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같은 사나이 신경섭 미국고시 3관왕되다
신경섭 지음 / 새로운사람들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경을 딛고 열심히 공부하거나 일해서 성공한 사람들의 그렇고 그런 얘기를 읽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인간이 나다.  시와 그런 류의 회고담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고 하면 주저없이 시집을 택할 정도로. 

가끔 일 때문에 별로 내키지 않는 자서전이나 회고담을 읽기도 하는데 그래도 읽기 시작하며 내키지 않던 마음과 달리 내심 감동도 쬐끔은 하고 그 성공담의 주인공에게 호감도 가지게 되긴 했다.  스테리오타이프라고 욕을 먹건 말건 그 호감의 주입은 이런 류의 책에서 필수적인 요소고 가장 기본 목적이다. 

그런데 이건 전혀.... -_-;   주인공이 뭘 말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이걸 통해 뭘 배우거나 감동을 받으라고 하는지도 모르겠고 결정적으로 대필작가의 능력이 정말로 꽝이다.  만에 하나 저자로 내세운 이 주인공 신경섭씨가 직접 썼다면 뭐... 오랜 미국 생활임에도 그래도 한국어를 많이 지키고 있었구나라고 하겠다.   하지만 그럴 확률은 지극히 낮은데.... 대필 작가의 역량이 이거라면 좀 미안스런 소리지만 밥 먹고 살겠냐 싶다.

물론 일이 엄청 밀려서 신경을 못 썼거나 돈을 너무 적게 주거나 해서 열받아서 일종의 사보타쥬를 했을 수도 있겠지.   무엇보다 단어 선택이 거슬렸고... 초반에 배웅이라고 써야할 자리에 마중이라고 떡~하니 써놓은 걸 보는 순간 기대와 다른 내용에 집중력 급강하.  

구성도 나름대로 멋을 부린다고 한 것인지 과거와 현재가 중간중간 교차되는 플래시 백 기법을 많이 썼는데 과유불급이다.  한두번 정도라면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해주겠지만 남발로 인해서 흐름이 계속 끊긴다.

이렇더라도 내용이 좋으면 모든 게 용서가 되는데 저자는 솔직하게 쓴다고 생각했겠지만 문제는 그 솔직함이 읽는 사람에게 별로 공감이 가지 않는다.  정말 사고 엄청 치고 다닌 이 사람을 수습하기 위해 어머니와 아내가 교대로 고생을 무지~하게 했겠다라는 생각 정도만.  주인공보다는 아내와 어머니에게 오히려 존경심이 생긴다.

미국의 로스쿨 안에서 겪은 체험과 공부 경험, 특허 변호사에 관한 경험자로서의 노하우나 뒷얘기를 조사하기 위해 책을 택했기 때문에 더 만족도가 낮았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별로.  더 피눈물나는 건 내 돈을 주고 샀다는 사실.  ㅠ.ㅠ  

다른 때는 이런 책을 살 때 자료비 청구를 하는데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조사하는 거라서 고스란히 내 돈이 나간다.   내용이라도 괜찮으면 곱게 자료만 정리하고 선물이라도 하겠건만 선물해서 함께 나누고픈 얘기도 아니다.  잘 모셔뒀다가 책 보내기 운동 그런 게 보이면 기증해야겠다. 

그래도 써먹을 6개의 파편은 건졌으니 고맙게 여겨야겠지. 

미국의 회계사, 로스쿨, 특허변호사를 준비하면서 약간의 배경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절대 피하길.  제목과 카페를 보고 혹하기 쉬운데 그런 얘긴 절대 없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의 검 1
김경미 지음 / 여우비(학산문화사)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뭐랄까 이 책은 작가에게 뭘 기대하느냐에 따라 호불호, 혹은 평가가 좀 많이 다를 것 같다.   답습이 되더라도 김경미표라면 상관없다는 사람들은 만족할 것이고, 다양한 캐릭터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매너리즘이라는 얘기를 할 테고. 

어차피 내가 읽는 책이니 남의 의견은 "입 닥치셈" 하고 내 생각을 정리한다면 재미있다. 

가진 카리스마 만땅에, 여자 혐오라 딸린 식솔 없고 직업까지 황제니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초냉혈미남 남주.  신비스럽게 자신의 의무에 충실하기 때문에, 조상들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타나 남주와 얽히게 된 여주.  자유를 원하는 여주와 그녀를 잡아두려는 남주의 실랑이 사이에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서로 마음을 확인하면서 해피 엔딩~

야래향을 그대로 연상시키는 남녀 캐릭터와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에피소드들이 곳곳에 보이지만 일단 아라비안 나이트와 스페인에 남은 무어풍의 분위기를 적절히 이용한 덕분에 비슷한 설정이나 인물들이 거슬리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로맨스를 읽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적재적소에 딱 맞게 배치한 내용이다.  로맨스 독자들의 지갑을 열어젖히는 힘이 있다고 할까.  
 
매너리즘 어쩌고 하는 소리엔 코방귀도 뀌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한 부분에 대해선 나도 동감이다. 

절대절명의 위기에 딱 세번만 부를 수 있는 뮤족의 소환이 산적 토벌을 위해서?   몇백년간 대치한 외국과 전쟁이라거나, 아니면 뮤족처럼 거부하고 사라진 또 다른 부족이 통일을 깨는 반란을 획책한다거나 등.  얼마든지 당위성 있는 사건을 만들 수 있었으련만.   소환의 이유가 고작 산적토벌이란 걸 안 순간부터는 남주의 위엄이나 카리스마 등등 모든 것들의 게이지가 급하강.  -_-;

좀 심하게 아쉬운 옥의 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술과 범죄
문국진 지음 / 예담 / 200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자체만을 놓고 보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미술과 얽힌 범죄 얘기, 혹은 법의학자라는 저자의 특수성과 전문성에 맞춘, 독특한 그림 선택과 분석을 기대한 입장에서는 실망스런 느낌.

특별히 미술과 범죄라는 제목을 붙일 이유는 미술품 도난과 관련된 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다.  그 부분만큼은 어느 정도 내 기대를 충족시켰으나 다른 챕터들은 다른 미술 전문가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정도의 평이한 그림 해설이다.

굳이 특징을 잡아내자면 살인이나 참수, 죽음과 같은 소재들이 드러난 그림들이긴 하지만 사실 범죄가 죽음 뿐인가?   굳이 범죄라는 테두리를 잡는다면 절도며 강도, 강간, 전쟁 등 그 범위가 엄청 광범위해지는데 그런 다양성이나 깊이라는 측면에서는 그저그랬다.

평도 좋고 제목들도 내 취향인 것 같아서 이 저자의 책들을 보관함에 많이 넣어뒀는데 왕창 지르지 않고 이것 하나만 먼저 사본 혜안을 일단은 칭찬하고 있다.   하나 정도 더 구입해보고도 이 정도의 평이함이면 나머지는 비워버릴 예정.

수확이라면 과거에 많이 사용했던 독물 중독의 증상과 대표적인 독에 대한 정보 정도랄까.   갤러리 훼이크나 그림판에서의 CSI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책 제목과 맞아줘야지.... -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일제국 1871~1919 크로노스 총서 3
미하엘 슈튀르머 지음, 안병직 옮김 / 을유문화사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원제는 번역 그대로 The German Empire로 2003년에 나온 비교적 싱싱한 책이다.  두께도 얇고 또 나의 로망이 소위 -절대적으로 서양인의 관점에서- 라 벨 에포크 시대라 쉽게 생각하고 덤볐는데 소프트한 내용은 절대 아니다.

비스마르크라던가 프로이센 등 독일 제국의 전신이 됐던 그런 인물과 사건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은 갖고 시작을 해야지 이걸 통해서 기초를 쌓겠다는 생각이라면 조금은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을 줄 것 같다.

얇은 총서지만 저자인 미하엘 슈튀르머는 말랑말랑 씹기 좋은 글쓰기보다는 아주 타이트하고 단단한 내용을 최대한 압축해서 전달하려고 하고 있다.  덕분에 낯선 이름과 지명, 또 세계사의 큰 흐름에서 생략됐던 사건들에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보는 불상사가 있긴 했지만, 1차 세계 대전의 발발과 진행에 대한 서술이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역사관이라 특히 더 흥미로웠음.  다 읽고 난 소감은 읽을만 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바로 얼마 전에 읽은 위대한 패배자에 등장했던 그 빌헬름 2세.  내가 20대까지 읽었던 수많은 대전사와 세계사에서 1차 대전의 원흉으로 등장했던 그가 대전 중반 이후에는 얼굴 마담이었고 지극히 무능했다는 평가를 연달아 발견하고 있는데... 해석의 주류가 바뀌는 것인지 아니면 그에 대한 실체가 벗겨지고 있는 것인지는 좀 더 많은 책을 읽으면서 파악을 해봐야겠다.

앞으로 어떤 증언이나 사실이 발견되어 내 인상을 변화시킬지 모르겠지만 빌헬름과 관련된 이 두번째 책까지에서 정립된 그의 이미지는... 단 몇십년만에 물려받은 세계 최강의 제국을 말아먹은 남자.  아버지가 피땀 흘려 이뤄놓은 수백억 재산을 돌아가시고 몇년 안 되어 경마로 다 털어먹은 아들을  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실제로 내 주변에 있다.  -_-;;;;)

미시사나 생활사만 읽다가 오랜만에 시대를 제대로 훑어내는 역사책을 읽었더니 약간은 버거웠는데... 묵직한 책을 읽어내는 체력을 좀 길러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아노의 숲 13
이시키 마코토 지음, 유은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 권에선 카이의 연주나 음악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다.  그를 빛내주거나 그를 괴롭힐 라이벌들이 중심이 된 것이 13권.   세계는 넓고 뛰어난 젊은 피아니스트가 많다는 걸 증명해주듯 일본을 벗어난 카이의 앞에 중국인 천재 피아니스트가 거대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쇼팽 콩쿠르의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다시 한번... 쇼팽 콩쿠르가 있는 해에 바로 그 시기에 유럽에 가고도 콩쿠르 사실을 까맣게 잊고 바르샤바 근처에 얼씬도 안했던 나의 멍청함을 또 한탄.  ㅠ.ㅠ  갔더라면 한국인이 세계의 피아니스트들과 경쟁하고 입상하는 그 현장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쇼팽을 원없이 듣고 와서는 아마 남은 평생 쇼팽을 거의 듣지 않았겠지.  ㅋㅋ

피아노의 숲이란 만화 전체를 하나의 교향곡으로 봤을 때 이번 부분은 다시 한번 몰아치는 튜티로 가기 위한 연결부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주인공의 종횡무진 활약을 매권 기대하는 사람들에겐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 권을 애타게 기다리게 하는 그런 초조감과 절묘함이 있는 내용.

11권 이후부터 비교적 착실하게 책이 나오고 있는데 14권이 빨리 나오면 좋겠다.  그리고 심하게 길게 끌지 않고 쇼팽 콩쿠르 얘기가 15권 정도에서 정리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슬며시 가져본다.

고전부터 낭만파까지하고는 절대 친하지 않은 내게 쇼팽을 듣고 싶어하게 하다니... 스토리와 그림의 묘사가 정말 세긴 센 모양.  오랜만에 판을 하나 올려봐야겠다.   만화에서 카이의 연주를 묘사할 때 늘 떠올리는 키신을 들어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