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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아가씨 ㅣ 페이지터너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남기철 옮김 / 빛소굴 / 2023년 4월
평점 :
디디에 에리봉의 <랭스로 되돌아가는 길>에 이어 잭 런던의 <에덴 마틴>, 그리고 어제 다 읽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우체국 아가씨>까지.
어떤 흐름을 생각하고 일부러 고른 책이 아니었는데, 그냥 그때 그때 읽고 싶은 책을 책장에서 뽑아 읽고 그 책들을 나열해 보니 '계급성'이라는 테마로 쭉 이어지는 나만의 독서 리스트가 되었다.
<우체국 아가씨>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 <초조한 마음>에 이어 두번째로 읽게 된 책이다.
<초조한 마음>을 굉장히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또 그만큼 기대가 컸는데 역시...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던 책이다.
일단 책이 너..무너무 재밌다. 전쟁 후 가세가 기울어져 하루 하루 어렵게 먹고 사는 형편인, 우체국에서 일하는 공무원 크리스티네가 부자 미국 이모의 초대로 스위스 초호화 고급 호텔에 휴가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급 신분 상승 스토리... 종/횡단하는 계급성... 독자라면 누구나 신데렐라가 된 크리스티네에게 공감하며 같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읽을 수 밖에 없는듯. 그렇게 크리스티네의 꿈같은 시간이 1편과 함께 후루룩 끝나버리고 2편에는 이제 현실로 돌아온 냉소 가득 크리스티네의.. 지긋지긋한 현실적인 이야기.
별 다섯개에서 하나를 뺀 이유는 마지막 부분이 조금 루즈했다..고 개인적으로 느꼈다. 호텔방에서 자는 이야기..아.... 슈테판 츠바이크...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줄 알겠는데... 사람 봐가면서 부자에겐 한없이 관대해지다 가난한 자는 괜히 탈탈 털어댄다는 그 현실을 말하고 싶어서 크리스티네에게 그런 경험까지 주어야 했나요... 그 남자놈 너무 억울충이어서 여자한테 화풀이고 때릴 것 같이 생겼음 (달자 혼자 개오바하는 중)
그리고 왜 우체국 터는 일을 남자놈이 다 계획하고 꼬득여서 여자한테 뒤집어 씌우노.... 하여튼 남자 놈들 말 믿으면 안된다ㅡㅡ
P.S. 이 책 원 제목은 <변신의 도취>라는데 원제목으로 출간이 되었다면 책이 전달하고픈 바와 더 가까웠을 것 같다는 개인적 감상. 프랑스에서도 찾아보니 <변신의 도취>라고 번역되어 출간되었더라고. 근데 뭐 이 당시 출간된 소설 제목의 특징인 것 같기도 하고. 우체국 아가씨...
아, 그리고. 읽으면서 느낀 점. 번역이 아주 깔끔하고 좋았다. 남기철 번역가님. 이름을 기억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