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의 집 - 손으로 만드는 따뜻한 세상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리처드 브라운 사진 / 윌북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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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 너무나 시끌거리는 세상을 도피하고 싶은 충동으로 고른 책인데 현명한 선택이긴 했다.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느린 삶을 추구하는 타샤 튜더라는 할머니의 생활과 그녀가 직접 만든 공예품(물론 튜더는 이 단어를 싫어한다지만)과 그걸 만드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복잡한 머릿속이 좀 정리되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걸 느낀다.  손을 움직이는 단순 노동이 만들어 주는 평온함을 눈요기를 하면서 대리만족을 한다고 하면 정확한 표현이지 싶다.

각 장별로 나눠서 먹는 것, 천과 바느질, 도자기, 화초 가꾸기나 비누, 양초 만들기 등등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것을 가능한 손으로 만들어서 사용하는 타샤의 생활과 집의 모습이 공개되는데 우리가 얼마나 분업화되어 편한 삶을 사는지 실감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하다.

옷을 만들기 위해서 양을 키우거나 아마를 재배해 그 털이나 섬유를 얻어 실을 자아내고 그걸 다시 베틀에 걸어 천을 짜서 옷으로 만들기까지.... 아마가 옷이 되는데 3년이 걸린다니 앞으로 린넨이 비싸다고 투덜거리는 걸 말아야겠다.  특히 아직도 수공업으로 주로 만든다는 그 이집트산 린넨에 대해서는 그 어마어마한 가격이 이제 이해가 될 것도 같다.

타샤 튜더처럼 살라고 하면 불가능이겠지만 예전에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생각했던 튜더의 코키 코티지 투어에 대한 욕구가 다시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  그러나 모든 외국인을 예비 테러리스트 취급하는 미국의 재수없는 입국 심사가 떠오르니 욕구 급하강이다. 

타샤의 정원을 읽으면서 타샤의 집이 어떤지 궁금했는데 제목과 달리 집이 중심이 되어 자세히 보여지는 건 아니다.  그 이유는 원제목을 보면 다들 이해가 될 듯.  하지만 단편적으로나마 엿보기를 할 수 있었으니 이걸로 만족하기로 했음.  타샤의 집을 채우고 그녀가 사용하고 만드는 물건들의 구경만으로도 훌륭하니까. 

튜더 시리즈는 읽기보다는 보는 책이다.  꽂아놓고 머리 시끌거리고 평화가 필요할 때 사진이라도 훑어보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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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향연 - 교양으로 읽는 중국 생활문화 3
야오웨이 쥔 지음, 김남이 옮김 / 산지니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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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을 매긴다면 별 세 개 반 정도.  교양으로 읽는 중국 생활문화 시리즈 중 하나로 좀 산만하다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꽤 재미있게 읽었다.

중국 음식의 역사와 계절별 음식, 또 특이한 것은 지역이나 민족별로도 음식들을 각기 소개하고 있어 중국 음식 문화를 전반적으로 훑어보기에는 이상적인 구성인 것 같다.

다만 내용이 좀 현대적이랄까?  소개 내용의 비중이 현대에 많이 비중이 있어서 과거의 중국사람들이 시대별로 뭘 먹고 살았고 하는 등등의 자세한 내용을 찾는 사람에게는 좀 부족하다는 감이 있다.  없다는 얘기는 아니고 이제 흥미진진한 본편이 나올 즈음에 딱 끊기는 그런 예고편을 보는 느낌. 

사진이 많기는 한데 문제는 내용에 소개되고 있는 것들과 관계없는 게 많아서 글로 상상을 해 채워넣어야한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그 부분만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아주 괜찮은 입문서가 됐을 텐데. 

그리고 중국이 아닌 제 3국인의 시각에서 볼 때 은근슬쩍 비치는 중화주의랄까 중국 중심주의 사상이 아무래도 눈에 좀 거슬리긴 한다.  아마 이건 이 책을 읽기 얼마 전에 비슷하게 중국 음식을 주제로 한 장징의 책을 읽은 영향이 클 것이다.  그걸 읽지 않았더라면 그러려니~하고 별로 신경쓰지 않았을 듯.

이런저런 불평을 늘어놓고 있는 감이 있는데 말 그대로 교양이나 입문 차원에서 보기에는 별로 나무랄 데가 없는 책이다.   책의 제일 뒤에 이천효 교수가 책 내용을 완전히 아우르는 요약을 완벽하게 해놨으니, 혹시라도 이 책으로 숙제를 해야할 사람은 인터넷에서 요약본 찾아 삽질하지 말고 사던가 빌리던가 책 구경이라도 좀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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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 연대기 - 전8권 세트
장 마르칼 지음, 김정란 옮김 / 북스피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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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과 아더, 기네비어와 란슬롯, 트리스탄과 이졸데, 퍼시벌, 갈라하드, 가웨인, 모르간 등 어릴 때부터 수많은 만화나 동화에서 만나고 또 조금 성장해서는 볼핀치 등 많은 학자들이 정리한 글에서 단편적으로 만나왔던 이름들이다.

띄엄띄엄 만나던 그 전설의 구슬들이 엮어져서 8권의 전집으로 세상에 나왔을 때 망설임없이 구입은 했지만 만만찮은 분량이 부담이 되서인지 꽤 오랫동안 책장에 꽂혀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 12월에 1권을 시작해 쉬엄쉬엄 읽어온 게 어느덧 반년.  주인공들이 살아왔던 그 오랜 세월과 모험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드디어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수많은 이본들을 모아 -때문에 이전에 다른 저자의 아더왕 관련 텍스트를 접했다면 내용이 다른 부분도 꽤 많이 발견할 것이다- 그 총 집결판을 만든 저자의 내공에 일단 감탄하고 그 상징성을 매력적이고 상세한 각주로 설명해준 번역자의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고 번역자의 능력에 따라 작품이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이 아발론 연대기를 보면서 절감했다.  엄청나게 귀찮고 힘든 작업이었을 텐데. 그리고 보통 내공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각주들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갖고 있는 이해나 공감의 상당 부분이 날아갔을 것 같다.

사건이나 인물의 상징성을 설명해주는 각주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대인의 시각에서 읽을 때 아발론 연대기는 엄청나게 많은 모순을 안고 있고 구성상에서 논리적 비약이 심하다.  수시로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 등장인물들의 개념이나 도덕 관념.  실패를 통해서도 전혀 학습이 되지 않는 기사들의 모험담에 순수하게 현대적인 시각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디-워가 까였던 건 유도 아닐 듯.

하지만 이 모순은 여신 숭배를 기조로 하는 캘트 신화를 중세의 기독교 사상이 싸안고 그 흔적을 지우려는 노력의 결과라는 걸 감안하고 상징성을 하나씩 파악하고 읽어나갈 때 해골 속에 뇌 대신 근육이 들어가 있는 기사들이며, 막판에 가서 적반하장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란슬롯 등등의 모든 사건들이 이해가 된다.

예정된 파국을 향해 간다는 게 성배의 모험담 이후 독자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면이 있지만 아더가 아발론 섬에서 언젠가 돌아올 거라는 오픈 엔딩의 전설을 남긴 게 이 작품의 매력이지 싶다. 

어릴 때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들 이야기의 광팬이었는데 그때 비어있어 궁금했던 그 빈자리를 어른이 되어 채울 수 있었다.  파편이 아니라 전체 덩어리를 힘있게 그려나간 저자의 노력과 어쩌면 모험일 수 있었던 출판을 해준 출판사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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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누드 문화사 살림지식총서 191
최유경 지음 / 살림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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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 3국 중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적극적으로 서구 문물을 받아들였던 일본에서 누드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또 예술로 인정받게 됐는지 그 과정을 통해 메이지 유신부터 1900년대 전반까지 일본의 문화와 그 문화가 국가적으로 이용되는 상황에 대한 내용이다. 

이렇게 요약을 하니 좀 딱딱하고 재미없는 글일 것 같지만 화제가 됐던 누드화와 비교대상을 적절히 골라 보여주면서 재미 위주의 내용들이기 때문에 꽤 쏙쏙 잘 읽힌다.  분명 재미는 있지만 또 너무 가볍거나 중구난방이 아니어서 새로운 사실을 만나는 즐거움도 분명히 있다.

식민지라는 당시 상황상 필연적으로 일본을 통해 서구 문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한국의 서양미술사와 누드화에 대한, 짧지만 꽤 읽을만한 정리를 마지막 챕터에 해놨는데 특히 누드화로 도쿄 미술학교 수석졸업에다 일본 문전 특상을 수상한 김관호라는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수확이라면 수확.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느낌인데... 당시 일본의 문전이며 조선의 선전의 수상작 선정에 관한 스캔들이랄까, 잡음들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서 한국과 일본이라는 나라는 나쁜 건 참 많이 닮았고 서로에게 지독하게 잘 이식을 시켜줬다는 것.  또 그 도제식의 줄대기 문화는 21세기인 지금까지도 무시무시한 생명력을 과시하면서 지겹게 살아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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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 -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의 아름답고 놀라운 이야기, 2007년 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도서
마타 윌리엄스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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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동물 관련 책들을 엄청 지르던 동생의 컬렉션 중 하나인데 적당한 두께의 얇으면서도 머리 복잡하지 않은 책을 찾다가 골라서 읽어봤다.

예전에 감상문을 올렸던 리디아 하비의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와 비슷한 류의 글인데 같은 동물 대화라고 해도 둘의 소통 스타일이랄까...  대화에 대한 설명이 좀 다르다는 느낌.  어느 쪽도 해본 경험이 없는 제 3자니까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느낌상 리디오 하비 쪽은 좀 더 정확한 대화의 느낌, 이쪽은 텔레파시에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이쪽이 좀 더 호객을 열심히 하는 느낌을 받았다.  ^^;

내용은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는 -혹은 할 수 있다는- 마타 윌리엄스라는 사람이 자신과 대화했던 동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에게 지도받아 동물과 대화에 성공한 주변인이나 제자들의 경험담을 그 동물의 사진과 함께 실명으로 싣고 있다.

쿨한 회의주의자인 입장에서는 고난이도의 아주 창의력 뛰어난 사기꾼이라고 봐야겠지만 내 자신이 어느 정도는 애니미즘의 신봉자다 보니 뭐 그럴 수도 있지. 사실이라면 진짜 부러운 능력이군이라는 정도로 마무리. 

그런데... 책과 상관없이 열 받는 것 하나.  왜 내 개는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물과 주인, 하다 못해 식물과도 가능했다던 그 직관적인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냣!!!  매 챕터 말미에 나와있는대로 집중하면서 무수히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완벽한 무시 아니면 픽 쓰러져 잠자기.  -_-a 

나도 이런 도닦기나 수련 등등에는 진짜 재주가 없고 오로지 현실을 추구하는 인간이니... 이 개가 나를 닮아서 그러려니 하고 포기하기로 했다.  

사실이건 픽션이건 인간과 동물간의 얘기는 또 항상 감동을 주고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 테마라는 점도 후한 점수를 주게 되는 것 같다.  별 세개 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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