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중국문화 16
천팅여우 지음, 최지선 옮김 / 대가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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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예에 관한 기초 지식이 필요해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그냥 책으로 제대로 보자 싶어 주문했는데 인터넷이 아무리 발달해도 아직은 책이 있어야 한다는 걸 증명해주는 증거.

상나라의 갑골문자부터 시작된 중국의 글씨체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발달된 과정을 시대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단순히 시간 순으로 훑어내려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간중간 따로 챕터를 두어서 중국 서예사에 큰 족적을 남긴 왕희지 일가와 같은 인물들에 대한 심층적인 설명도 해주고 있고 또 말로만 듣던 유명 서첩들을 사진으로나마 만날 수 있게 도록도 아주 풍성하다.

그냥 막연히 예서, 초서, 행서 등등, 미술 시험에 필요한 글씨체의 이름과 모양 정도만 기억하고 있는 완전 초보자에게 중국 서예사의 도도한 흐름과 그 정신, 글씨를 감별하는 이론과 심미안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알게 해주는 좋은 안내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과거를 설명해주는데 그치지 않고 현대의 중국 서예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고 어떤 새로운 시도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추상화와 흡사한 형태를 시도하는 현대 서예를 보면서... 이해나 감동은 잘 되지는 않지만 이 또한 수십년, 혹은 수백년 뒤에 어떤 평가를 받고 00체로 인정받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이 솟는다.

이 시리즈 정말 마음에 든다.  흥미분야만 하나씩 사고 있는데 차곡차곡 하나씩 다 모아볼까 하는 욕구도 새록새록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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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9-08-27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저도 중국의 서예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접해야 할지 막막했거든요.

popy1 2009-09-01 13:26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됐다니 기쁘네요. ^^
즐거운 독서가 되시길 바랍니다.
 
민가 중국문화 9
샨더치 지음, 김창우 옮김 / 대가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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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심란했던 주간 중 하나인 5월 마지막 주에 끝낸 책이다. 

일은 당연히 안 되고 컴퓨터도 눈에 안 들어오고 남은 책들을 털자는 심정으로 잡아 끝내긴 했는데 포스트잇이 곳곳에 붙어 있으니 분명 다 읽기는 했겠지만 내가 뭘 읽었는지 솔직히 좀 몽롱하다.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내용들을 떠올려보자면... 보통 왕궁이나 사찰이나 도관과 같은 종교적인 건축물이 아닌 중국의 다양한 주거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국에서도 많이 방송되는 중국 무협채널의 덕분에 눈에 익은 건물과 실내구조는 중국 남방형 건축물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한족들의 남쪽과 북쪽 주거 문화의 차이, 해외와 많이 교류하던 화교들이 거주하던 지역의 서구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들, 방어를 위해 조성하게 된 토루와 같은 주거 환경.  그리고 이제는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다 인정하는 소수 민족들의 주거 양식들을 두루두루 다 보여주고 있다.

황제가 아닌 중국 사람들이 어떤 집에서 살았나에 대한 궁금증을 자세하게 풀어주는 책이다. 다만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나이지 평민들의 삶에 대해서는 잘 알 도리가 없음. 하긴 그런 주거 환경이 남아 있는게 적으니 그 연구는 좀 힘들지 싶다. 

다음에 또 중국을 여행할 일이 있으면 집들을 무심하게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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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생거 사원 - 다른 세상으로 나 있는 창문을 보여주는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5
제인 오스틴 지음, 신미향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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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은 나중에 된 것 같은데 연표를 확인해보니까 제인 오스틴의 초기작.  정말 초기작인 오만과 편견, 이성(혹은 분별)과 감성은 초고를 거절당하고 나중에 고쳐서 다시 냈으니까 화가로 치자면 습작기의 작품인데, 클림트 전에 가서 그의 학생 시절 그림을 보면서 받았던 그 느낌과 생각을 그대로 했다.

'아무리 대가도 서툰 초보 때가 있다.'

항상 20대 초중반의 나름대로 생각도 깊어지고 자기 캐릭터가 뚜렷해서 매력적이었던 다른 주인공들과 달리 17살의, 그럭저럭 살만한 가정의 아가씨. 명랑하고 솔직하다고 작가가 직접 묘사해주는 캐서린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초반에 그렇게 세뇌를 받았고 남주에 의해 평가되는 여주의 모습이 착하고 솔직하고 명랑한 것 같기는 한데... 전반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밋밋하니 별다른 매력이 없다.  오히려 남주의 아버지, 힐리 장군과 소프 씨 같은 악역들의 성격이 더 뚜렷했음. 

제인 오스틴이라는 대작가의 초창기 습작을 읽어봤다는 정도로 감상을 마무리 해야겠다. 

책 뒤편에 간략한 제인 오스틴 연보를 써놨던데 이성과 감성이라고 써놨어야 할 부분에 오만과 편견이 두번 들어가는 오류가 있었음.  혹시 재판을 낼 기회가 있다면 꼭 바로잡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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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뇌 - 우리의 뇌 안을 들여다볼까요?
하비 뉴퀴스트 지음, 김유미 옮김 / 해나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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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좀 어렵고 대단해 보이지만 사진과 그림이 아주 많은, 커다란 그림책 느낌의 과학책이다. 사진을 퍼오려고 알라딘에 들어가보니까 어린이용 서적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요즘 애들 독서 수준이 이렇게 높다고? 라는 의문이 살짝. 

글씨도 크고, 그림이나 사진도 많고, 편집도 아주 재미있게 되어있고 문체가 구어체라서 굉장히 친근감이 가기는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읽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내용들.  뇌과학의 역사부터 의학, 정신과와 연관되는 분야, 심리까지 많은 부분을 아우르고 있고 용어들도 초등학생들에게는 좀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뇌에 대해 토막난 단편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내용으로 그 역할이며, 병, 손상됐을 때의 영향, 아직도 밝혀지지 않는 뇌의 신비 등등 입문서로는 나무랄 데가 없다.  다양한 사진과 그림은 물론이고 만화 캐리어처처럼 코믹하게 표현된 요점 정리 같은 부분들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느꼈음.

저자의 후문이며 약력 등을 볼 때도 아이보다는 과학에 대한 가벼운 독서를 원하는 성인의 입문용으로 보였고,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에게는 꽤 재미있는 내용이지 싶다.

아주 적나라하진 않지만 비위가 아주 약한 사람에게는 그다지 즐겁지 않은 경험이 될 것 같은 사진이 간혹 가다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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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쿠 4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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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쿠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그 가려진 비밀과, 1권에 등장했던 온갖 풍습들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밝혀지는 2권과 3권을 넘어 이제 이에미츠의 카리스마를 뛰어넘는 둘째 딸, 새로운 여자 쇼군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4권.  아직도 1권 시대로 가기까지는 한참 멀은 것 같지만 새롭게 등장한 남자는 어떤 풍파를 일으킬지 또 기대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예쁘고 정성스러운 요시나가 후미의 그림체도 좋아하지만 그녀의 독특한 스토리는 정말 작품을 하나씩 만날 때마다 대박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데 이 오오쿠는 그 정점에 있는 것 같다.  1권을 봤을 때는 그 여자 쇼군과 초반에 등장한 남주의 그렇고 그런 러브 스토리려니 했더니 뭔가 엄청 있어보이는 남자는 초반에 퇴장해주시고 과거로 이어지면서 고구마 줄기처럼 엄청난 대하 사극이 펼쳐지고 있다.

평범하면서 재미있을 수 있는 그 사극은 젊은 남자들이 괴질로 떼죽음을 당해 확 줄고 성비가 엄청난 여초가 되면서 남자 중심의 사회가 여자들이 지배하는 사회로 바뀌는 설정이 되면서 엄청나게 독특해진다. 

남자들이 꿈꾸는 하렘. 절대적인 권력자가 있는 대부분의 문화권에 거의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존재하는, 권력자인 남자 하나를 중심으로 그 사랑을 얻기 위해 죽 늘어선 아름다운 여인들의 암투 퍼레이드는 여기에서 여자 쇼군의 사랑을 얻기 위한 꽃미남과 재색을 겸비한 남자들의 암투가 되어 있다.  그 와중에 진지한 사랑도 싹트고 있고 또 피상적인 감정과 권력욕도 오가고.  실제 존재하는 역사를 살짝 바꿔서 그런지 정말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 심심하면 장희빈을 새로 만들듯이 NHK에서는 오오쿠라는 대하 사극을 여러 버전으로 내놓고 있다는데 그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성이 뒤바뀐 내용들과 비교하면서 더 재미있게, 혹은 색다른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단 한편도 본 적이 없는 내가 전혀 지장없이 오오쿠를 기다리고 즐기는 걸 보면 모르거나 안 봐도 별 지장은 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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