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아리랑 기행 1
김연갑 / 집문당 / 1994년 1월
평점 :
품절


지금 열심히 읽고 있는 아리랑 시리즈 중 하나.

팔도 아리랑 기행이라는 제목 그대로 김연갑이라는 아리랑 연구가가 전국을 누비며 아리랑의 흔적과 남아있는 아리랑을 채집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중간중간 한번씩 감상주의가 지나쳐 객관성을 잃고 나처럼 냉정한 독서가에겐 껄끄러움을 주는 부분도 있긴 하다. 하지만 자기 흥을 주체못한 그런 사소한 단점을 덮을 만큼의 노력과 알찬 내용이 이 책엔 분명히 있다.

지금 당장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앞으로 아리랑을 연구할 사람들에게 최소한 어디를 더듬어봐야할지, 유적지의 위치만큼은 알려줬다고 해야하나.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많이 느껴진다.  책의 내용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소위 트래디셔널이란 것을 찾아나서는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서글픔. 분명 죽어가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마지막 숨을 지켜보고 기록해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낀다고나 할까. 아니 그 임종 직전이라도 기록해놓을 수 있으면 차라리 행운이다. 그런 흔적조차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비단 문화뿐은 아닐 것이다. 한반도란 땅에 함께 살고 있었던,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떠나보낸 생명체나 종들도 엄청나게 많겠지.

특히 재밌고 특이했던 내용들은... 제주도 아리랑. 독립군과 연결된 거꾸로 아리할, 울릉도 아리랑,  사건으로 보자면 미군 51사단의 사단가로 쓰이는 아리랑. 조미통상조약 때 연주되었다는 아리랑 연주. 프란체스카 여사와 아리랑과의 에피소드, 영화 아리랑에 관한 내용들이 될 것 같다.

이외에 나가다 겐지로 혹은 김영길이라는 이름을 알게된 것은 부수적인 수확. 지금 쓰는 글에 지나가는 식으로건, 아니면 하나의 흘러가는 에피로스로건 한번쯤 얘기하고 지나가면 좋을 것 같다.

이제 또 다음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일과 전혀 관계없는 악의 역사 세트 구매했음. 저 쌓아놓은 책들은 언제 다 읽으려고 이러는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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