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걸, 여우 목도리를 버려라: 근대적 패션의 풍경 살림지식총서 150
김주리 지음 / 살림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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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걸, 여우 목도리를 버려라: 근대적 패션의 풍경.

요즘 책들이 다 그렇지만 일단 제목을 참 잘 뽑았다.  괜히 한번 들춰보게 싶어지는 도발적인 섹시함이 제목에는 있다.

그래서 기대를 잔뜩 갖고 내용으로 들어가면... -_-;;;

3300원짜리 그나마 인터넷 할인가니 3000에서 몇십원 빠진 가격이긴 하다 얇은 페이퍼북에서 너무 많은 걸 바란다고 욕할지 몰라도 싼게 비지떡이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런 류의 지식 다이제스트북을 별반 선호하지 않는 내가 이 살림지식총서를 꾸준히 보는것은 가격과 상관없는 알찬 내용의 책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3300원짜리의 가치도 좀 모자란 방향없는 나열에 그치고 있다. 저자가 작은 그릇에 너무 많은 것을 쑤셔넣으려다 방향을 놓친 느낌이랄까. 그 시대에 어떤 유행이 있었고 어떤 옷을 입었는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는 가이드북으로서의 역할도, 그렇다고 패션관과 연결된 사상과 생각의 흐름을 보여주는데도 실패. 중언부언에 겉도 핥다만 느낌.

케이스가 작을 경우엔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고 엑기스만 담았어야 하는데... 별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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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시대 - 1920년대 초반의 문화와 유행
권보드래 지음 / 현실문화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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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고 싶은 칙칙한 부분이기 때문에 한동안 관심을 끊고 있는 동안 근대와 근세 관련해서 재미있는 책들이 꽤 많이 나온 것 같다. 최근에 왕창 지른 근대 관련 책 중에 하나.

일단 편집자인지 작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목은 상당히 도발적으로 잘 뽑았음. 초반부에는 내용과 크게 연관성이 느껴지지 않아 호객을 위한 제목으로 생각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책 전체의 테마를 잘 요약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연애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한국땅에 등장하는 1910년대부터 한용운의 연애 소설 박명이 발표되던 1930년대까지 이 연애라는 새로운 사조에 대해서 조선인들은 어떻게 반응했고 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 내용이 순차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재미있으면서도 상당히 알차다는 느낌. 재미와 내용의 충실도라는 두마리 토끼를 잘 잡은 것 같다.

이런 류의 책들이 보통 잡지나 신문 기사를 중심으로 내용 전개가 되는데 반해 이 책의 저자인 권보드래는 근대 문학에 대해서 상당한 공력을 쌓은 느낌. 근대 문학에서 소설류는 나도 꽤 빠지지않고 접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읽은 것은 고사하고 존재 자체도 잘 모르고 있었던 작품들이 꽤 많이 인용되고 있다.

선정적인 윤색이나 간단한 사실 위주의 기사에서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만 시대상을 한번 더 거르고 받아들여 삭여 토해낸 문학을 끌어들인 것은 훌륭한 선택인듯.

만남 자체가 스캔들이고 영원한 약속을 의미했던 1900년대 이전의 사회. 남녀간의 만남도 국가를 위한 헌신이어야 했고 정신적인 것이 강조되던 1910년대. 3.1 운동 실패의 절망감 위에 자유 연애와 사랑이란 단어가 움트던 1920년대. 일제의 전쟁을 위해 다시 순결과 정절이 국가적으로 강조되기 시작한 1930년대. 이렇게 시대상의 흐름이 한눈에 파악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 하나.

어느 세대나 자기가 현대적이고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존재라고 믿지만 이렇게 따져보면 과거에 형성된 습관의 틀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도 특별히 더 현대적이진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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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탄생 - 100년 전 학교의 풍경으로 본 근대의 일상
이승원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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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인이 쓴 인문서적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기 시작하던 초창기 신문 특집기사보다 수준 떨어지는 내용에 열받은 일이 너무나 많아서 저자가 한국인일 경우에는 참 많이 망설이거나 도박하는 기분으로 책을 산 적이 많다.

지금도 함량미달의 인문서적들은 여전히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수준 향상이 꾸준히 되고 있다는 느낌을, 이런 책을 볼 때 받는다.

많이 연구하고 자료를 엄청 찾았다는 느낌이 내용 전체에서 팍팍 풍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칭찬할 점은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저자의 역사관이 거슬리지 않는 한도 안에서 뚜렷하다는 점이다. 물론 이 저자와 다른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짜증날 수도 있겠지만 방향없이 사실을 나열하는 것은 신문과 사전의 몫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함

최소한 이런 식으로 테마를 잡아 풀어나가는 글은 저자가 정확한 방향과 흐름을 잡고 엮어야지 아니면 죽도 밥도 아닌 경우가 많은데 많은 자료 안에서 잘 추려냈다는 느낌.

1900년대 초와 1920년대부터 학교와 학생에 대한 인식 변화 등등 다른 곳에서 깊은 내용을 찾기 힘든 얘기들이 많다. 그리고 문학과 잡지 등 당시 흐름을 알 수 있는 텍스트를 적절하게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이후 한국 근대나 근세사에 대해 마음에 딱 드는 책을 만나지 못했는데 좋은 선택을 했다는 느낌에 스스로 흐뭇~ ^^

이승원이 올해 냈다는 소리가 만들어낸 근대의 풍경이란 책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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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드러스티 1
이지환 지음 / 청어람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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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이지환 작가표 소설이다. 카리스마 만빵에 모든 것을 다 갖춘 남자 주인공. 그런 그가 여주에게는 무서운 독점욕을 가지면 한없이 무너지고 사랑을 얻기 위해 모든 닭살 행각을 다 하는 내용. 이번에 좀 특이한 점이라면 무시무시한 사악 여조가 빠져 있다는 정도.

이지환 작가는 한국의 린 그레이엄이라고 해야하나? 둘은 굉장히 일맥상통하는 인물 구도와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다. 아마도 그 점이 절대 지지팬들을 거느릴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해야겠지,

프로젝트 드러스티는 이지환이란 이름을 보고 책을 잡을 때 독자가 기대하는 것이 대충 (솔직히 이번엔 조금 아쉽다) 충실하게 구현이 되어 있다. 매번 작가의 변신이나 새로움, 혹은 리얼리티 등등을 원하는 독자라면 불만스러울지 몰라도 이지환 브랜드가 변질되는 것을 원치 않는 독자에겐 만족스러울듯. 사실 나도 대충 만족.

그런데... 스토리 진행상 한번 정도 인도 어딘가로 가긴 해야겠지만 후반부에 인도 기행문이나 여행 안내서를 베낀 것 같은 그 기나긴 묘사는 솔직히 많이 지루했다.

그리고 편집부는 뭐하는 사람들인가 하는 어처구니 없는 오류도 거슬렸음. 다른 폭탄 출판사들처럼 아예 셀 수 없진 않지만 숫자는 적어도 좀 치명적인 것들이라...

그중 백미는 바로 이것 Are you love me?  

저런 게 하나씩 나오면 집중력이 바로 땅과 충돌한다.  어쨌든 연결될 2부에 대한 기대를 가득 준 것만으로도 작가와 출판사는 충분히 성공한 장사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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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탐닉
이서형 지음 / 신영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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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표현을 책에 써도 되나? 싶지만... 한마디로 섹시하다. ^^

외국 로맨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끈적한 섹시함이 있다.

내가 볼 때 한국 로맨스와 외국 로맨스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감정과 육체적 끌림의 순서이다.

한국 작가들이 쓰는 작품들은 거의 95% 이상이 먼저 알 수 없는 끌림 등등 사랑을 예고하는 감정을 어느쪽이건 느끼고 그 다음에 행동이 따른다. 반대로 외국 로맨스들은 최근것일수록 일단 먼저 성적인 자극을 받고 그런 육체적 끌림을 통해 관계가 시작이 된 다음 나중에 그 감정이 사랑임을 알게 되고 결말을 맞는 경우가 많다.

이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외국 로맨스의 느낌을 받은 건 바로 그 때문인 것 같다, 남주와 여주는 일단 감정보다 육체적인 스파크가 먼저 튀고 그 다음부터 위기를 통해 서서히 감정을 확인해 가고 결국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국내 로맨스와는 좀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게 거슬리지 않는 타이트한 상상력이 있어서 즐거웠음. 경찰 특공대 비슷한 특수 조직을 가상으로 만들어서 사건과 로맨스를 엮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성이 타이트하고 나름대로 그 안에서는 개연성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사건에 묻혀서 로맨스가 흐려지지 않도록 충분한 달궈놓고 있고.

아쉽다면 대사가 가끔 닭살이 팍팍 돋는 문어체거나 지나치게 연극적이란 것. 영화나 연극에선 그럭저럭 받아들여지는 단어들이지만 이렇게 글로 보여지면 영.... -_-;;;

그런 작은 거슬림을 제외하고는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화끈한 삐리리~를 써주는 작가를 만났다고 요약할 수 있음. ㅎㅎ 아주 노골적인 단어를 쓰는 것도 아닌데 공기를 뜨거워지게 하는 능력이 있다.  앞으로 이 작가의 이름이 박힌 책은 열심히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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