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 우리의 두뇌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외 지음, 신상규 옮김 / 바다출판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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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주문해 책장에 꽂아놓은지는 몇달 됐는데 500쪽이 넘는 무시무시한 두께에 질려서 내내 눈팅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금 쓰는 글에 필요한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예감에 잡았는데 빙고~ ^^ 

질려서 시작할 엄두도 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한 안내를 해주자면  이 무시무시한 두께 중 거의 100쪽은 후주와 참고문헌이다.  책의 사이즈도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니 내용 자체로 놓고 보면 그렇게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길이는 절대 아니다.  더불어 읽기 편한 문체에 재미있는 내용이라 술술 읽어지 듯.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라마찬드란 박사는 인도인이다.  인도라는 정신과 신비체계를 중시하는 문화권에서 성장한 덕분인지 서구문명 특유의 논리적인 사실에 철저히 입각해 살고 있지만 과학으로 풀어낼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수용이 상당히 유연하다.  설명되지 않는 부분은 거짓이나 무시해야할 것으로 치부하는 상당수 서구 과학자들과 다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

과학적인 동시에 철학적인 서술에 대해 놀라면서 저자 소개를 봤더니 의학박사인 동시에 철학박사.  -_-;;  남은 하나도 없는 박사학위를 그것도 가장 골때리는 분야에서 두개나 갖고 있다니... 좌절감을 느끼게하는 프로필임.

내용은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다.  심리분석이나 정신과에서는 다르게 해석되는 증상을 신경학적인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올리버 섹스 박사의 책들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사실 이 책안에서 올리버 색스 박사의 임상 사례가 수없이 언급되고 추천사도 섹스 박사사 써줬다)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환상사지.  심리학적인 문제로 이해하고 있었던 절단 후 환상통증에 대한 신경뇌과적인 고찰과 접근법은 정말 흥미로웠다.  동시에 아주 감동하면서 봤던 닥터 쿄토 진료소에서 이 부분에 관한 에피소드에 의학적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부가.  ㅎㅎ;

내 뇌가 그럭저럭 정상적으로 돌아가주고 있다는데 아주 감사하게 되고 너무나 평범하다는 이유로 나를 구박하지 말아야겠다는 깨달음이 생긴다.  반대로 원인을 서서히 찾아내지만 그 해결방법은 아직도 미궁 속에서 헤매는 뇌신경 관련 질병에 대한 현실에 갑갑함과 두려움을 느낀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지적자극과 재미 양쪽을 충족시키기 아주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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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굵기에 당황...<< 리뷰 많이 참고 되었습니다! thanks to !

popy1 2007-11-23 23:23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됐다니 저도 기쁘네요.
근데 두께... 처음 보면 정말 후덜덜하죠. ^^

아잉~ 2008-04-04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보니 구매욕구상승 ^^,BBC 브레인스토리(6부작)를 봤는데 그기서도 환지통환자 이야기나올때 흥미있었습니다..

popy1 2008-04-04 17:32   좋아요 0 | URL
재미있는 다큐멘터리였을 것 같네요. 참고가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시면 좋겠네요. ^^
 
부엌의 문화사 살림지식총서 157
함한희 지음 / 살림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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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제목 그대로라고 보면 된다.  요즘 세대들에겐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 일본식 적산가옥인 친가와 한옥인 이모네에서 이 책에서 묘사되는 아주 전근대적인 부엌부터 현대적인 부엌까지 다 구경을 해본 입장에선 이 변화의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내가 그 안에서 노동을 하는 당사자가 아니었기에 어렴풋한 기억만 남은 그 공간에 대한 추억과 고찰이 동시에 되는 경험이랄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일찍 아파트 생활을 시작한 축에 속하는 내 부모님 덕분에 문화주택의 부엌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2단 서랍장 정도의 냉장고에서 작은 냉동실이 달린 냉장고 (냉동기능 형편없었음. -_-)가 우리집에 들어왔던 기억.  냉동실과 냉장실이 분리된 문이 두개인 냉장고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 등등이 새록새록 돌아온다.

그리고 엄마가 무지하게 동경했던 그 코끼리 밥솥도.  ㅎㅎ  스테인레스 그릇계는 생소하지만 밥솥계는 엄마가 들까말까했던 기억이 남.  (들었는지 안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부엌의 위치와 역할과 함께 변화되는 -엄청 지지부진인- 여성의 역할 변화에 대한 고찰도 돋보이긴 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시대별 부엌과 연관된 문화 얘기가 흥미로웠다.  재미와 지적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재미있는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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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
정구선 지음 / 국학자료원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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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놓은 지는 정말로 한참 됐는데 이상하게 손에 잡히지 않아 내내 구르다가 얇다는 이유로 외출이 잦았던 주에 간택되었다. 

고려와 조선의 공녀에 관한 체계적인 정리는 이 책이 유일하니 이것도 감지덕지해야겠지만 내용의 밀도와 분량을 놓고 냉정하게 평하자면 학사나 석사논문 정도의 수준.

공녀가 보내진 연도와 숫자, 그리고 파악된 이름 정도의 데이터가 충실하게 수록됏다는 게 이 책이 가진 가장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자료를 찾는 출발점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더 깊은 부분은 여기저기서 파편을 찾아 모으거나 상상력을 발휘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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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중권력 쇼군과 천황 살림지식총서 231
다카시로 고이치 지음 / 살림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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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문고라서 당연히 한국사람이 쓴 것이려니 하고 읽어나가며 '한국인이 일본 역사에 대해 이런 방대한 지식을 갖고 촘촘한 연구를 하다니~' 하고 감탄을 했었다.  그런데 다 읽고나서 보니까 저자가 일본 사람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일본사람이 자기 국가의 권력구조에 대해 이런 객관적인 성찰을 하다니! 하고 찬탄.'

이 책은 가해자이면서도 피해자인척 하는 일본인 대다수의 역사관이 깔려있지 않다.  80년대부터 서구의 일본학자들 사이에선 주류적 의견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일본인들은 최근까지 절대 인정하지 않던 일본의 이중적인 지배구조를 건조하게 사실 그대로 서술하고 있다.

기름기와 장식을 뺀 아주 건조하고 담백한 서술은 역사 기록에 기본이지만 불행히도 많은 일본의 역사책에선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다.  다카시로 고이치가 주장하는 논거에 대한 찬반은 독자 각자의 몫이지만 서술 방식과 풍부한 논거들은 그 자체로도 읽을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얇은 문고판으로선 좀 버겁고 당의가 거의 없는 빡빡한 내용이지만 묵직하니 읽을 거리가 꽉 차있다. 하지만 입문서로서 잡기에는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든다.  일본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수많은 덴노와 쇼군, 막부의 이름을 따라가는데도 정신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일본 역사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유용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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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르 - 전3권 세트
이지환 지음 / 청어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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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투스 시리즈 중 1화인 프로젝트 드러스티가나 왔을 때 그 주인공들보다 더 많은 기대를 모았던 라탄과 서린의 이야기가 1년여의 기다림 끝에 나왔다.  일찍 사면 할인을 많이 해준다고 해고 6월에 예약 주문. 

책을 받은 건 6월 말이고 그날부터 바로 읽기 시작했지만 완독은 지난 주인가?   2권까지는 어영부영 읽어나갔지만 3권은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한참을 질질 끌었다.  강렬한 흡입력과 몰입을 유도하는 이지환 작가 특유의 글 스타일로 볼 때 이건 초유의 사태다.  

많은 준비를 했고 많이 공을 들였다는 건 충분히 알겠지만 그 준비와 공을 좀 덜어내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과유불급이랄까?   이지환 작가가 작품을 위해 인도에 다녀온 모양인데 그녀는 가지 않았거나... 아니면 갔다온 다음 그 느낌이 사라지길 기다려서 완성을 지었어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놓고 인도 기행문이라고 했을 때 "에이 설마~" 했는데 나도 동감이다.  -_-;  인도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기행문을 쉽게 풀어가기 위해 남녀가 들어간 것 같을 정도로 본말이 전도되어 있는 느낌이다.

아사벼리 이후 스타일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작가로서 당연한 권리고 또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건 좀 아니었다.   그녀가 갖고 있는 최고의 장점인 몰입력과 두근거림이 사라지자 반복되는 미사여구에 지루함이 엄습.  --; 

만약 이지환 작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썼다면 그 노력과 세련미에 점수를 좀 더 주겠지만 이지환이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기대치가 있는 고로... 아무래도 점수가 박해질 수밖에 없기는 하다.  그 모든 걸 감안해도 이건 2권짜리 플롯이었다.

아쉬움을 접고 역천을 기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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