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You
이서윤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아주아주 냉정하게 별을 매기자면 이건 3개 반.   그런데 알라딘은 반이 없는 관계로 또 다시 반올림이다.

조금은 무겁고 칙칙한 내용이지 않을까 했던 인상과 달리 표지처럼 유쾌한 얘기.  책의 제목을 좀 더 가벼운 느낌으로 바꾸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역동적인 현대 여성의 일과 사랑의 성공기이다.

조금 코믹하게 과장하자면 열혈 유대리의 성공 시대쯤? ㅎㅎ

사랑했던 남자 -알고보니 다니던 회사 창업주의 아들이었던- 에게 버림받고 남자들이 판치는 반도체 영업에 뛰어들어 나름대로 인정받고 있는 여주. 그런 그녀에게 그녀를 버리고 갔던 남자가 다시 시작하자고 돌아온다.

이때 홀라당 넘어가면 이 책도 그 시점에서 당연히 휘까닥 내 손에서 던져진다. 그런데 우리의 여주. 당연히 튕긴다.

신파라면 회사도 때려치고 또 방황하고 어째야겠지만 꿋꿋이 버티면서 회사도 잘 다니고 남주는 그런 그녀를 뒤에서 돌봐주고. 그러고 저러고 하다가 주변의 방해를 무릅쓰고 둘이 다시 골인~ 둘이 사랑과 함께 사업의 동반자가 된다는 것에 특히나 만족.

로맨스 소설이나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긴 하지만 가끔 도대체 쟤네들은 언제 일하냐? 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점심 시간 좀 길게 쓰는 것도 눈치 보이고 전화 하는 것도 눈치 보이는 때가 태반인데 남자나 여자나 전화와서 일 터졌다고 하면 그냥 뛰쳐나가고, 깨졌다고 결근하고, 말도 없이 조퇴하고.  -_-;   그리고 무능하게 일 쳐서 남자가 항상 뒤치닥거리해주는 여자도... 

솔직히 가상이니까 가능하지 현실이었으면 다 짤리거나 본인이 견디지 못하고 사표냈다.  이 책은 그런 딴지를 걸지 않고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남조가 사실 주연에 어울리는데... 그래서 집중이 흩어진다는 얘기도 많았지만 남조와 되지 않아서 난 이 작품이 괜찮다고 얘기를 한다. 남조같은 남자와 되면 너무나 평범한 그저그런 얘기가 되어버릴듯.

부대끼고 여기저기 치이면서 열심히 사는 워킹 우먼들의 애환이 조금은 현실적으로 묘사됐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내 취향은 역시 가볍고 밝으면서 로설의 공식에 충실한 쪽이란 것을 재확인.

현실적이고 있을 법한 로맨스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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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연애 성공기
김현정 지음 / 영언문화사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회사에서 만나 사랑하게 된 남자 대리와 신입 사원. 알고보니 남자는 여자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집안. 그걸 감추고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게 되는 두 사람.  남자는 해외 파견 근무라는 형식으로 떠나가고 혼자 남은 여자는 남자도 사랑도 지워버리고 씩씩하게 자립에 성공한다. 그리고 몇년 뒤에 남자가 돌아오고 온갖 고난과 방해를 겪은 끝에 로설의 공식대로 사랑에 성공한다.

로맨스 소설에 줄기차게 등장하는 내용 중 하나다.

얘기를 요약하면 그냥 둘 다 똑같이 보이지만 문제는 이런 비슷한 소재를 얼마나 다른 분위기로 풀어나가냐에 따라 느낌은 확 다르다.

사내연애 성공기는 책 소개를 보면 상당히 유쾌한 내용을 기대하게 한다. 제목도 그런 트랜디한 느낌을 팍팍 주고 있고.

그런데 유쾌한 한판의 시트콤 내지 로맨틱한 티격태격을 원하고 들어선 사람을 굉장히 당황하게 한다.  글 전체가 뭐랄까... 감정의 몰입을 요구하는 문체랄까. 책과 거리를 두고 편하게 읽고 싶어하는 나 같은 독자는 이걸 던져버려, 말아를 한동안 고민하게 할 정도.   그럼에도 취향과 상관없이 참 잘 쓴 글이란 것에는 공감을 하게 한다.

그러나 역시 내 취향은 아니다.  ^^  이런 소재는 좀 가볍게 다루는 걸 좋아하는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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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근대, 근대의 여성 - 20세기 전반기 신여성과 근대성
김경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작년부터 시작한 근대사 관련 책읽기 시리즈의 일환. 한동안 열심히 읽다가 요즘은 지겨워서 근대사는 잠시 접고 있었다. 토요일에 친구 만나서 일산 가는 김에 전철 안에서 가볍게 해치웠음.

이 책에 대해 내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다른 책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진과 다양한 자료들이다. 근대사 관련한 책들이 대충 4-5권을 넘어서면서부터 겹치는 내용과 사진, 인용문으로 인해 영 재미가 떨어졌는데 여기는 어디서 구했는지 몰라도 다른 책에 없는 자료들이 많다.

내용 역시 한국 뿐 아니라 일본의 상황을 적절히 비교해서 상당히 입체적이다. 1900년대 초중반 여성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당시 사회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머리에 딱딱 그려지도록 내용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시대순으로 이어지는 가장 평이한 구성을 택했으면서 주제를 자기 발견, 성과 사랑, 패션과 소비, 학교, 직업 등으로 세분화해서 원하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찾아보기 쉽도록 배치해놨다는 것. 자료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친절한 작업이다.

요즘 신문에서 유행인지, 1930년대 여성들도 요즘 여성들 이상으로 현대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는 류의 기사들이 자주 나오는데 그게 몸으로 와닿는다고 해야하나... 그렇다.

그런데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친근감을 떠나서 서로가 직면한 문제를 놓고 따져보면... 여성의 위치와 억압 강도는 2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단 얘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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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초콜릿의 기초 - 사브리나 시리즈 7 사브리나 7
일본도쿄 르코르봉 블루 교수진 엮음 / 쿠켄(베스트홈)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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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년 연말에 갑자기 초콜릿에 버닝한 동생이 주문한 책.

몇년 전 B&N 에서 엄청 세일하길래 산 초콜릿 책 이후 오랜만에 우리집에 들어온 초콜릿 요리책이다.

요점 정리를 하자면 레벨은 '중' 정도.

맘 편하게 따라하기엔 조금 쉽지 않은 것들이 많다. 한달 넘게 우리집에 이 책이 굴러다니고, 또 책에 나온 재료의 상당수가 갖춰져 있음에도 내가 해먹은 것은 제일 첫 페이지에 있는 핫초콜릿 정도. 그대로 끓이니 진짜 초콜릿 죽이다. 한끼 식사로 거뜬~ 한동안 버닝해서 엄청나게 먹었는데 요즘은 질려서 잠시 소강상태.

나머지는... 꼬르동 블루답게 템퍼링 과정부터 꼼꼼하게 나오다보니 대충 해먹자~인 나로선 솔직히 엄두가 안 난다.

초콜릿과 초콜릿을 이용한 과자와 케이크, 캐러맬 등 몇가지는 안되지만 총 망라인데... 과정이 사진으로 꼼꼼하게 다 찍어져있어서 어느 정도 베이킹을 해본 사람이라면 따라할 수는 있다.   하지만 초보자는 눈요기만 함이 현명할듯. 

판매나 선물이 목적이 아니라면 노력 대비 결과가 좀 허무할 것 같은 레시피도 많다.  난 나중에 초콜릿 파운드 케이크나 무스 정도나 시도해볼 예정. 그건 노력 대비 결과가 조금은 푸짐할 것 같다.

쓰다가 생각난 건데 이 책에 나온 레시피들은 일식 요리 같다. 재료며 공은 엄청나게 들어가는데 완성품은 허탈할 정도로 작은... 계란찜 하나도 얼마나 들어가고 준비할 것이 많은지.

휘휘 저어서 대충 찌는 한국식 계란찜이 최고이듯 거의 10년 전에 미국에서 동생이 보내준 Mrs 어쩌고 아줌마의 초콜릿 쿡북이 역시나 최고. 간단하고 맛있고 폼나고. ^^    Dark Forest와 Devil's Choco Cake를 해서 배 터지게 먹어야지~ ㅎㅎ

무지 씹는 포스팅이 되어버렸지만... 손재주 있고 꼼꼼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에겐 쓸모있을 책이다. 난 속이 허한 날 눈요기로 애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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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협려 세트 - 전8권
김용 지음, 이덕옥 옮김 / 김영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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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무협이란 마굴(? ^^)로 빠뜨린 소설.

이 책을 읽기 전 무협 소설에 대한 내 인식은 황당무괴한 실력의 천하무적 고수가 수많은 미녀들을 채집(?)해 아방궁을 거느리는 남자용 소설이었다.  물론 아직도 이런 소설은 많다.  배경만 중국에서 판타지로 넒혀졌지 악당을 물리치고 미녀와 보물을 얻는 아케이드 게임을 보는 것 같은 무협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협의 전부가 그거라고 생각하는 분은 꼭 보시길.

이 소설엔 역사가 있고, 작가의 역사관과 철학이 있다.  악역인 이막수가 노래하는 정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책 전체를 관통하며, 의협, 국가에 대한 충성 등과 연결되어 스토리 전체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엄청난 흡입력과 함께 가볍게 읽고  지나가기 힘든 여운까지 남긴다.

신조 영웅문은 사조 영웅문부터 이어지는 시리즈물이다.  김용 소설의 주인공들은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매력이 있다.  1부의 곽정이 갑갑하고 느린, 별로 무협 소설 주인공답지 않은 모습이었다면, 2부 양과는 좀 더 정형성에서 벗어난다.  곽정은 그나마 의와 협에 대해서만큼은 목숨을 걸고 정의를 추구했지만 한이 많고 괴퍅한 양과는 영악하면서도 외곬수인 면모를 강하게 드러낸다. 

그게 오히려 더 매력적이다.  찍어낸듯 식상한 무협 소설에 지루함을 느끼는 독자에겐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세뱃돈을 받아 고려원에서 나온 책을 -한번 읽고 버리는 책을 샀다고 모친에게 구박을 무지~~~~하게 받으면서- 샀는데 한권씩 이가 빠져서 마음 한구석이 늘 찜찜했었다. 

꽉 채워진 박스판을 보니 마음이 흐뭇~

그런데... 좀 거친 맛이 있는 고려원의 번역이 지금 것보다 더 마음에 끌리는 건 단순한 향수일까?   같은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봐선 그때 번역이 꽤 수준있고 매력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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