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음식 - 일본 바로 읽기 2
정대성 지음, 김문길 옮김 / 솔출판사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저자는 일본에서 나고 자라서 거기에 뿌리박고 사는 한국인이다. 번역자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책 역시 일본어로 쓰어졌으리라 짐작됨. 그래서 그런지 한국인이 쓴 일본 관련 서적에서 찾아보기 쉬운 오류, 무조건적인 한국 우월주의 내지 한국인인 나도 납득하기 어려운 근거를 이용한 논리 전개에서 벗어나 있어서 편히 읽힌다.

음식과 그릇, 술을 통해 한국이 어떻게 일본 언어에 영향을 끼쳤고 남아 있는지를 풍습과 언어학적인 증거를 차분히 찾아내는 여정이 이 책의 내용이다. 그럼에도 겉핥기가 아니라 찬찬히 정리된 깊이와 오랜 연구가 느껴져서 좋다.

일부 한국 학자들에게서 보이는 (물론 일본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한국과의 연관성을 억지로 찾아내려는 (혹은 무조건 부정하고 중국과 바로 연결시키려 하거나. 이건 일본 학자들의 경향)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자생하던 독자적 음식 문화와 언어가 한국의 영향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또 그 영향이 커지거나 아니면 마늘처럼 일본의 독자적 문화에 눌려 혐오 식품으로 변화하는 등의 과정이 흥미롭다.

글로 옮기기 찝찝해서 생략하는 일본 초기 술문화도... ㅎㅎ; 아마 호강에 받쳐서 몬도가네로 변화하는 요즘 한중일 남자들은 일본 고대시대의 술빚기를 부활시키고 싶어할지도 모르겠음.

그외에 한국으로 수입되어 다시 일본으로 역수출된 농산물, 고추와 같은 것들의 경로 역시 연구 차원에서 누군가 깊이 루트 연구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흥미가 있는 사람에게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내용들이다.

두껍지는 않지만 깊이가 있고 또 재미있는 책이었다. 하드커버에 두껍기까지 한 일본 식생활사에 도전할 용기가 조금은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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