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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중권력 쇼군과 천황 ㅣ 살림지식총서 231
다카시로 고이치 지음 / 살림 / 2006년 5월
평점 :
살림 문고라서 당연히 한국사람이 쓴 것이려니 하고 읽어나가며 '한국인이 일본 역사에 대해 이런 방대한 지식을 갖고 촘촘한 연구를 하다니~' 하고 감탄을 했었다. 그런데 다 읽고나서 보니까 저자가 일본 사람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일본사람이 자기 국가의 권력구조에 대해 이런 객관적인 성찰을 하다니! 하고 찬탄.'
이 책은 가해자이면서도 피해자인척 하는 일본인 대다수의 역사관이 깔려있지 않다. 80년대부터 서구의 일본학자들 사이에선 주류적 의견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일본인들은 최근까지 절대 인정하지 않던 일본의 이중적인 지배구조를 건조하게 사실 그대로 서술하고 있다.
기름기와 장식을 뺀 아주 건조하고 담백한 서술은 역사 기록에 기본이지만 불행히도 많은 일본의 역사책에선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다. 다카시로 고이치가 주장하는 논거에 대한 찬반은 독자 각자의 몫이지만 서술 방식과 풍부한 논거들은 그 자체로도 읽을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얇은 문고판으로선 좀 버겁고 당의가 거의 없는 빡빡한 내용이지만 묵직하니 읽을 거리가 꽉 차있다. 하지만 입문서로서 잡기에는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든다. 일본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수많은 덴노와 쇼군, 막부의 이름을 따라가는데도 정신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일본 역사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유용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