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도 듣기 좋게 -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의 말하기 비밀
히데시마 후미카 지음, 오성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매 순간 예쁜 말을 골라서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닌데도, 긴장감이 넘치는 상황에도 미소와 인사, 칭찬을 건넨다. 일부러 멋진 말을 꾸며서 하지 않는다. 조심스러운 마음과 반가운 마음을 전하는 진심 어린 말에서는 억지를 찾아볼 수 없다. 말은 유독 신중함이 필요하다. 단 한마디의 말에도 어떤 누군가는 기분이 쉽게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고, 과하게 말하자면 인생의 나쁜 기억 중 한 조각이 되어 굳세게 뿌리를 내려있을 수 있다. 오래전의 일이지만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어색함을 지울 수 없는 내 앞에서 친근하게 첫인사를 건네는 누군가의 표정과 말투를.

 

무조건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쓸 필요는 없지만, 때때로 상대방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같은 말도 듣기 좋게’ 할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할 때가 있다. 긍정과 부정, 충고와 거절, 생각보다 꽤 많은 상황에서 쓰이는 대화법을 전해주는 이 책의 저자는 20년간 라디오 DJ와 나레이터로 일해온 사람이다. 한마디로, 사람을 상대로 끊임없는 대화를 하며 살아왔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농담도 여유 있게 주고받는 저자도 남들과의 대화가 어렵고 막막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유학시절 친구의 칭찬 한마디가 ‘즐거운 대화를 만드는 마법의 문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로, 물론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었지만 자신만의 노하우를 하나씩 쌓아나갔다.

 

그가 전해주는 대화법은 유창한 달변가를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들어주고 배려할 수 있는 긍정 에너지를 듬뿍 담고 있는 조언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대화부터, 일상적인 대화, 긴장을 푸는 법 등 ‘대화법’이란 주제에서 연상할 수 있는 상황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것들은 책의 내용으로 예상했던 것이니 당연하게 넘어가지만, 그 밖에도 꽤 유용한 팁들이 있다. 부제로 설명을 대신해 이야기해본다면, ‘근거 없는 비난을 튕겨내는 마음 코팅’, ‘아슬아슬한 대화에서 위트 있게 빠져나오는 법’, ‘진심 어린 사과야말로 최고의 대화법’ 등 답답한 대화 상황에서 능수능란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이 눈에 띈다. 긍정적인 상황에서 누구나 어떻게든 길을 만들 수 있지만, 부정적인 상황에서 ‘나만의 길’을 만드는 지혜는 꽤 도움이 된다.

 

이 책 한 권을 통해 실생활에서의 대화법을 모두 고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물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의 기분과 성향은 피치 못하게 ‘말’에 새겨지곤 한다. 저자의 긍정 에너지가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영향이 간다면 분명 좋은 일이 아닐까.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특히나 어려운 ‘말버릇’을 가꿔나간 저자의 노하우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언제든 이러한 상황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여유롭게 대처하는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52쪽,
매 순간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미소의 간’을 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요리의 간을 맞출 때 먹는 사람의 기호에 맞게 조미료를 적절하게 조절하듯이 최상의 미소를 찾기로 한 것입니다.

 


71쪽,
일부러 멋있는 말이나 어려운 문자를 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은 금세 티가 나기 때문입니다. 느낀 점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이 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해주었다는 진심이 전해집니다.

 


102쪽,
이유 없는 악의에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감정의 스위치를 차단해버리면 됩니다. ‘마음의 장벽을 쌓는다’란 말은 긍정적인 의미로 잘 쓰이지 않지만,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벽을 쌓는 일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상대방의 악의를 흡수하지 않기 위한 ‘마음 코팅’입니다.

 


120쪽,
대화 상대방을 관찰하고 대화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을 생각하는 습관만 들인다면 이 세상은 이야깃거리로 가득합니다. 평소와 같은 귀갓길에도 남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저 사람에게 말을 건다면 어떤 주제가 좋을까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면서 주변을 살펴보면 어떨까요. 이야깃거리는 물론이고 사물을 보는 시각도 넓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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