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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함을 없게 하라 - 조선의 법의학과 <무원록>의 세계, 역사 이야기 ㅣ 지식전람회 1
김호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재밌겠다 싶어 주문한 신주무원록의 엄청난 무게와 두께에 질려 일단 먹기(?) 쉬운 것부터 시작. ^^; 상대적일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200쪽 내외니 얄팍한 두께. 대신 종이는 두툼하다.
저 삽화에 정말 돈을 줬을까 싶은 50-60년대 신문 삽화 같은 조악한 삽화에 일단 '으악' 소리가 나오고 책에 대한 인상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감이 있다. 또 각주를 옆으로 이상하게 달아놔서 잘 모르는 단어나 출처를 찾아보기도 참 묘하다. 본문을 읽는 흐름을 깨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지 않나 싶긴 하지만 솔직히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는 오버센스.
이런저런 투덜거림이 하드웨어적으로는 마구 쏟아지지만 내용은 못생긴 겉모습에 비해 꽤 볼만하다. 이런 류의 쉽게 풀어쓰는 책이 빠지기 쉬운, 너무 쉽고 재밌어야 한다거나 아니면 너무 많은 정보를 줘야 한다는 압박에서 효과적으로 비껴 선 느낌.
별 연관은 없지만 얘기할 만한 사건과 조선 시대의 검시 방법이 연결되어 매 장의 도입부에 집중을 주고 전체적인 흐름이 이어지는 아이디어도 괜찮았다고 본다. 그리고 아주 전문적인 지식이나 깊은 내용을 필요치 않는 한 이 책을 보는 것으로 조선의 법의학에 대한 대략의 맛보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책의 추천사에 융복합 문화의 시대에 멀티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지적 체험이라는 글을 써놓았던데 딱 그 정도를 기대하면 될듯. 지식인이니 하는 인터넷에 떠다니는 사실과 오류가 뒤섞인 정체불명의 정보에 만족하지 않고 최소한의 검증을 거친 지식쌓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괜찮은 입문서라고 본다.
잠시 쉬었다가 언제 기분 내키면 신주무원록을 본격적으로 다시 잡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