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위의 역사 - 인간이 만들어낸 위대한 사랑의 몸짓에 관한 모든 것
안나 알테르.페린 셰르셰브 지음, 문신원.양진성 옮김 / 열번째행성(위즈덤하우스)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은 거창하지만 대단한 역사 얘기도 없고 두껍지도 않다. 대단히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있는 것은 아니다.

19금 얘기가 나왔기에 그냥 한마디 더 끄적. 책이 도착했을 때 비닐로 꽁꽁 싸여있고 거기에 19세 미만 어쩌고 하는 빨간 딱지까지 떡~하니 붙어있는 것을 보고 엄청 우습기도 하고 '뭔 내용이 있기에?' 하면서 괜시리 가슴이 뛰기도 했었다. --> 처음으로 사본 19금 딱지 붙은 책이다.  이런 딱지가 있는 줄도 몰랐단 사실에.... 내가 이렇게 조신하게 살아왔나 스스로 놀랐음.

일단 화보들이 다양하고 (포르노 사진이 아니라 주로 조각상이나 벽화, 각국 춘화도 등) 번호까지 매겨서 자~~~세한 방법 묘사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 좀 당황스러우면서도 이채롭지만 차라리 이렇게 확 벌려놓으니 오히려 별 문제없이 느껴진다. 

다만 순진한 우리 부친 눈에 띄지 않도록 잘 감춰둘 필요는 있음. 우리 부친은 아직도 내가 19금 영화 보는 것에 적응을 못하신 것 같다. ㅋㅋ

결론을 얘기하자면 저렇게 꽁꽁 싸매는 주접(?)을 떨 필요까지 있을까.

예로 든 그림과 조각 등이 좀 찬란할 뿐이지 내용은 그런 딱지 전혀 붙지 않고 팔리고 있는 나체와 수치의 역사니 매춘의 역사 등과 비교해서 그림이 좀 더 많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내용이나 수위가 높을 게 없다고 본다.

삐리리~한 책을 기대하거나 반대로 깊은 고찰이나 성문화에 대한 학설을 기대하면 다 실망한다.  말 그대로 각종 체위에 대한 그냥 건조한 내용풀이로 보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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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일본사 하룻밤 시리즈
카와이 아츠시 지음, 원지연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제목이나 카피와 달리 하룻밤에 읽기는 좀 힘들다.

제목은 하룻밤에 읽는 일본사고 정말 엑기스만 쉽게쉽게 써놓았다는 것을 머리는 알고 있음에도 한국사나 서양사, 혹은 중국사와 달리 처음에는 진도가 엄청 안 나갔다. 그나마 바로 직전에 읽은 2천년 일본사를 만든 일본인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더 고생을 했을듯. 결론은 어떤 책을 먼저 잡았던 간에 어려워~를 연발했을 거란 의미다. 책의 난이도 문제가 아니라 내 무식이 문제였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국사학자나 교수가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국사(일본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자신이 느꼈던 문제 -암기과목인 재미없는 역사- 를 절감하고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가르치기 위한 자신의 방법을 책으로 엮은 건데... 한눈에 들어오는 도표는 대입을 준비하던 시절에 한국사에서도 많이 봤던 것들과 엄청 비슷. 이것도 한국과 일본의 닮은 점이구나 하면서 혼자 웃었다.

고대부터 태평양 전쟁 직후까지. 시대를 구분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10가지 정도씩 짚고 그걸 중심으로 역사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요점에서 멀어지거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알아둬야할 복잡한 이름들의 숫자가 최소한 된다는 것도 기본 지식없는 초보자에게 고마운 일.

한국에 번역이 된 책이니 당연하겠지만 한일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비교적 객관적인 서술을 하고 있다. 이 정도의 쌍방향 이해와 역사 인식의 일치가 된다면 크게 문제도 없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고대사 부분을 빼고는 했음.

고대사 부분에서는 좀 의아한 것들이 몇가지. 일단 죠몬 문화의 역사를 1만년 전으로 올려잡는 것은 몇년 전 가짜 유물 사건으로 자살한 그 아마추어 고고학자 이름 까먹었다. -_-;;;의 날조된 유적과 유물에 의한 것이 아니었던가? 가짜로 판명이 나도 또 그런 것은 바꾸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 자랑에 대한 욕망은 동양 3국의 공통인 모양. 저렇게 세월이 지나면 날조 유무에 관계없이 그 사건을 잊혀지고 가짜가 진실이 되겠지. 그 부분은 씁쓸했음.

그리고 좀 신기했던 것 하나. 죽은 주군의 복수를 한 무사들의 사건, 그 주신쿠라가 일본 근세의 10대 사건 안에 들어갈 만큼 중요한 일인가? 메이지 시대에 금지되기 전까지 복수란 것이 의무이자 명예이긴 했지만... 여하튼 영화나 문학에서 보지는 않았다묘사되던 그 야사 같은 얘기가 그렇게 중요한 역사임을 보니 재밌다는 생각 반, 무섭다는 생각도 반.

초보자에게는 유용. 하지만 초급을 벗어난 독자에게는 별 필요없는 얕은 다이제스트북이 될듯. 이 책에 대한 내 결론이다.

복잡한 일본사에 대해 갈 길이 멀지만 최소한 뜬구름을 잡는 몽롱한 느낌에서는 슬슬 벗어날 것 같다. 이제 싯켄이 뭔지 셋칸이 뭔지는 대충 알겠음. 그리고 두권째가 되는 그나마 모르는 이름보다는 본듯한 이름들이 더 많아지고 있음. 몇권 더 읽으면 대충 가닥은 잡히겠지. 돈과 시간이 없을 뿐이지 책은 많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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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나란토야 - 상
이준희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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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로설에 대한 사람들의 취향은 음식에 대한 것만큼이나 다양한 고로 객관화나 절대화가 힘들지만 내게 있어선 올해 읽은 로설 중 가장 재밌었던 작품이다. 그리고 올해 이보다 더 내 취향에 딱 맞는 것을 발견할지는 모르겠음.

너무 빤한 내용이니, 통속적이니 등등의 평들도 있는데 so what?

구성 탄탄하고 문장 깔끔하고 고증도 잘 되어 있으면서 재미까지 있으면 됐지 도대체 뭘 바라는지 묻고 싶음.

일부人들은 분노할 지 모르겠지만 로설이란 장르는 중학교 졸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가면 흥행(?)에서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이건 내 얘기가 아니라 로설의 역사가 깊은 미국에서 나온 연구결과인데... 무조건적인 외국 연구에 대한 동조는 싫지만 여기엔 동감.

얘기가 또 엉뚱한 곳으로 샜는데... ㅎㅎ;; 사막의 나란토야에 대한 이 열광은 아이반호십자군의 기사를 읽고 완전히 돌았던 내 어린 시절의 영향이란 것은 일단 인정해야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두권 다 명작동화의 탈을 뒤집어 쓴 중세 배경 로맨스였다. ㅎㅎ 나의 로맨스 매니아적 취향은 이미 그때부터 발휘되고 있었다. 그 두권을 읽고 중세와 십자군 얘기에 완전히 푹푹 빠지다 못해 익사할 지경이 되었다.

커가면서 그 관심은 중세물과 중세 역사에 대한 흥미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고 서양 로설 작가들이 쓴 중세물도 엄청 읽었다. 하지만 그 배경에 한국인이(반쪽이긴 하지만. ^^) 등장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나란토야는 일단 그 연결고리를 만들어냈다. 거기에 1차로 홀딱.

2차는... 중세에 대한 많은 이해. 역사물을 보면 1-2권을 읽고 쓴 책이다. 여러권을 펼쳐놓고 갖다 베끼는구나. 이 사람은 완전히 이해를 했구나 구별이 된다. 나란토야는 많은 자료 조사를 했고 그걸 작가가 완전히 소화를 한 다음에 토해놓고 있다. 날것이 그냥 잘려서 듬성듬성 붙어있는 게 아니라... 음식으로 치면 김치처럼 여러 재료가 폭 삭아서 새로운 2차 화합물로 변해있음.

3차는 역시 내게 제일 중요한 것. 재미있다. 갖고 있는 지식을 더 쏟아놓고 싶은 욕심이 날만도 할 텐데 살짝살짝 고명으로만 얹고 로맨스라는 사실을 잊지않고 있다. 공연한 잘난 척으로 장르문학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들었음.

중앙 아시아에서 스페인 남부까지 즐거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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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을무 1
김윤희 지음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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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이 이미지를 바꾸려고 출판사 이름을 바꿨다더니 교정에도 신경을 좀 썼나보다. 대충 읽기는 했지만 오타가 5개 미만으로 발견됐음. ^^ 그런데 결정적 오타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출판사 이름이 웹상에선 작은책방인데 책에는 '해든아침'으로 인쇄. 이 무슨 뻘짓이냐 싶다.

이 책은 재미있다. 팬픽은 많이 썼지만 로설로서 첫 작품이라는데 대부분의 로설 작가들이 약한 탄탄한 구성이 있다. 아마도 그래서 그 설정이 깔리는 연재 초반에 흡입력이 사건과 감정 위주로 풀어가는 대다수 작가들의 내용에 비해 약할 수는 있겠지만 읽어 나갈수록, 그리고 책으로 묶였을 때는 완성도가 높아지지 싶음.

그렇다고 너무 복잡한 설정과 구상으로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부모대와 자식대로 이어지는 관계와 슬슬 흘려주던 내용 (사실 빤한 비밀이긴 하지만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이 서서히 밝혀지는 과정. 무엇보다 남주의 일편단심! <-- 로설에서 이게 빠지면 대략 분노. 그 딜레마가 너무 일편단심이면 극적 긴장감이 약해지고 그렇다고 남주가 개심직전까지 논다니로 놀면 재미가 떨어질 수 있고... 어려운 부분인데 비교적 끝까지 재미와 긴장감을 유지시켜주고 있다.

여기저기 다른 평을 보니 2권을 만들기 위해 늘리기를 한 것 같다, 후반이 지루해진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두꺼운 한권으로 가능한 분량을 얇은 2권으로 만든 출판사의 상술은 욕먹어야겠지만 작가의 의도적인 늘리기는 아니다. 장수를 늘리기 위한 필요없는 군더더기는 없었다고 사료됨.

처음에 폭죽을 확 터뜨리는 게 아니라 서서히 불을 피워 온도를 높여나가는 스타일의 글을 쓰는 작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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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반지 - 그는 짐승, 새, 물고기와 이야기했다
콘라트 로렌츠 지음, 김천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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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라트 로렌츠의 또 다른 책 야생거위와 보낸 1년을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고 번역된 그의 책들을 찾아 나섰던 결과물.

야생 거위도 재미있었지만 이 책은 동물을 사랑한 과학자의 동물에 대한 진지하면서 너무나 즐거운 보고서이다.

인간보다 하등한 존재나 단순한 이용대상이 아니라 동반자로서 대화 상대로서 동물을 진지하게 관찰하고 이해하고 있다. 그런 따뜻함이 있으면서도 과학자다운 시선을 잃지 않는다.

비교행동학의 창시자라고 하는데 그와 같은 시대에 살았던 -1903년 생이다- 동물 생태에 대한 학자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연구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제인 구달이나 갈디카스 같은 연구자들이 나오기 전 서구의 동물 연구는 잡아서 배 갈라보고 박제를 만드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내 의견 그런데 그들보다 한세대 앞서서 그 방법론을 제대로 구현을 해낸 것을 보고 솔직히 놀랐다.

그리고 서구 과학자들의 책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인문학적인 깊이. 과학 하나만 내리파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 뒤에는 고전과 인문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솔솔 풍겨올 때 짜증날 정도로 부럽다. -_-;;;

야생거위~에 등장했던 야생거위(우리식으로 얘기하면 기러기) 마르티나와의 관계가 성립되던 얘기며 갈가마귀들과 앵무새 등의 얘기. 그리고 개나 물고기 등 그가 기르며 관찰했던 동물들의 얘기는 과학적 관찰기록이 아니라 한편의 소설이나 코메디를 능가한다. 혼자 푸하하 거리고 엄청 웃어댔음.

많은 얘기들이 있지만 특히 -내가 개를 키우니까- 개에 관한 내용에서 재칼의 후예와 늑대의 후예로 구별되는 개의 혈통 부분에서는 정말로 공감. 한 주인만을 두는 한국의 진도개는 정확히 늑대의 후예인 것 같은데... 포메라니언인 우리 뽀삐는?

뽀삐 1세는 분명 늑대의 후예적인 모든 특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2세는 재칼의 피가 짙은 것 같다. (말 안듣고 자기 고집대로 하려는 것은 빼고. 그건 늑대의 피임. -_-;;;) 나중에 3세를 키워봐야 포메라니언의 분류가 가능할듯. ㅋㅋ

지구의 주인인 듯 거들먹거리는 인간들이 꼭 읽어봐야할 책인데 문제는 그런 인간들은 이런 책은 절대 안읽는다. 어디 가둬놓고 좀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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