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최현자 지음 / 환상미디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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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특별히 엄청나게 재밌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절대 실망시키지는 않는... 항상 안정된 재미를 주기 때문에 신작이 나오면 대체로 빠짐없이 찾는 작가의 작품이라 이번에도 골라봤다.   

예상대로 거슬리는 것 없이 술술 한권이 즐겁게 읽어내려진다.  귀여운 여주와 나이 차가 좀 나는 약간 쫀쫀하고 속 좁은 남주의 밀고 당기기 한판.  결말은 당연히 여주의 한판승.  저렇게 잘 토라지고 걸핏하면 혼자 땅굴파는 놈에게 주기엔 여주가 좀 아깝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사랑이란 건 이렇게 콩꺼풀이 씌어야 가능한 것이니 또 전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개연성과 배경 등등을 꼼꼼히 따져나가면 트집 잡을 건덕지는 좀 있지만 별로 그런 것에 신경쓰고 싶지 않는 그런 상큼함이다.  

이렇게 내용과 결말까지의 부분은 깔끔한데 결정적으로 아쉬운 것은 주변 인물들의 처리.  작가가 시리즈로 쓰고 있는 작품들의 마지막이다 보니 전작의 주인공들이 줄줄이 퍼레이드로 나온다.  물론 재미있게 봤던 전작의 주인공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다른 작품에서 발견하는 건 같은 작가의 작품을 읽는 즐거움이긴 하다. 

하지만 뭐든 과유불급.  그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한쌍 정도만 나와주면 좋았을 것을.  뭐 그리 줄줄이 사탕으로 다 등장을 해주시는지.  -_-;;;   이 군살들이 전체적인 깔끔한 분위기와 맛을 텁텁하게 해버렸다.  과거 인물들과 조연들에 대한 지나친 애정만 아니었으면 좀 더 만족도가 높았을 텐데 아쉽다.

마지막으로 놀란 것 하나.  이 출판사에서 나온 걸로는 정말로 놀랍게도 오타를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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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16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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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권이 그저 그래서 볼까말까 했지만 그래도 극악연재를 기본으로 하는 일본 만화가 답지 않게 출간 간격을 지켜준 것이 기특(?)해서 봤는데 다시 재미있어졌다.  ^^

이제는 주인공이 노다메가 아니라 신이치가 되어가는 느낌.  이번의 메인 주제가 된 오케스트라 오디션의 긴장감이며 그 분위기는 옛날 일을 생각나게 해서 내게는 더더욱 즐겁게 와닿았단 것 같다.

질질 끌지 않고 스토리 진행도 어느 정도 가는 것 같고, 음악가의 음악성에 더불어 다른 상품적 가치와 마케팅을 강조하는 현대 음악계의 분위기도 작가는 꽤나 파악을 하고 있는 느낌.  다만 신이치의 연습 장면에서 단원들에게 원하는 음악을 요구하는 장황한 설명은 조금 오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학생들도 아니고 프로페셔널들에게 저렇게까지 세심하고 자세하게 설명을 하는 지휘자가 과연???

그런 사소한 걸 제외하고는 다음 페이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지는 진행의 긴장감이며 몰입도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원래 수준으로 복귀한 것 같다. 

이제 슬슬 마무리를 해도 좋을 분위기가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끌고 갈지, 혹은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지 궁금해진다.   빨리 다음권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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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와인
조정용 지음 / 해냄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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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경에 나온 책인데 그때 잠깐 보다 놓았다가 오늘 끝을 냈다.

와인 관련 서적을 몇권이나마 뒤적였던 짧은 경험에 비추어볼 때 상당히 쉽고 재미있게 잘 쓴 책이다. 
 
와인 전문 경매사인 저자의 잠재 고객이 될지 모르는 재력을 갖춘 관심있는 애호가들에게 어떤 와인을 고르고 투자해야할지에 대한 정보서로는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아주 특별한 이벤트를 제외하고 저렴한 1-2만원대 와인을 주로 마시는  평범한 애호가들이 와인을 고르는 참고서로 활용하려고 한다면 그 목적에는 부합하지 못한다.

투자에 좋은 와인 리스트의 높은 가격대는 뭐 투자 개념으론 당연하겠지라는 납득이 되지만 특별한 날을 위한 이벤트 와인 리스트에 기대를 갖고 봤다가 거의 기절.  나도 종종 애용하는 빌라 M, (여기부터는 가끔. ^^) 뵈브 클리코나 로랑 페리에 등을 제외하곤 모조리 0가 다섯개 이상 붙어있다.  거의 뇌물 수준으로 인사를 해야하는 상대가 아닌 이상 10만원대 이상 와인을 개인적인 이벤트를 위해 구입한다는 것은...  -_-;  

약간의 상대적 박탈감 + 내가 원하던 수준의 내용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만이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나름대로 시적으로 재미있게 풀어쓰려는 노력도 보이고 대부분의 경우는 성공했다.  (그러나 앞뒤 맥락을 파악하고 몇번을 읽어도 무슨 소린지 모를 정도로 축약된 부분도 한두군데 존재했다.  뭐,. 나의 무식을 탓해야지.)  재수좋게 좋은 와인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내가 마시고 있는 게 무엇인지 최소한 그 가치는 알 수 있을 것이고,  또 와인 전반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는 점으로 보면 나름 만족할만 하다.

좋은 얘기는 다른 감상에서도 줄줄이 나왔으니까 난 평소 성격대로 좀 까칠한 비평을 두가지만 덧붙이고 싶다. 

저자의 엄청난 경험과 높은 식견, 지식은 인정하지만 전체적으로 내가 곧 진리라는 논조는 좀 그랬다. 

책에서 극찬한 와인을 몇 종류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내 기억엔 고개가 갸웃해지는 게 한두 종류 있었고, 특히 저자가 칭찬하고 상당한 비중으로 예를 든 그 보졸레 누보는 내 인생 최악의 보졸레 누보를 넘어 내 인생 최악의 와인 리스트에 올려도 좋을 정도였기 때문에 이렇게 까칠하게 쓰는지 모르겠다.  나 혼자만 그렇게 느꼈다면 내 입맛이 괴상하다고 하겠지만 선물받은 병을 같이 뜯은 가족과 친구 모두 동시에 요리용으로 쓰자고 결론을 내렸고, 단골 와인샵의 매니저도 그 상표 때문에 보졸레 누보를 싫어하게 된 사람이 많다고 했을 정도였다.

와인이란 게 운송 과정, 보관 상태 등등 많은 변수에다 개인 취향도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감정가인 로버트 파커마저도 자기가 내는 와인 잡지에 '개인적인 취향이고 감상이라는' 전제를 달아놓는다.  객관적 사실 전달이 아니라 개인적인 취향에 입각하는 부분에선 논조를 조금 약화시킬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또 하나는 작가보다는 편집쪽에 가진 의문.  여운을 주기 위한 마무리가 아니었을까...하고 혼자 변명을 달아주고 있긴 한데... 샴페인 섹션에 들어갔어야 할 폴 로제의 처칠이 왜 마지막 부분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논조로 떡하니 달라붙어 있었을까?   짧게라도 결론을 내려주는 글을 붙이거나 아니면 차라리 세레나 서클리프에서 끝이 났어야 했다.  혹시 내게 파본이 온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글을 쓰는 지금 뒤늦게 하고 있다.  ^^

중언부언이 심했던 관계로 결론을 스스로 정리해보자면 수입이 대한민국 5%에 드는 사람에게는 훌륭한 실용서이자 지침서, 그 아래에 위치한 나같은 애호가에겐 꿈을 꾸며 즐기는 대리만족과 와인 지식서 정도.
 
비싸고 좋은 와인은 사실 아주 약간의 관심만 있어도 알 수 있다.  이 정도로 성장한 한국의 와인 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가격대비 이상의 역할을 해주는 와인에 대한 정보와 소개이다.  (물론 너무 히트치면 곤란하긴 하다.  그 신의 물방울 때문에 만원 후반대 가격으로 애용하던 와인이 3-4만원대 되어버린 쓰라린 경험이.... -_-++++)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올 댓 와인을 기대해본다.

그래도 이 책 덕분에 이번에 이태리에 가게 된다면 사올 와인도 한병 정했다.  프란차코르타 벨라비스타.  이걸로 사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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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9-05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동과 서의 차 이야기 한길 헤르메스 1
이광주 지음 / 한길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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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동과 서의 차 이야기지만 동양권의 차 얘기는 차선으로 불렸던 '육우'를 중심으로 한 중국이 대부분이고 일본과 한국은 고명 정도로만 소개된다.  유럽의 차 이야기도 영국과 프랑스를 메인으로 이태리나 독일등은 역시 양념 정도.


판매처의 분류는 미시사에 속하지만 저자가 밝혔듯 차에 관한 에세이이다.  저자의 개인적 경험이나 기행문의 느낌도 풍겨난다.  에세이로 봤을 때는 심도 깊은 내용이나 미시사나 생활사로 봤을 때는 기대에 못 미치니 원하는 바를 명확히 파악한 다음에 구입하거나 읽음이 좋을듯.


후기에 저자가 "나의 하루는 차와 찻잔을 마음 내키는 대로 그때그때 골라 차탁을 차리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에 친밀감 급상승.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루의 시작이다.  마감이나 급한 일 없는 날 아침, 주전자에 물을 올려놓고 무슨 찻잔에 무슨 차를 마실까 느~긋~하게 고르며 하루를 시작하는 건 정말 최상의 즐거움이자 나의 사치이기도 하다.  ^^ 


차에 대한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다양한 지식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기 힘드나 차를 좋아하는 사람의 차에 관한 관심과 즐거움의 행로를 따라가고 싶다면 읽을만하다고 하겠다.


종이질이나 편집도 아주 신경쓴 티가 팍팍 나는 예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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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괴물지.엠블럼, 중세의 지식과 상징 - 중세의 지식과 현대의 세계를 연결하는 '브리지(Bridge)'
최정은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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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자료 조사 겸 또 나의 또 다른 로망인 중세에 대한 정보 획득 겸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2천원 할인 쿠폰을 줄 때 구입한 책인데 할인을 감안했다고 해도 나로선 가격 대비 본전이 조금은 많이 생각이 난다.

물론 장점은 많고 또 의미도 있는 책이다.  저자가 한국인인데 이 추론과 사실의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은 내 능력을 벗어난 것이니 접어두고 한국에서 이 정도로 섬세하고 깊이 있는 중세 상징에 대한 철학적 연구가 진행됐다는 사실엔 놀랐고 또 박수를 쳐줄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서문에 언급한 문학과 철학을 사랑하며 '행복한 책읽기'에 몰두하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썼다면 이건 명백한 실패다.

이 제목에 이런 표지를 한 책을 고를 때 대부분의 독자들은 좀 더 넓고 얕은 지식을 원한다.  물론 이 정도 깊이와 현대성과의 나름대로 연결성을 찾는 작업을 선호하는 독자에겐 충분히 칭찬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결코 편안하고 행복한 책읽기는 아니었다. 

일단 너무 많은 각주.  각주가 필요한 그 내용들은 각주로도 이해하기 힘든 것이 군데군데 존재한다.  잘난 척이 아니라 난 중세부터 르네상스에 대한 기초 지식과 최소한의 흐름만큼은 파악하고 있는 독자다.  그런 내게도 중간중간 붕 뜨거나 연결이 되지 않는 내용들이 있었다. 

매 챕터 초반부에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영화나 애니매이션을 차용해 주제와 연결시켜 풀어나가는 시도는 신선했고 또 나름 의미가 있으면서도 납득이 가는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도입부의 힘이 그 챕터 끝까지 끌어가고 또 연결성을 주느냐의 부분에선 역시나 고개가 조금 갸우뚱,

전체 내용에 대한 느낌을 요약하자면 박사 논문의 첫 초고를 보는 것 같다.

차라리 이 책에 나눠진 4개의 챕터를 한 권에 다 몰아넣을 생각을 하지 말고 하나 당 한권씩 좀 심도있고 다양하게 짚어줬더라면 어쩔까 하는 아쉬움을 많이 가졌다. 

중세의 지식과 현대를 연결해보려는 시도 측면에선 의미가 있지만 중세의 지식과 상징을 체계적으로 전달해주는 부분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감상문 도입부에서 밝혔듯 중세의 상징에 대한 자료 확보 차원으로 눈에 불을 켜고 읽었음에도 그런 부분에선 특별히 새롭거나 독특한 내용을 건지지 못했다.

그러나 한가지 욕구는 확실히 생겼다.  로베르토 베니니의 '몬스터'는 꼭 찾아서 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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