큰 사랑을 받아본 사람은 어떤 시련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다" 한 드라마에서 나왔던 대사입니다. 이 대사에 애착이론을 적용해보면 큰 사랑은 서로에게 안전기지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의 불안과 외로움은 바로 이 안전기지가 되어줄 누군가가 없기 때문에 생깁니다. - P145

강하게 결합된 커플일수록 서로 떨어져 있어도 괜찮다는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사랑과 결혼이 나를 구속하고 내 자유를 제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상대에게 건강하게 의존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 P171

여러분은 어떤 사랑의 언어로 상대에게 이야기하고 있나요? 부부가 가진 사랑의 언어가 같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안타깝게도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와, 역시 맛있네! 당신 요리가 최고야."

남편의 칭찬에 아내는 이렇게 말하죠.

"맘에도 없는 립 서비스는 됐고, 고마우면 이따 빨래나 해."

‘인정하는 말‘이 사랑의 언어인 남편은 자기 방식대로 사랑을 표현했지만, ‘봉사‘가 사랑의 언어인 아내는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아내가 시큰둥하게 반응함으로써 남편의 접근을 차단하는 일이 반복되면 남편은 점점 사랑의 언어를 표현하기를 꺼리게 됩니다. 결국 서로 친밀감을 쌓는 길은 요원해지죠. 누가 잘못한 게 아니에요. 사랑의 언어가 다른 것뿐입니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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