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삼킨 숫자 이야기 - 숫자와 통계에 둘러싸인 현대인의 생활백서
I. B. 코언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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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붙은 부제는 통계는 어떻게 현대 일상을 만들었는가.  

많이 팔아먹기 위해 도발적으로 붙인 제목에 비해 부제가 이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묘사한 것 같다.

고대부터 당시 사람들의 일상과 얽힌 숫자의 얘기부터 이 책은 출발한다.  숫자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과학과 연결지어지는 중세와 근세.  그리고 통계학으로 발전되는 과정이 상당히 재미있게 묘사된다.

과학사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재미있게 숫자에 관한 책을 읽어본 게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이 연관된 내용과 업적에 푹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만유인력의 법칙 정비로 물리학의 아버지가 된 뉴튼이 가장 비웃음받는 분야 중 하나인 수비학에 푹 빠져있었고 당시 그 부분에 인정받는 학자였다는 사실도 재밌고.... 현대 간호의 어머니인 나이팅게일이 통계를 통해 위생 개혁에 준 업적이 더 크다는 것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내용이다. 

서구에서 쓴 많은 책들이 다 그렇지만 동양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자료 부족일 수도 있고 유교, 불교, 힌두교 문화권인 동양에서 이런 연구나 발전이 덜 했을 수도 있겠지만...  아라비아 숫자며 굉장히 복잡한 라가 체계를 가졌던 힌두교나 천문학과 과학 수준이 상당했던 이슬람 문화를 볼 때 업적도 많았을 텐데... 그들이 숫자와 통계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일지만 그건 나중에 이쪽 문화권에서의 연구를 기대해볼 수밖에 없겠다.

서구에 한정된 연구긴 하지만 의미있고 재밌는 연구이다. 

세분화된 과학은 쥐약이지만 이렇게 가볍게 모아놓은 과학사는 내게도 소화가 가능한 것 같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들을 찬찬히 골라서 읽어봐야겠다.  몇권은 정말 당기고 있음.

마지막으로 빠지지 않는 나의 딴지 하나.  -_-

어떻게 숫자를 다루는 책에서 숫자 오타를 낼 수 있는지.  정말 확 깬다.   다른 것도 아니고 연도를.  사소한 교정 실수가 책의 가치를 확 떨어뜨리는 느낌이다.   이것만 아니었으면 별 4개는 달아줬을 것 같다.

추가 증판할 때는 세심하게 체크해서 바로잡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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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아리랑 기행 1
김연갑 / 집문당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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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열심히 읽고 있는 아리랑 시리즈 중 하나.

팔도 아리랑 기행이라는 제목 그대로 김연갑이라는 아리랑 연구가가 전국을 누비며 아리랑의 흔적과 남아있는 아리랑을 채집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중간중간 한번씩 감상주의가 지나쳐 객관성을 잃고 나처럼 냉정한 독서가에겐 껄끄러움을 주는 부분도 있긴 하다. 하지만 자기 흥을 주체못한 그런 사소한 단점을 덮을 만큼의 노력과 알찬 내용이 이 책엔 분명히 있다.

지금 당장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앞으로 아리랑을 연구할 사람들에게 최소한 어디를 더듬어봐야할지, 유적지의 위치만큼은 알려줬다고 해야하나.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많이 느껴진다.  책의 내용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소위 트래디셔널이란 것을 찾아나서는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서글픔. 분명 죽어가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마지막 숨을 지켜보고 기록해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낀다고나 할까. 아니 그 임종 직전이라도 기록해놓을 수 있으면 차라리 행운이다. 그런 흔적조차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비단 문화뿐은 아닐 것이다. 한반도란 땅에 함께 살고 있었던,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떠나보낸 생명체나 종들도 엄청나게 많겠지.

특히 재밌고 특이했던 내용들은... 제주도 아리랑. 독립군과 연결된 거꾸로 아리할, 울릉도 아리랑,  사건으로 보자면 미군 51사단의 사단가로 쓰이는 아리랑. 조미통상조약 때 연주되었다는 아리랑 연주. 프란체스카 여사와 아리랑과의 에피소드, 영화 아리랑에 관한 내용들이 될 것 같다.

이외에 나가다 겐지로 혹은 김영길이라는 이름을 알게된 것은 부수적인 수확. 지금 쓰는 글에 지나가는 식으로건, 아니면 하나의 흘러가는 에피로스로건 한번쯤 얘기하고 지나가면 좋을 것 같다.

이제 또 다음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일과 전혀 관계없는 악의 역사 세트 구매했음. 저 쌓아놓은 책들은 언제 다 읽으려고 이러는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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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
한일여성공동역사교재편찬위원회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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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근현대사는 꽤 오래전에 기사를 보고 읽고 싶었던 책이다.  내내 잊어버리고 선물해달라고 했다가 꼬이고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열정보다는 구입이 상당히 늦춰진 책이기도 하다. 

내용은 일본의 근대화가 시작된 메이지 천황 시대부터 현대까지 한국과 일본의 여성사에 대한 기록인데 좀 더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여성수난사이다.

언제부터 착취구조가 법제화됐고 현모양처 신화가 강요되기 시작했는지, 농업화 때 이미 빼앗긴 평등이 근대화를 통해 심화된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걸 회복해나가는 과정인 2005년까지가 종결. 

메이지 시대에 제정된 호주법이 일본 사회의 남녀 차별을 법으로 정하고 그게 또 한국으로 넘어와 한국 사회에 고착되는 과정.  가부장적인 제도에서 여성의 인권과 지위.  관습적, 제도적 착취 구조에 하나 더 해서 식민지라는 이유로 최하위에 머물러야했던 조선 여성들의 삶과 사건들이 교차된다.

나름대로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바닥을 향해 내려가던 여성에 대한 처우는 전쟁 후를 기점으로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하는 모양인데 그 와중에 가장 눈에 들어오는 내용은 한일 양국의 소위 기지촌 여성들.

점령군의 성욕을 충족시켜주는 방파제로 민족의 순혈을 보존하기 위해 제물이 된 일본 여성들과 저만큼 거국적이진 않았지만 역시나 묵인 하에 조성된 한국 기지촌.  씁쓸한 역사인 동시에 역사 형성과 대처의 과정이 두 나라가 다른듯 닮은 구석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1980년대 이후 서술부터는 일본군에게 끌려간 조선인 여성 성노예(=종군 위안부)에 관한 진상 규명과 배상,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양국의 노력을 위주로 기술이 된다.  새삼 나쁜 X들이란 욕이 절로 나오고 노력하는 일본인에 대한 감탄을 하는 와중에도 왜 그렇게 뭔가 껄쩍지근 씁쓸한지.  올리버 스톤 등 그 류 감독들의. 한계를 가진 자기 비판과 고발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우리도 이렇게 반성하고 있어. 그러니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라는 자기 만족의 메시지가 느껴진다고 하면 내가 너무 꼬인 인간일까? 

얘기하다보니 씹는게 되어버렸지만 최대한 객관적이려고 했던 노력은 인정한다.  이대 출신의 필진들이 상당수 끼어있음에도 김활란의 화려한 친일 행각에 대한 윤색이 없었다는 점에서 특히나.  역사란 진행형이니 미완의 책일수도 있겠지만 남성 위주의, 그리고 각기 국가주의적인 시각에서 서술해온 역사와 달리 서로의 시각을 조율해가면서 사실 위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인 것 같다. 

전체적인 내용과 상관없이 내가 주목했던 것들 몇가지만 정리를 하자면.

이 책 안에서도 나온 용어지만 그 국가주의 혹은 민족주의 페미니즘이란 것은 페미니즘이 가장 빠지기 쉬운 오류이지 싶다.  여성의 인권과 평등을 주장하면서 결국은 자기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게 되는....  귀찮아서 아무 것도 안 하는 내가 이런 페미니즘 운동 전선에 나가게 된다면 부르조아적 패배주의와 함께 가장 빠지기 쉬운 부분이 저 길일 것 같다는 점에서 더 내용이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몇권의 일본책 읽기로 이름을 알게 되어 나름 매력을 느끼고 동경했던 후치사와 노에나 라이쵸 등의 한계를 만나게 되는 것도 내게는 좋은 공부였다.  내가 20대였다면 ㅉㅂㅇ는 어쩔 수 없다. 가재는 역시나 개편이다 등등의 용어로 흥분했겠지만 이제는 인간의 다면성과 한계를 공감하다 못해 절감하는 나이에 접어든 고로...  이런 너그러운 이해심은 투쟁이나 혁명과 거리가 먼 내 지극히 현실주의적이고 자기 본위주의적인 인간성에 기인하겠지.

다 아는 얘기인데 나만 몰랐는지... 현대사를 무지 싫어한 나의 공부 부족으로 처음 만나서 조금은 충격받은 사실 두가지.

일본 정부는 한일 국교 수교를 위한 회담에 들어올 때 한일합방이 조선의 경제, 사회, 문화적 향상에 공헌한 것이고 국제법에 준하는 합법적인 조약이란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회담 중에도 배상 책임은 고사하고 오히려 조선에 거주했던 일본인들이 남긴 재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 펼쳤다고 한다.

우리 입장에선 적반하장이지만... 문제는 이런 시각이 지금까지 지속이 되고 있고 2005년에는 모든 교과서에 소위 위안부, 일본군인들의 성노예로 끌려간 우리 여성들에 대한 기록을 삭제해버렸겠지.  그런 기록이 지나가는 식으로나마 있던 내 비슷한 세대의 일본애들조차 일본이 한국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해선 전혀 모르던데... 다음 세대는 과연?  

생존 증언자들이 다 죽은 후를 기다리며 버티기로 시간 싸움을 하려는 의도인데 사실 저쪽에 턱없이 유리한 작전이다.  손기정 옹이 살아계신 동안 잠잠하다가 돌아가시자마자 일본인이었다는 주장들을 솔솔 하는 걸보면... 욘사마가 어쩌고 저쩌고 해도 이런 기본 시각차는 거의 간극과 같단 느낌이 든다. 

또 하나는 오키나와에서 미군이 철수를 심각하게 고려할 때 박정희 대통령이 제주도를 내놓겠다고 했던 제안.  누워서 책 보다가 기함을 넘어 거의 기절하는줄 알았다.  애국가 가사 그대로 하느님이 보우하사 미국이 오키나와에 머물겠다고 했기에 망정이니 제주도로 넘어왔으면...  악몽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들은 대충 다 찬성인데 반대 의견 하나는 군필자 가산점제 폐지를 승리로 표현한 대목. 

그런 것때문에 페미니즘을 날로 먹자는 여성들의 널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거다.  그렇게 공평을 주장하면서 남자라는 이유로 군대에 내준 2년이란 기간은 왜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인지?    내가 볼 땐 모순된 논리다.  그 문제에 관한 나름의 화려한 언변과 자료들을 봤다. 하지만 마초주의와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자인 나조차 설득을 못하고 있다.   

군대에 주변 남자들을 알짤없이 다 보낸 내 입장에서 그 알량한 가산점은 걔네들의 시간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유리벽을 형성하는 것은 가산점도 필요없고 군대에 빠질 정도의 남자들이 대다수이다.  결국 만만한 놈 붙잡아 없는 놈 밥그릇 뺏는 건 남녀 모두 나대는 층의 공통점이라는 생각만...  이 생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발 나를 논리적으로 납득을 좀 시켜주시길.   난 남자와 빡세게 경쟁하면서 10년 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다.

그런데 위 사안과 전혀 관계없는 얘기지만... 의문이 하나.  왜 너무나 멀쩡하던 남자들의 대다수가 군대만 갔다오면 마초주의자에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소위 꼴x이 되어 나오는 걸까?  

마지막으로 혼자 재밌어서 푸하하 하고 웃었던 대목 하나.

바람직한 페미니즘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기술이 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그런데 대장금과 같은 훌륭한 예를 들면서 정 반대 입장에서 극단적인 남성주의와 왜곡된 여성관을 보여주는 영화도 나오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식의 대목이 나오는데 딱 떠오르는 이름.  ㅋㅋ  그의 영화를 좋아하진 않지만 여성계에서 공적 취급을 받는 것은 또 몰랐음.  대충 몇개의 영화만 떠올려도 충분한 자격이 있긴 하겠다. 

쓰다보니 책 포스팅 중에 가장 긴 기록이지 싶은데...  ^^  사진도 많고 내용도 알차고 보통 오래 전에 찜한 책은 잊어버리는데 기억하고 구입한 보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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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잘먹고 잘사는 법 52
염혜숙 지음 / 김영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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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원 넘기면 추가로 주는 2천원 적립금 때문에 가격 맞추느라 구입한 책.

잘~먹고 잘사는 법 시리즈라는 한계와 5천원대의 가격에 걸맞은 다이제스트 정도 수준이다.

가격 대비해서 대단히 만족하지도 그렇다고 불만스럽지도 않은 정도.

내용도 알아야할 기본적인 내용들은 대충 다 훑고 지나간 것 같다.

홍차를 많이 마시거나 생산하는 나라들의 역사,  홍차의 종류와 마시는 법, 유명한 회사와 국내 홍차 전문점 등 홍차에 관한 총망라를 해놨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장소를 도는 패키지 관광이라는 비유가 가장 적절할듯.  

그러나 탁 까놓고 얘기해서 일본만화 홍차왕자보다도 낮은 수준의 내용들이다. 

비주얼이 중요한 내용에 걸맞게 세심하게 잘 찍은 올 컬러 사진들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아직은 홍차 시장이 걸음마 단계인 한국의 수준엔 이 정도 책이 시장성이 있긴 하겠지만 늘어나는 매니아들을 위해 좀 더 심도 깊은 내용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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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
엘리자베스 키스 외 지음, 송영달 옮김 / 책과함께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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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복잡하고 그런 책은 원하지 않고 뭘 읽을까 하다가 미술 치료 효과라도 있을까 싶어 잡은 그림책이다.

영국의 여류화가 엘리자베스 키스가 동생인 엘스펫 로버트슨 부인과 함께 1919년부터 35년까지 조선을 방문해 그린 그림들을 엮은 책이다.  그림은 언니가 , 글은 동생이 썼는데 그 시대 유럽인들과 98% 와 달리 한국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를 하고 있다.  그리고 놀랄 정도로 애정도 느껴졌고.

보통 기록을 할 때 번역자의 이름은 빼놓는데 송영달 교수는 자신의 키스 컬렉션을 활용해서 이 책의 내용을 더 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관계로 옮긴이의 이름도 함께 옮겨놨다.  정확하게 얘기한다면 이 책은 키스 자매 著  송영달 譯이 아니라 송영달 編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굳이 옮긴이에 머무른 학자적 양심에 탄복했다.   외국책 3-4권을 토씨 하나 빼지 않고 짜집기 한 책을 내면서 000 著 라고 당당하게 이름 붙이는 몇몇 유명 저술가들은 이런 걸 좀 보고 배우면 좋으련만. 

책 내용으로 들어가면...

이 책은 키스의 그림에 묘사된 당시 한국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글로만 묘사될 때는 절대 알 수 없었던 생활의 모습과 일상, 의상, 표정들이 단 한커트로도 완벽하게 전달.  특히 한 나라임에도 많이 다른 남쪽과 북쪽의 의생활은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다수 인간들이 명대사는 기억 못해도 명장면은 기억한다는 비주얼의 우위성을 재확인하는 기회랄까... 

내용도 삐딱한 방관자나 신기한 풍물을 구경하고 지나가는 구경꾼이 아니라 내부를 이해하고 친해지려는 시도가 보인다.  유럽 신문이나 잡지에 등장하는 중국도 일본도 아닌 그 말도 안 되게 묘사되는 요상한 한국에서 탈피했다는 것이 호감이 간다. 

수채화나 판화의 한계이자 특징이겠지만 색감 사용과 그림의 질감이 굉장히 동양적이다.  만약 엘리자베스 키스라는 이름이 전면에 나오지 않았다면 한국 화가로 착각했을 것 같다.

번역의 문제인지, 원본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앞뒤 맥락이 맞지 않는 뜬금없는 문장이 한번씩 튀어나와 헷갈리게 하는 걸 제외하고는 편집에서도 아주 만족.   오타 2개는 고유명사가 아닌 고로 그냥 용서하기로 했다. 

책을 보고나서 생긴 궁금증 하나.

교수와 결혼했다는 공주는 과연 누구일까?   설명만으로는 당연히 덕혜옹주려니 했는데 그림을 그린 시기와 상황을 보니 그녀는 아니다.   누굴까???????

시간이 나면 김윤식에 대한 얘기도 좀 찾아다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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