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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걷다 - 황재옥의 평화 르포르타주, 북한 국경 답사기
황재옥 지음 / 서해문집 / 2013년 8월
평점 :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인 압록강과 두만강을 따라가면서 저자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기록한 국경 탐사 기록이다.
2012년의 기록이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북중 국경과 경제협력의 모습을 생각할 때 바뀐 부분도 많이 있겠지만 북한 전문가가 당시의
북한을 바라본 모습은 자료로서 또 기록으로서 상당히 가치가 있다고 본다.
1998년 북한이 최악의 식량 위기로 250만명이 굶어죽을 때 국경에서 처참한 북한을 바라봤던 저자는 15년 가까이 지난 뒤 북한의 모습을
안도하며 바라보고 있다. 중국이나 우리와 단순 비교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그들이 어떤 힘든 과정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고찰이
있다는 게 이 책이 갖는 특별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매일매일 지나가고 방문한 곳을 날짜별로 지도 위에 함께 기록을 해나가기 때문에 눈에 그 일정이 확 들어오도록 만든 건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프레임에 갇힌 보고서처럼 완전히 딱딱하지도 그렇다고 감상에만 푹 젖어 통일 어쩌고 민족 어쩌고 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딱 적정선에서 (물론
내 시각에서 볼 때) 국경을 묘사해주고 있다.
내용 자체는 그다지 가볍지는 않지만 사진이 많아서 그 느낌과 분위기를 따라가는데 큰 지장은 없다.
비슷한 시기에 읽은 '나는 오늘도 국경을 만들고 허문다' 보다 깊이는 덜 하지만 넓게 국경 전체를 훑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도움이 많이 되는 좋은 독서였다.