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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화영 제2부 1
최수선 지음 / 대현문화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부가 무협 로맨스라면 2부는 로맨스의 성격을 약간 가진 무협 소설. 기존의 무협 소설들이 남자들의 환타지를 적극적으로 충족시킨다면 천무화영 2부는 무협지를 보는 여자들의 환타지의 완결편이라고나 할까. ㅋㅋ
상당수 무협 소설이 고강한 남주의 미녀 얻기 아케이드 게임이란 것은 그 장르를 읽은 사람들은 크게 반대하지 않을 거다. 아마 그 대리만족 때문에 남자들이 더 열광하지 않을까 싶은데 천무화영 2부는 그 여성편.
무술은 전혀 고강하지 않지만 그녀를 지켜줄 절대무적에 가까운 남주가 있으니 1차 요건 충족. 그런 그녀를 둘러싸고 계속 등장하는 미남들. 어느 하나도 버리기 아까운 고강 + 미모(?) + 지위 + 성품 등을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미남 만나기 아케이드 게임이다. 꽃보다 남자 등등 별볼일 없는 여주 하나를 둘러싸고 완벽 미남들이 줄을 잇는 일본 만화들이 줄줄이 생각났다. <-- 표절이나 그런 얘기가 아니라 분위기에서. ^^
작가의 작명 센스 덕분에 배를 잡는 부수적인 즐거움도 컸다. 2002 월드컵 대표 선수들 + 히딩크 감독의 이름을 절묘하게 변형한 엑스트라 미남들이며 등장 단역의 별호와 이름은 한마디로 ㅍㅎㅎㅎㅎ. 이 소설은 번역을 하면 절대 이런 즐거움을 얻지 못할 거다. 한국인들만이 즐길 수 있는 농담이라고나 할까.
작품과 상관없는 얘기인데... 이 최수선 작가는 야오이물의 광팬인 것 같다. 코믹하게 등장하는 동성애적 코드들 역시 즐거웠음~
전형적인 로맨스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박한 평가를 받겠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또 무협과 로맨스가 결합한 탄탄한 아이디어를 즐긴다는 측면에선 충분히 만족했다. 시대물이나 무협 로맨스 장르에서 절절하고 애절함을 기대하는 사람은 피하는 걸 권한다. 하지만 가볍고 다양한 재미를 즐기는 사람에겐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